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뉴스 기획
농기계 산업규모 6조원 시대... 농업용 드론 국산화는 제자리중국산 드론 독주 국내 점유율 80% ... 국산 농기계 경쟁력 상승 '타산지석'
LS엠트론 동부 메가센터에서 자율작업 트랙터 장애물 감지 기능을 선보이는 모습 [사진=LS엠트론]

[한국영농신문 이병로 기자] 

지난해 가을 북한이 이른바 ‘과학적 영농’을 강조하며 자국 기술로 만든 농업용 드론을 소개하고 나섰다. 용도는 농약 살포용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흥미로운 점은 북한이 군사용으로 자체 발전시켜온 드론기술이 농업용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분석 때문. 하지만 드론기술의 최첨단을 달리는 중국산 또는 미국산을 북한이 외형만 모방하고 있으며, 성능은 아직 흉내낼 수 없는 수준이라는 미국 정보기관의 분석도 존재한다.

북한도 북한이지만 우리나라 역시 중국산 드론 의존도가 농업분야에서 거의 절대적이라는 지적이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쏟아져 나왔다. 우리나라 주요 농업·임업 공공기관이 사용하는 드론 10대 중 8대가 중국산이라는 점이 밝혀진 것. 지난해 10월 2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승남 의원(더불어민주당, 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이 농림축산식품부와 산림청, 농촌진흥청 등의 드론 보유 현황을 전수조사해서 발표했다. 총 8개 농업·임업 공공기관 보유 드론 482대 중 81.3%인 392대가 중국산 드론으로 나타났다.

농업용 드론의 중국산 편중현상은 액수로도 확연히 대비된다. 농식품부가 농가에 연리 2%로 농업용 드론 구입자금을 지원하는데, 지난 2018년~ 2022년까지 5년간 약 92억 2천만원이 지원됐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중 약 85%인 78억원 정도가 중국산 농업용 드론 구입 지원비였다.

안병길 국회의원(국민의힘, 부산 서구동구)이 농식품부에서 받은 최근 5년간 농업용 드론에 대한 정부 융자지원액을 보면 더욱 구체적인 수치가 드러난다. 중국산 드론이 차지하는 비율이 2017년 62.6%에서 2020년 91.1%까지 폭증하다가, 다시 2021년 82%, 2022년 86.8% ,2023년 84.7% 등으로 80% 중반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드론의 쓰임새는 날로 늘어만 간다. 지난해 11월 익산에서 열린 농기계박람회에서도 단연 방제용 드론이 큰 관심을 끌어 모았다. 그런데 이 또한 중국산 제품이었다. 바로 세계 최고 드론생산 회사인 중국 DJI사의 제품을 수입·판매하는 국내 농기계 업체가 따로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중국산 드론을 수입해 국내에 판매하는 아세아텍 관계자는 “중국산 제품이지만 국내에서도 아세아텍에서 AS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판촉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는 농기계 국산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밝혀진 자료에 따르면 농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은 국내 농기계 국산화를 위해 연간 약 70억원 이상의 예산을 집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농기계 국산화가 시급하다고 꼽히는 드론에 있어서는 오히려 중국산 제품 사용과 구입 지원비만 늘고 있는 실정이다.

아세아텍이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는 중국 DJI사의 농업용 드론 'T20P' [사진=아세아텍 홈페이지]

- 중국산 드론 의존현상 지나치다... 국산제품은 아예 없나?

지난 1월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은 ‘2024년 기반기술 분야 신기술 시범사업 설명회’를 열었는데, 새로 개발된 농업기술의 빠른 현장 확산과 보급을 위한 방향성을 공유하기 위한 것. 특히 올해는 ‘농업과학기술을 통한 농업‧농촌의 새로운 가치 창출’을 목표로 전국 320개 농업 현장에서 4개 분야 30개 사업을 추진하고 76억 원을 투입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 중 눈에 띄는 것은 ▲농작업 기계화 및 자동화 ▲기후변화 피해 예방과 대응 ▲작물 보호 및 친환경 기술 ∆생물자원 신소재 분야 등이다.

그런데 농작업 기계화는 있지만 농기계 국산화에 대한 내용은 찾을 수가 없다. 어찌된 일일까? 수입산이든 국산이든 불문하고 국내에서 운용되는 농기계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높기 때문일까? 이런 조사결과가 지난 2021년 발표된 적이 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농민들은 국산 농기계 보다는 일본 이앙기나 미국 트랙터를 선호했었는데, 2020년 실시한 농기계 이용실태 조사를 보면, 국내 농가 대다수가 농기계 품질에 만족하고, 국산 농기계와 수입산 농기계의 품질 차이를 거의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1년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공학부에서 약 1,500개 농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농기계 이용 및 사후관리 실태 조사’에서는 전반적인 만족도가 대체로 높았다. 경운기·트랙터·콤바인·관리기 등 국산·수입 농기계 품질 전반의 만족도는 95%가 보통 이상의 만족도를 보였다. 농기계 품질에 ‘불만족한다’는 응답은 5% 미만이었다. 부품공급, 부품품질, 수리신속, 등 농기계에 대한 사후관리 역시 농가의 95% 이상이 보통 이상으로 만족한다고 답변했으나 다만 부품가격은 약 72.2%가 만족한다고 답변했다.

특히 관심 있게 봐야할 대목이 있는데 이는 바로 국산농기계와 수입산 농기계 사이에 품질만족도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 국산 트랙터, 승용이앙기, 콤바인을 비교해보면 이를 더 잘 알 수 있다. 우선 트랙터에 대한 품질 만족도는 국산이 94.9%, 수입산이 98.7%로 나타났다. 약 3.8% 포인트 정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100점 만점에 95점 가까운 점수를 획득한 국산농기계 만족도를 낮은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 승용이앙기 역시 제조국별 품질 만족도 차이가 거의 없었는데, 국산 99%, 수입 100%로 나타났다. 차이는 불과 1%였다. 콤바인은 국산이 96.8%, 수입산이 100%였다.

하지만 국산ㆍ수입산을 가리지않고 각각의 농기계별 품질 만족도는 고려할 부분이 좀 있어 보인다. 경운기, 관리기, 콤바인, 농산물건조기, 트랙터, 이앙기, 곡물건조기, SS기 등 8개 농기계 각각의 품질만족도가 60% 중반대에서 80% 중반대로 들쑥날쑥한 양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 특히 경운기에 대한 품질만족도가 67.2%로 8개 농기계 중 가장 낮았으며, 이앙기도 67.5%로 나타났다. 콤바인이 69.6%였고, 트랙터가 71.4%의 만족도를 보였냈다. 반면 가장 만족도가 높은 농기계는 농산물 건조기로 약 85.2%의 만족도. 그 다음으로는 곡물건조기가 82.1%로 두 번째로 만족도가 높았고, 관리기가 76%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하나 주목해야 될 점은 농민들이 엔진 성능, 동력전달 장치, 주행 장치, 유압장치 등 부위별 품질 수준에선 수입산 성능이 더 우수하다고 평가하고 있다는 것. 농민들은 트랙터 약 86%, 승용이앙기 89%, 콤바인 85% 정도가 수입 농기계 엔진이 더 뛰어나다는 평가를 내렸다. 아울러 설문에 답한 농민들은 수입산 농기계를 구입하는 첫 번째 이유로 작업 성능 우수를 꼽았고, 두 번째로는 고장이 적다는 점을 꼽고 있었다.

대동의 유럽 총판대회 현장에서 참석자들이 트랙터를 시승해 보고 있다. [사진=대동]

- 농진청 역점사업엔 농기계 국산화는 없다... 농민들의 농기계 사용만족도 높아서?

이런 가운데 최근 발표된 자료가 눈길을 끈다. 우리나라 농업기계 전체 산업규모는 6조원 수준이라는 것.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이 실시한 ‘농업기계 산업규모 파악을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 결과에서 나타난 수치. 연구용역 결과, 농업기계 전체 산업 매출액은 총 5조 9,756억원이며 이 중 국내 기반의 내수는 3조 7,250억원(62.3%), 해외 수출은 2조 2,506억원(37.7%)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신길 농기계조합 이사장은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정부에 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적 지원을 적극 요청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의 이같은 연구용역 결과와 향후 활동계획은 지난 2023년 1년 동안의 농기계 수출이 전년 대비 12% 감소한 15억 2,900만 달러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고무적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비록 당분간 국산 농기계 수출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지만, 국내 농기계가 지속적으로 수출실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지금보다 더 나은 체계적인 정책과 금융지원을 확보하려는 자체적인 노력이 엿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농기계 산업이 어떻게 자리매김(포지셔닝)해나갈지 갈림길에 선 모양새다.

앞서 언급했듯 우리 농촌에서의 중국산 드론의 보편화가 심각한 모양새인데, 정부의 노력은 보이질 않는다. 한편 민간에서는 농업용 드론을 국내기술로 직접 설계하고 개발·생산해 드론 국산화에 앞장서고 있는 기업도 몇몇 존재한다. 하지만 민간에만 맡겨놓는다면 드론 국산화는 먼 훗날의 일이 될 지도 모를 일이다. 정부도 농기계 국산화의 큰 틀 안에서 드론 국산화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국산 농기계의 경쟁력이 최근 부쩍 높아진 점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저작권자 © 한국영농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병로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icon최신기사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