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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 85% 수입하는 이유는 ‘목재이용 촉진법’이 없어서?프랑스-캐나다 등 목재 건축 활성화 지원.... 국내 원목의 제재목 가공 늘려야
국산 목재 [사진=산림청]

[한국영농신문 이병로 기자] 

연간 산불 피해액이 날로 커지는 즈음에 이런 소식도 있다. 지난 2022년 동해안 대형산불 피해지역에서 벌채한 나무를 판매해서 총 17억 원의 수입이 발생했다는 것. 산불이 할퀴고 지나간 산에서 긴급벌채를 하고 그 나무들을 팔아서 20억 원 가까운 돈을 챙겨 피해입은 산주나 산림조합원들에게 나눠줬다는 소식이다. 총 500명 정도 되는 산 주인들에게 돌아가는 돈이야 그리 크지 않겠지만, 어쨌거나 우리나라 산에서도 벌채를 통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은 고무적이랄 수 있겠다.

그렇다면 이 나무들은 국내에서 어떤 용도로 팔려나갔을까? 일단 산불피해지역 벌채목은 펄프·보드용 원목, 제재용 원목 등으로 나눠서 공개입찰 했는데, 펄프・보드용(2만674톤), 제재용(2,692톤), 활엽수 원목(507톤),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1만 8,411톤) 등이었으며 그 중량은 총 4만 2,284톤 규모다.

말이 나온 김에 따져보자면, 우리나라의 목재자급율은 2013년 17%에서 최근 2022년에는 약 15%까지 떨어져있는 상황. 나머지 85%는 수입해다 쓴다는 뜻. 우리나라 산림에서 생산되는 목재 수요가 많지 않은 이유는 우선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고 그 다음으로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품질, 규격 등을 충족시킬 국산목재가 많지 않다는 사실.

우리나라 목재 산업 규모가 50조원에 육박한다는 점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산림청은 지난 2월 말 목재산업단체총연합회 등 26개 단체와 함께 목재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소통간담회를 열었는데, 이 자리에서 제시된 수치는 그저 놀랍다. 우리 목재산업은 매출액 48조원, 종사자수 17만여 명 규모로 으리으리한 정도를 넘어 한 분야 매출액으로는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다.

아울러 목재산업은 탄소중립 실천과 관련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분야로 평가받는다. 그래서 산림청은 현재 총 2,190억원 규모의 목재친화도시·목조건축 실연사업 등을 추진중이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목재는 유엔기후변화협약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탄소저장고다. 목재산업계와 함께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할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실제로 학계와 전문가들도 ‘탄소중립과 목재이용확대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 자료를 꾸준히 내놓고 있다. 지난 2021년 농촌경제연구원 민경택 연구위원은 “탄소중립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 임업과 목재이용 확대는 핵심과제여야 한다. 지속가능한 성장은 자연생태계와 조화하는 것이 전제이기 때문”이라는 자료를 낸 바 있다. 민 연구위원은 또 “국산 목재를 제재목으로 가공하여 목조주택 등 내구성 있는 제품에 사용하면 탄소를 오래 저장할 수 있다. 이처럼 국산 목재 제품 이용을 늘리는 것이 탄소중립의 핵심”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목재와 그 수입국은 약 40여개 국가에 이른다. 제재목은 러시아 > 캐나다 > 중국 > 칠레 순이고, 성형목재는 인도네시아 > 중국 > 말레이시아 > 에스토니아 순으로 나타나있다. 원목은 뉴질랜드 > 오스트레일리아 > 독일 > 미국 > 캐나다 등의 나라 순서로 수입을 하고 있다. 합판은 베트남 > 인도네시아 > 중국 > 러시아 순.

우리나라와 달리 유럽 선진국들은 목재 소비를 늘리는 방안도 법제화했다. 지난 2009년 프랑스는 건축에서 목재 소비를 10배 증진하는 계획도 발표한 바 있는데 목재를 많이 사용함으로써 생기는 탄소편익 증진이 목적이다. 마크롱 정부 역시 정부 건물 신축 시에 목재자재 50% 의무사용 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캐나다도 ‘목재우선법(Wood First Act)’이라는 법이 있는데, 정부 자금 지원 건축물의 주요자재로 목재사용 범위를 규정하고 있다.

알다시피 우리나라 산림의 공익적 가치는 약 259조원에 이른다. 우리나라 산림 면적 비율은 약 63%가 넘어서 전 세계 평균에 비해서 높다. 즉 우리나라는 나무를 심고, 가꾸고, 수확하고 다시 이용하는 순환형 산림 경영을 하기에 유리한 조건을 지닌 나라라는 점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국산 원목은 주로 보드류와 펄프 생산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제재용으로 공급되는 원목량이 많지 않아서인데, 목재의 탄소저장 기능을 높이고 순환형 임업을 실현하려면 원목의 제재목 가공이 많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민경택 연구위원은 “국산 목재를 고부가 목재 제품으로 가공할 수 있도록 임업과 목재산업의 연계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프랑스 캐나다 등 서양 뿐 아니라 이웃나라 일본 역시 2010년 ‘공공건물에서 목재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을 시행중이다. 우리도 공공부문이 저층 공공건물, 체육관, 학교 등을 지을 때 국산 목재를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고 이를 법제화하는 게 필요한 시점이다. 이른바 목재소비촉진제도 등이 등장해야할 때가 되었다는 뜻이다.

끝으로 ‘목시율’이라는 건축용어도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널리 알리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목시율이란 건축물 내부에서 나무가 눈에 보이는 비율을 말하는데, 약 목시율 40~60%가 인간이 느끼기에 가장 편안하고 안정적인 비율이라고. 사정이 이렇다면, 집을 짓거나 공공건물을 신축할 때 목재를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을까 싶다. 아울러 이참에 법과 제도도 좀 가다듬으면 어떨까.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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