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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마권 서두는 마사회, ‘출전마 바뀜’ 사태로 휘청2년 연속 공공기관 경영평가 D 등급... 재정 악화에 신사업으로 위기 탈출 노력
지난 6월 10일 제주 경마장에서는 당초 예정됐던 것과 다른 엉뚱한 말이 경기에 출전해 경마 관람객과 참가자들이 대거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사진=픽사베이]

[한국영농신문 이광조 기자] 

별일도 다 있다. 얼마 전 제주 경마장에서 진짜로 있었던 일이다. 알다시피 경마는 마사회 소관. 지난 6월 10일 제주 경마장에서는 당초 예정됐던 것과 다른 엉뚱한 말이 경기에 출전해 경마 관람객과 참가자들이 대거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한국마사회 제주지역본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10일 제주 경마장의 2경주에 애초 출전하기로 했던 '가왕신화'라는 말 대신에 '아라장군'이라는 말이 얼떨결에 출전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마사회는 그 다음날 이를 알고 부랴부랴 가왕신화 마권 구매자에 대해 환불을 결정했지만, 한번 추락한 경마에 대한 신뢰는 회복하는데 긴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당시 마사회가 총 환급할 금액은 3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짐작했던 대로 마사회 측은 개체식별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고 공식발표했지만, 이런 일이 세계 경마 역사상 한번이라도 발생했던 일이었는지 궁금하다. 아마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며 있어서도 안 될 일일 것이라는 게 경마인들의 이구동성. 마사회는 자체 감사를 벌이고 있으며 그 결과는 이달 말까지 나올 것이라고 발표했다. 현재 경마를 위해 제주경마장에서 관리중인 말은 총 510두 가량이다.

사실 마사회는 이래저래 말이 많은 조직이다.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마사회는 지난해 D등급(미흡) 이하 ‘낙제점’을 받아 지탄을 받았다. 2년 연속 D등급을 받았다. E등급을 받은 기관장들은 교체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D등급 역시 기관 자체의 뼈를 깎는 노력과 외부 감사 등이 동시에 이뤄져야하는 심각한 수준. 지난해에는 ‘측근 채용 비리·욕설 논란’으로 3선 국회의원을 역임한 김우남 한국마사회장이 직무정지 조치되고 불명예퇴진하는 일도 있었다.

그런데도 마사회는 몇 년 전부터 코로나19로 인한 경마 중단 등으로 재정이 악화됐다며 온라인 마권발매의 합법화를 위해 목청을 높여왔다. 마사회의 이런 주장이 온라인 장외 마권 구매 등을 통한 경마 재정 활성화를 꾀함이라는 건 익히 알려져 있었지만, 마사회가 속한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를 계속 외면해왔다. 그 정확한 이유는 알려진 바 없지만, 아마도 공공기관 경영평가 하위등급을 받은 마사회에 온라인 마권 발매를 허용하는 게 여론의 질타를 받을 일임을 감안한 조치였을 것이다.

정권이 교체되어 신임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후보 시절부터 온라인 마권 발매 합법화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던 점이 온라인 마권 발매 합법화에 청신호가 되고 있는 것 같다. 마사회도 내심 온라인 마권 발매가 성사되리라는 기대를 한껏 품고 있을 것이다. 아마도 사활을 걸고 있는지도 모른다. 더구나 최근 윤석열 정부가 공공기관 경영평가 제도의 대대적 손질을 예고해 가운데, 경영평가 D등급을 받고 재정도 악화된 마사회는 신규 수익창출원 마련으로 이 위기를 벗어나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듯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2년 연속 D등급을 받은 마사회에 제주경마장에서 돌발악재가 터져 나온 것은 마사회 입장에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일 것이다. 아무쪼록 마사회는 온라인 마권발매 합법화에만 ‘올인’하지 말고 제 할 일부터 먼저 하는 조직이 되길 바란다. 거듭날 수 있는 통렬한 반성에서부터 시작해야 될 일이다. 이익만 추구한다고 좋은 공공기관은 아니란 점부터 명심해야 할 것이다. 세상에 경마장에서 말이 뒤바뀌어 출전하는 일이 어디 있을까 싶다. 낯부끄럽기 짝이 없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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