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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농사짓기, 실내용 '식물재배기' 시장 활기LG 등 출시 잇달아... 김치냉장고-에어드레서-와인셀러 이어 히트상품 될까?

도시어부라는 TV예능 프로그램의 인기는 어쩌면 도시농부라는 말이 먼저 유행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도시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먼저 소비자.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이제 더 이상 낯설지 않은 도시농부, 도시어부라는 말은 21세기 초를 반영하는 상징적인 단어가 되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도시농업백화점이라는 게 생겨난 것도 최근의 일이다. 농민들이 주 이용자였던 농협이나 지자체 농업기술센터의 영농자재보급소와는 개념이 다른 건 바로 이용자들이 대부분 도시인들이기 때문이다. 아시아종묘가 하남에 문을 연 도시농업백화점 채가원은 그런 점에서 시대 분위기를 파악하는 통찰이 돋보이는 곳이다.

코로나19로 서양 국가들에서는 텃밭용 씨앗과 모종이 날개 돋친 듯 팔린다고 한다. 생필품 마련 뿐만 아니라 채소를 직접 길러서 먹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절박함이 빚어낸 현상일 것이다. 아니 어쩌면 그만큼 채소 기르기가 쉽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 도시농부, 도시어부, 도시농업백화점... 코로나19로 텃밭용 씨앗-모종 판매 급증

그렇다면 대체 집안에서는 어떻게 채소를 재배하는 걸까? 보통은 큰 스티로폼 박스나 직사각형의 플라스틱 화분에 흙을 채우고 거기에 씨앗을 뿌려 채소를 키워낸다. 그게 우리가 아는 보편적인 집안 텃밭이다.

하지만 요새는 사정이 좀 달라졌다. 가정용 식물재배기가 속속 등장하면서부터다. 대형 가전업체들 뿐 아니라 농업과는 연관이 없던 일반 기업과 인테리어 업체까지 나서서 가정용 식물재배기 시장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래서 도시 사람들은 집안에서 ‘도시농업’을 경험하기가 이전보다 훨씬 쉬워졌다.

식물재배기란 뭘까? 식물의 생장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인공적으로 공급하는 장치라고 보면 된다. 빛, 수분, 토양, 온도를 인공적으로 조절하고 공급함으로써 식물 재배가 가능하도록 하는 도구인 셈이다. 식물생장에 필요한 빛은 LED 광원으로 공급하며, 토양의 역할은 수용액이 담당하는 수경(양액)재배가 보편적이다. 물론 토양을 대체하는 펄라이트 같은 인공 토양을 활용하기도 한다. 가전제품이므로 수분과 온도 조절은 그리 까다로운 일이 아니다.

 

◇ 식물재배기 등장으로 가정 채소재배가 트렌드로 자리잡을 전망

식물재배기 상용화에 어떤 기업이 최초로 뛰어들었을까를 따지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누가 먼저냐를 정확하게 판단하기는 모호한 점이 있지만, 그 첫 발자국은 아마 ▲LG전자가 아닐까 싶다. 지난해 가전회사로서는 처음으로 가정용 식물재배기를 선보였기 때문. LG의 가정용 식물재배기는 상추와 케일을 비롯한 약 20종의 다양한 채소를 야외재배 보다 더 빠르게 키우는 경험을 할 수 있다.

LG전자는 복잡한 채소 재배과정 대부분을 자동화했다고 밝혔다. 식물재배기 내부 선반에 일체형 씨앗 패키지를 넣고 문을 닫으면 자동으로 채소 재배는 이루어진다. 총 4개의 선반을 활용해 한꺼번에 재배할 수 있는 채소가 무려 24가지. 새싹채소는 약 2주, 잎채소는 약 4주, 허브는 약 6주가 지나면 재배가 완료된다. LG전자는 이 식물재배기에 LG 생활가전의 기술력을 집약시켰다고 했다. LG디오스 냉장고의 정밀 온도 제어 및 정온 기술도 적용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하반기에 식물 재배기 가전 '하베스'를 렌털제품으로 출시한다고 최근 밝혔다.

LG의 가정용 식물재배기는 상추와 케일을 비롯한 약 20종의 다양한 채소를 야외재배 보다 더 빠르게 키우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사진은 LG전자가 선보인 신개념 프리미엄 실내 식물재배기 [사진=LG전자 공식 블로그]

LG전자 외에도 식물재배기를 선보인 기업은 여럿이다. ▲삼성도 식물재배기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20에서 식물재배기를 선보인 것이다. 삼성의 식물재배기 역시 씨앗 패키지를 선택해 LED 빛과 물(미스트 분사 방식)로 채소를 키우는 형식을 갖추고 있다. '카메라 선반 모드'로 식물 재배 상태를 자동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는 게 삼성측의 설명이다. 현재까지는 채소 패키지, 어린이용 패키지, 꽃 패키지 등 4종이 공개됐다. 아직은 시제품 단계라고 삼성은 말을 아끼고 있다.

▲교원 웰스는 식물재배기 `웰스팜`을 공유렌탈 개념으로 2017년부터 진행중이다. 매월 2만원대 비용을 지불하고 원하는 채소 모종을 정기적으로 배송 받아 직접 키울 수 있다. 웰스팜 신청 시에 식물재배기가 무상제공된다. 2개월 주기로 웰스팜 전문 엔지니어가 방문해 케어 서비스를 한다는 게 장점이다. 크기는 삼성과 LG의 식물재배기보다 훨씬 작다.

▲엠오그린은 지난해 12월 LED 식물재배기 '파르팟'을 소개했다. LED 식물재배기 '파르팟'은 비닐하우스 환경 조절시스템과 양액재배기술 기반제품이다. 물은 측면 주입구를 통해 수동공급하는 점도 특징이다. 실내 가습효과도 지원한다는 게 엠오그린의 설명.

인테리어 전문기업 ▲한샘도 식물재배기와 인테리어를 결합한 상품을 내놓았다. 실내 공기정화와 인테리어 효과를 낼 수 있는 '플랜테리어' 라는 개념도 소개하고 있다. 플랜테리어는 ‘플랜트’와 ‘인테리어’의 합성어. 한샘의 ‘시티팜 스타터 킷’은 흙과 햇빛이 없이도 작물 재배가 가능한 올인원 키트다. LED 조명이 있어 햇빛이 들지 않아도 작물 재배가 가능하다. 재배 플랫폼에 물을 붓고 특수 씨앗을 포트에 넣기만 하면 된다는 게 한샘측의 설명이다.

 

◇ LG, 삼성, 교원 웰스 등 국내 기업의 식물재배기 시장 진출

그렇다면 왜 국내 굴지의 가전기업들과 인테리어 기업들까지 식물재배기 시장에 뛰어드는 것일까? 세계적인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켓은 세계 식물재배기 시장 규모를 2022년 약 184억 달러(약 20조원)로 추산하고 있다.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이라는 뜻이다.

해외에도 가정이나 소규모 시설원예를 위한 식물재배기 제작.판매 기업이 여럿 있다. 이밖에도 모종공급, 식물 재배 컨설팅 등도 사업모델로 채택해서 추진중이다. 식물재배 관련 특허 차원의 경쟁 또한 전 세계적으로 치열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바야흐로 도시농업의 시대다. 아쿠아포닉스(어류 양식 산업에 ICT 기술을 융합한 식물재배), 수직농법(빌딩형 식물공장), 다양한 인공광 실내재배기의 등장이 도시농업의 가속페달 역할을 하고 있다. 도시농업의 첨단화가 과연 어디까지일지 궁금해진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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