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번째로 펼쳐지는 문경전통찻사발축제. 올해 주제는 “문경 찻사발의 꿈! 세계를 담다”로 정해졌다. 4월 28일부터 5월 7일까지 문경새재 오픈세트장에서 열린다. 찻사발(茶碗)이란 차를 마시는 사발 또는 주발을 말한다. 다완, 차완이라고도 하는데 우리 조상들은 사발을 작은 우주(小宇宙)로 여겨 애지중지해왔다.

요즘은 회사나 학교에서 흔히 텀블러 안에 물이나 커피를 담아 마시곤 하지만, 플라스틱이 보편화되기 전까지는 대부분 음료를 사발이나 그릇에 마시곤 했다. 막걸리 사발을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차(茶)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찻사발을 철학의 대상으로 해석해내는데, 그릇 안과 밖을 이분법적으로 나누기보다는 안팎의 경계가 없는 하나의 세계로 받아들여 연기(緣起).화엄(華嚴)을 논하곤 한다. 축제위원회 홈페이지에 적힌 내용이 마음에 와 닿는다. “찻사발은 작은 그릇에 불과하지만 ▲청정한 하늘과 ▲차나무의 생명력으로 끌어올린 ▲땅의 정기와 차를 통해 자신과 남을 위해 정성을 다하는 ▲사람의 인격을 하나로 모아 담아낸다.”

종합해보면 찻사발에는 하늘(天)의 청정함, 땅(地)의 정기, 사람(人)의 인격, 차나무(茶)의 생명력이 담겨져 우주삼라만상을 포용하고 있는 것이다.

문경 전통 찻사발 [사진=축제위원회 홈페이지]

근대 우리나라 차문화를 정립한 인물은 초의선사(草衣禪師, 장의순 1786~1866)라고 할 수 있겠다. 그는 우리나라 다도(茶道) 정신인 중정(中正)과 다선일여(茶禪一如)를 강조.발전시켰다. ‘중정(中正)’이란 중도(中道)나 중용(中庸)으로 풀이할 수 있겠고, ‘다선일여’란 차를 마시는 일체 행위가 선(禪)과 다를 바 없다는 뜻이다. 중국의 다도 정신은 ‘정행겸덕(精行謙德)’, 즉 청정한 행동과 겸손한 덕성이다. 일본은 ‘화경청적(和敬淸寂)’, 즉 화합.공경.청정.고요를 다도정신으로 내세운다.

문경 전통찻사발 축제의 프로그램은 <기획전시행사>로 문경도자기획전, 전국 찻사발 공모대전, 도예명장 특별전, 문경전통도자기 명품전, 한/중/일 도자 국제교류전이 준비되어 있다.

<특별행사>로는 한/중/일 다례시연, 가루차 투다 경연대회, 문경전통발물레 경진대회, 찻사발 깜짝경매, 선조도공 헌다례, 문경문화퍼포먼스, 상평통보 엽전 상품권, 찻사발과 사기장의 만남이 펼쳐진다.

<체험행사>에서는 사기장 하루 체험, 도자기 빚기, 찻사발 그림 그리기, 망댕이가마 불지피기체험, 다례체험, 찻사발 쌓기, 찻사발 엽전 받기, 찻사발 페이스 페인팅, 도자기 소원쓰기, 발물레 빨리 돌리기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전국가루차 투다(鬪茶) 경연대회 [사진=문경찻사발축제 홈페이지]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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