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지역⦁도농복합지역 중장년⦁노년 층에 잦은 치아균열
- ‘내진설계와 치료’ 필요할까? 생활습관 개선과 예방이 정답

치아에도 지진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설 명절을 며칠 앞두고 경북 포항에서 규모 4.6의 지진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가까운 대만에서 지진이 발생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생긴 일이라서 사람들의 걱정은 전과 다르다. 경주 지진과 포항 지진 소식이 최근 1~2년 동안 꾸준히 들려오면서 사람들은 ‘내진 설계’라든지 ‘크랙(균열)’이라든지 하는 전문용어에도 다소 익숙해진 모양이다. 이번 지진이 작년 11월 발생했던 포항지진의 여진으로 보인다는 기상청의 발표에 사람들 사이에는 ‘혹시 평창올림픽 기간에 지진이 발생하면 어쩌나?’라는 불안감도 확산되고 있다.

지진이 일어났을 때 땅이 갈라지는 것처럼 치아도 반복되는 충격에 금이 가고 갈라진다는 사실. 우리는 사실 치아에 일어나는 지진 즉 크랙(균열)에 대해 잘 알지 못할뿐더러 알아도 그냥 무시하며 살아간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속담은 치아건강 분야에서는 두고두고 곱씹어볼 말이다.

치과전문의 파주 운정 야당동 미소준 치과 황상준 원장은 “땅에서 일어나는 지진과 치아에서 벌어지는 크랙현상은 원인은 다르지만 나타나는 양상은 대동소이하다”라며 “도동복합 지역이나 농촌인접지역의 노년층에게서 치아균열현상이 좀 더 자주 발견된다”라고 지적한다.

파주 운정 미소준치과 황상준 원장은 치아에도 지진.균열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고 강조한다

50대 후반인 A씨는 평소 술안주로 삼겹살과 오징어를 즐기는 편이다. 며칠 전 회식자리에서도 삼겹살을 먹고 소주를 맛있게 들이켰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식사를 하는 도중 삼겹살의 오돌뼈가 우두둑 씹히는 소리가 났다. 갑자기 치아에서 시큰거리는 통증을 느꼈다. 게다가 차가운 소주를 연이어 마시자 통증은 더욱 심해졌다. 다음날 서둘러 치과를 방문한 A씨는 자신의 치아에 실금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았다. 평소에 치아에 별다른 불편함이 없었던 터라 치아에 균열이 생겼다는 의사의 말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걸까? 사람은 매일 음식을 먹어야 생활을 할 수 있다. 그러다보니 우리 치아에는 매일 교합력(위 아래 이빨이 맞물렸을 때 가해지는 힘/ Bite force)가 생기는데, 이러한 교합력이 누적되게 되면 치아에 균열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단단하거나 질긴 음식을 즐긴다면 치아균열은 가속화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수면 중 이를 갈거나 평소에 이를 악무는 습관도 치아균열(크랙)의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일단 치아균열이 발생하면 위아래치아가 접촉하는 강도나 온도에 따라 균열부위가 벌어지게 된다. 통증의 세기 또한 다양하게 나타난다.

초기에는 주로 식사 때에만 간헐적으로 나타난다. 시간이 지날수록 치아균열선이 치아내부로 진행되면 치아신경(치수)에 지속적인 자극이 가해져 염증도 발생한다. 이때부터는 가만히 있어도 심한 통증이 느껴진다. 치료방법은 초기에는 치아를 씌워주어야 한다. 이 상태에서 통증이 없어지면 그대로 사용하면 된다. 하지만 통증이 지속될 때에는 신경치료를 시행해야한다. 간혹 균열이 치아의 뿌리까지 진행된 경우에는 부득이하게 발치를 해야 할 수도 있다.

우리 몸, 그 중에서도 치아에서는 땅에서 일어나는 지진 같은 현상 즉 크랙이 발생하는 일이 잦다. 하지만 지진과 다르게 예방할 수 있는 방법과 생활습관이 있으므로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이빨에 일어나는 지진, 크랙을 예방하는 것이 매일 이를 닦는 것만큼 치아건강에 소중하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으면 한다. 

방정현 기자  bangjh@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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