'농사직방'을 운영하는 세명의 이장. 왼쪽부터 강영수, 유경호, 서종효씨.

농업이나 농촌을 배경으로 한 영상은 ‘여섯시 내고향’ 뿐인 줄 알았다. 하지만 누구나 영상을 찍어 자유롭게 데뷔할 수 있는 유튜브 세상에서는 농촌을 소개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이미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네티즌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농촌과 농업의 풍경을 지속적으로 알려온 청년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소개한다.

형광 배경에 그림판으로 새겨놓은 듯한 자막. 주먹으로 양 볼을 누르니 강냉이를 한가득 뿜어내는 장면까지.

시골이라면 발전이 덜 된 낙후된 곳이라거나 ‘리틀 포레스트’로 아름답게만 바라보는 사람들의 머릿속을 마구 난타하는 이장 삼인방이 등장했다.

바로 ‘농사직방’을 만드는 강영수, 서종효, 유경호씨. 조선시대의 농사지침서였던 ‘농사직설’처럼 영상으로 농업을 소개하겠다는 당찬 포부로 농사직방을 시작했다.

대구 수성구에서 ‘희망토농장’을 운영하기도 하는 이들은 대표라는 딱딱하고 무게감 있는 직함을 버리고, 농업에 종사하는 정체성을 살려 서로를 ‘이장’이라 부른다.

농업을 바라보는 도시민들에게는 친숙함을, 서로에게는 수평적인 관계를 맺어주는 호칭이다.

이들은 8천평 규모에서 산나물농장, 아로니아 농장, 논 농장과 함께 주말농장과 채소체험 농장 같은 교육농장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각자가 농업에 직접 뛰어든 농부이기도 하며 도시민들과 연결되어 있으니 농촌과 도시가 궁금해할 포인트를 정확히 짚고 있다.

그래서 매시간 농사지으며 보내는 일상이 모두 무심코 흘려버리기 힘든 ‘아이템’이라고.

가끔 촬영을 나가면 애청자들이 늦은 시간까지 기다리면서 만나고 싶어 해 농촌에서는 연예인이나 다름없다는 세 명의 이장.

그들이 사랑받는 이유는 바로 농사를 알든 모르든, 청년도 장년도 누구나 웃음이 빵 터질 수밖에 없는 편집에 녹아들어간 ‘B급정서’다.

인트로와 자막 외에도 약속한 시간이 지나면 얄짤없이 끝나는 ‘3분농법’과 ‘1분잡초’라든지, 날씨와 주변 동식물 때문에 발생하는 예기치 못한 방송 사고와 주변 농부의 돌발 발언이 그대로 들어간 ‘열여섯시 내고향’까지.

때로는 웃다가 진행을 놓치기도 하고, 잔뜩 흔들린 화면도 과감없이 내보낸다.

농사일엔 전문이지만 방송은 초보라 생기는 에피소드들이 함께 어우러지며 이들의 ‘B급정서’를 한층 강화한다.

힘을 뺀 콘텐츠가 누구에게나 친근하게 다가가니 시청자 반응도 높다.

시청자들은 시간제한이 있는 코너에는 “한참 재밌게 보고 있었는데 끊는 건 아침드라마 급”, 여름철의 농부에게 필수인 선크림 바르는 법을 소개하는 영상에는 “치명적”이라는 댓글로 세 이장과 가깝게 소통하고, 또 응원하고 있다.

꾸준히 영상을 제작해 이제는 농업계와 유튜브계, 양쪽에서 응원을 받는다는 그들.

농사일이 바쁘고 고된 만큼 농사직방을 찍으며 동기부여를 한다.

이들은 더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 외에도 새로운 목표가 있다. 바로 세 이장의 본업인 희망토농장의 진화다.

이미 벼농사 모내기, 탈곡체험 등 농사체험과 농촌 전통놀이를 함께 해온 자신들의 사업을 확장해 ‘농촌테마파크’로 완성한다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콘텐츠를 만들며 쌓아온 발랄한 기획력을 발판 삼는다면 조만간 새로운 소식으로 이들을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이아롬 기자  arom@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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