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밥 추구하는 소비자와 ‘요리’하는 쿠킹족으로 양극화

세분화되고 까다로워진 소비자 취향, ‘다양성’ 추구

농식품 ‘모바일’로 구매해 먹방 인증하는 소비자를 주목하라

2018 푸드 트렌드를 발표하는 서울대학교 푸드비즈랩 문정훈 소장

밥과 국, 여러 개의 반찬이 놓인 전형적인 한국식 ‘집밥’이 점점 사라진다.

내년 식품외식업계에서는 집에서 식사하는 이들이 ‘컵밥’ 같은 간편식을 추구하거나 ‘요리’를 해 먹는 홈쿠킹족으로 양극화 될 것으로 예측했다. 빅데이터를 통해 서울대학교 푸드비즈랩(소장 문정훈)이 분석한 2018 푸드트렌드를 알아본다.

▲‘집밥’이 달라진다=1~2인 가구의 증가는 식탁 위의 채소 반찬을 밀어내고 있다. 반찬을 여러 개 차리는 대신 ‘한그릇 음식’으로 대체하는 것이 추세다. 2010년 대비 2015년에는 가구당 채소 구매횟수가 183회에서 163회로 줄었고, 그에 따라 김치소비도 줄었다. 2012년 김치소비량이 6년 전인 2007년 대비 24.8% 감소했으며, 무, 고추, 마늘, 배추의 구매하락은 1인당 김치 소비량이 줄어드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치에 들어가는 채소 품목이 떨어진 자리에는 토마토의 구매액이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밥’을 차리는 한식 대신 집에서 먹는 식사가 다양한 형태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간편하게, 보다 간편하게=한그릇 음식은 가정간편식품에서도 통했다. 소비자는 반찬이 필요한 즉석밥보다는 즉석면을, 그보다는 만두, 육류 즉석가공식품을 더욱 선호했다.

또 볶음밥과 컵밥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 것도 주목할 만 하다. 2011년 가구당 즉석밥류 구매액은 5,397원이었으나 2016년에는 15,422원으로 약 5배 증가했으며, 즉석밥 또한 백미즉석밥의 비중은 점점 줄고 잡곡밥이나 나물을 첨가해 차별화를 둔 식품을 더욱 선호하고 있다.

한편 간편식보다 더욱 간편한 것을 원하는 소비자는 점점 대용식으로 이동하는 것도 확인되었다. 바쁜 실리콘밸리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Soylent'의 개념을 도입해 국내에서도 곡물과 견과 대두 등으로 구성한 ‘밀스’와 ‘랩노쉬’가 잇따라 출시됐다. 이또한 소비자들의 입맛에 따라 죽이나 바, 크레커 등으로 구성이 늘었으며, 2016년 1분기 대비 2분기 매출이 5배가량 성장한 것을 확인했다.

▲까다로워지는 소비자 입맛 ‘다양성’ 원한다=‘취향존중’은 농식품소비에서도 강력하게 요구됐다. 소비자들은 최근 ‘카스와 하이트’가 꽉 쥐고 있던 맥주시장과 삼겹살로 대표되던 돼지고기 소비에 변화를 일으켰다. 이에 따라 이마트에서는 2017년 상반기 수입맥주 신장률이 2016년 한해 팔린 맥주양보다 2.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로 마실 수 있는 RTD(Ready To Drink) 커피의 다양성 또한 증가해 커피 브랜드 개수와 원두의 선택권이 넓어졌다.

문정훈 소장은 “사과를 시즌별로 아오리-홍로-부사로 한 종류만 먹을 수 있고, 감자도 품종 구분 없이 먹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라 지금까지는 가격이 가장 큰 경쟁력이었다” 지적했다. 또 “해외처럼 사과를 당도, 산미, 조리방식(착즙, 베이킹 등) 따라 분류하고, 감자도 튀김이나 볶음 등 용도에 따라 구분 지어 충분한 선택권을 준다면 소비의 선택 기준 달라질 것”이라 예측했다.

▲‘모바일’ 시대가 바꾼 구입과 먹방문화=2008년 인터넷방송을 통해 ‘먹방’이 등장한 지 10년.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서는 ‘#요리’ 태그를 붙인 포스트가 1만 건을 넘긴만큼 모바일로 식재료를 구입해 과정과 결과까지 인증하는 시대의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SNS에 요리를 ‘인증’하는 쿠킹족은 가족에게 밥을 먹이는 기존의 의무적인 요리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즐거움을 위해 요리하며 평균연령 36.9세로 대부분 직장인에 속했다. 이들은 요리할 때 자주 사용되지 않던 이국적인 식재료를 많이 경험하며 외식으로 주로 먹던 ‘스테이크’, ‘파스타’ 등의 식재료를 주로 찾으며 식품소비 트랜드를 빠르게 주도하고 있다.

이아롬 기자  arom@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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