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에는 6차 산업으로 성공한 청년농부가 소개되고 있지만, 대다수 청년은 농촌에서 많은 어려움을 느낀다. 고령화된 농촌에서 2세대 이상의 간극과 그에 따른 생태적·인권 감수성의 차이. 소통은 불통이 되고 텃세에 밀려 마을 구성원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순간도 허다하다.

그런 청년들이 서로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며 농촌에서의 다양한 삶을 꾀하는 네트워크 행사가 전국에서 열렸다. 다양한 형태의 삶으로 살맛나는 농촌을 만들기 위해, 청년농민의 실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농촌청년여성의 자립과 건강한 삶을 위해 청년농부가 각각 한자리에 모였다.

9일 대전 대흥노마드에서 농촌콘서트 '농촌은 원래 힙하다'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농사로만 대표되는 시골에서 문화와 삶의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한 고민을 함께 나누고, 살맛나는 시골에 대한 담론을 나눴다.

청춘이 말한다, ‘농촌은 원래 힙하다’

지금까지의 농촌은 ‘사정에 밝은’, ‘앞서 있는’을 뜻하는 ‘힙(hip)’과는 정서적으로 거리가 먼 명사였다. 그런데 그런 농촌이 ‘힙하다’는 청년 6명을 앞세운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9일 대전 대흥노마드에서 열린 농촌 토크콘서트 ‘농촌은 원래 힙하다‘에서는 시끄럽고 재미있는 농촌을 그리는 청년 6명이 ’사람책‘이 되어 자신의 활동을 소개했다. 사람책은 사람이 직접 한 권의 책이 되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을 뜻한다.

사람책 연사로는 해남의 후계농업경영인 박재훈 씨가 참여해 시골로 내려가 1년 동안 마을 커뮤니티에 녹아들며 농사짓는 일상을 소개했다. 또 집과 토지 등 기반이 없는 청년을 위해 2천만 원짜리 이동식 주택을 짓는 유지황 씨와 2만원을 들고 농촌원정을 마친 양애진 씨, 금산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쌀 씨와 솔 씨, 옥천에서 마을잡지 기자로 일하는 김예림 씨도 자신의 활동을 소개했다.

이어 열린 토크콘서트에서는 ‘시골에는 왜 클럽이 없을까?’, ‘밤이 되어도 놀 수 있는 공간은 을까?’ 같은 질문을 던지며 농사로만 대표되는 시골에서 문화와 삶의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한 고민을 함께 나누고, 각자가 꿈꾸는 즐거운 시골에 대한 담론을 나눴다. 이날 행사에는 농촌의 청년 뿐 아니라 귀촌을 꿈꾸는 청년도 함께 참여해 시골에서의 다양한 삶을 상상했다.

청년농업인연합회(청연)는 지난 10일 서울 DSM스퀘어에서 ‘청년들이 직접 만드는 농촌청년정책 토크테이블 : 청년, 농(農)톡 하다!’을 주최했다. 80여명의 청년농부가 참여해 당사자로서 겪는 어려움과 해결방안을 논하는 시간을 보냈다.

청년농부의 미래를 고민해 본 시간, ‘농톡(農talk)’

청년농업인 당사자가 농촌청년정책에 대해 토론하며 답을 찾는 행사도 있었다.

청년농업인연합회(청연)가 지난 10일 서울 DSM스퀘어에서 주최한 ‘청년들이 직접 만드는 농촌청년정책 토크테이블 : 청년, 농(農)톡 하다!’에서는 80여명의 청년농부가 참여해 당사자로서 겪는 어려움과 해결방안을 논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현 정부부터 지자체까지 청년농업인 육성정책을 앞다투어 내놓고 있는 상황에 여전히 농촌의 청년인구는 늘어나지 않는 현실을 공유하고, 청년으로 농촌에 살고 농사를 지으며 겪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함께 나누며 농업·농촌의 문제를 공감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시간을 보냈다.

10일 서울시 시민청에서 열린 '맛있는 토크 2017'에서는 청년농부와 농업·식품 분야의 멘토가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다.

청년농부와 멘토의 만남 ‘맛있는 토크 2017’

10일 서울시 시민청에서는 청년농부와 멘토가 만나는 자리가 마련됐다.

청년농부들과 농업, 지역디자인, 6차산업, 식품 등 각 분야 전문가와 청년농부 등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청년농부들의 고민을 공유하는 네트워크 파티 '맛있는 토크 2017'이 열렸다.

청년들은 멘토링을 통해 창의력을 가진 청년이 농업에 도전했을 때 갖는 무한한 가능성과 가치를 공유했다. 또, 대회의 형식으로 각자의 농업 성공 스토리와 노하우, 어려움을 극복하게 된 비법을 전수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그러면서 농업을 하며 힘들었던 점이나 앞으로 하고 싶은 일도 공유하며 깊은 공감을 나누기도 했다.

9일과 10일 충남 홍성 한울마을에서 열린 ‘제 3회 청년여성농민캠프’에서는 농촌에서 청년 여성으로 살며 겪은 차별과 좌절을 나누고 보듬었다. 농촌청년여성의 자립과 건강한 삶을 위해 마련한 자리다.

농촌청년, 여성의 삶을 응원하는 ‘청년여성농민캠프’

한편 농촌에서 살아가는 청년여성을 위한 페미니즘 캠프도 열렸다.

9일과 10일, 충남 홍성 한울마을에서 열린 ‘제 3회 청년여성농민캠프’에서는 농촌에서 청년 여성으로 살며 겪은 차별과 좌절을 나누고 보듬었다. 농촌청년여성의 자립과 건강한 삶을 위해 마련한 자리다.

캠프에 참가한 여성들은 공동체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농촌은 도시 페미니즘과는 성격이 다름을 공감하며 성인지 정책을 함께 공부했다. 하지만 성차별에 대한 체감온도와 해결책에 대한 생각은 각자의 역사, 경험, 위치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각자의 경험을 공유하며 서로가 처한 다른 위치를 깊게 이해하는 시간을 보냈다. 또한 시혜자와 수혜자를 나누기보다는 모두를 위한 캠프로 기획해 여성주의의 의미를 더했다.

청년농부는 연결되어야 한다

성격은 각자 다르지만, 이들 행사에서는 공통된 담론이 있었다. 바로 비슷한 목표를 갖고 고군분투하는 청년농부는 서로 ‘연결’되어야 한다는 것. 또한 청년이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을 위해 정부, 지자체, 유관기관은 물론 도시의 소비자와도 관계는 이어져야 할 것이다. 친환경부터 스마트팜까지, 기존 농업을 바라보는 관점은 변하고 기술은 점점 발달한다. 다양한 욕구와 관심사를 가진 청년이 농촌에서의 꿈을 마음껏 실현할 수 있을 때, 사람들은 농촌의 ‘원래 힙한’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이아롬 기자  arom@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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