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농신문 정재길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84명으로 전세계 꼴찌 수준이다. 이 중 서울은 0.64명으로 가장 낮았고, 세종시는 1.28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합계출산율 1이 넘는 지역은 세종을 포함해  전남(1.15명), 강원(1.04명), 충남(1.03명), 제주(1.02명), 경북(1.00명) 등 6곳에 불과했다. 세계 10대 경제대국 대한민국 수도이자 정치-경제-문화 등 모든 면에서 최고의 도시 서울이 왜 아이를 낳기 어려운 도시가 되었을까? 이유는 분분하지만 핵심은 이것이다. 바로 먹고 살기 힘들어서. 

서울은 부동산 대란의 중심에 서 있다. 당연히 주거비가 비싸다. 사교육도 문제다. 너도 나도 학원을 보내니 없는 살림을 쪼개서라도 아이들 사교육에 돈을 밀어 넣어야 한다. 인건비며 집세도 비싸니 외식비 등 생활물가도 비싸다. 인구와 돈은 몰리는데 아이 울음소리가 끊기고 있는 도시, 서울의 딜레마다. 

반면 지방은 인구 소멸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특히 농촌지역은 인구 늘리기에 필사적이다. 이런 가운데 경상북도 일부 농촌지역은 최근 40대 이하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청년들이 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는 얘기다. 경북 농업기술원 조영숙 농촌지원국장을 만나 추진하고 있는 청년 농업인 정착 사업에 대해 들어봤다. 

도시 청년들만큼 소득을 올려야 청년이 온다고 강조하는 그의 말에 힘이 있다. 살기 힘든 도시를 떠나 미개척지 농촌으로 향할 용기있는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격려와 더불어 실질적인 생계 수단이다. 이를 만들어 주려고 노력하는 경북 농업기술원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다면 비단 경북만의 경사가 아니다. 인구 분산을 통해 청년 실업, 지역 성장, 국토 균형발전, 망국적 부동산 문제 등의 실마리가 돨 수 있다. 대단한 찬사가 이어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

경북농업기술원 농촌지원국 조영숙 국장

- 최근 인구유입 정책의 대표모델인 이웃사촌시범마을의 청년농업인인 육성을 위한 스마트팜 창업실습교육장이 준공되었다. 어떤 내용인가?

경북농업기술원에서는 2019년도부터 청년농업인 스마트팜 교육생을 모집하여 교육을 하고 있으며, 선발된 교육생은 3단계에 걸친 맞춤형 교육과 영농정착 지원을 제공받게 된다. 입문단계인 ‘사전교육’은 농업을 처음 접하는 초보농사꾼의 눈높이에 맞춰 딸기수경재배, 최신농업기술 등 다양한 이론교육과 선진농업 현장견학 및 실습을 통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강좌 교육을 6주간 진행한다.

두번째 단계인 ‘창업실습교육’은 의성 창업실습교육장의 첨단 스마트 온실에서 직접 작물을 재배하며 단계별 재배기술을 습득함과 동시에 첨단 기기를 작동해보며 농작업을 손에 익히는 1년 실습과정이다. 이 단계에서는 교육생들의 생계유지를 위해 최대 월 200만원 한도로 실습비를 지원하고 있다. 마지막 단계는 성적우수자에 한해 ‘창업지원’을 한다. 농업을 시작하는 단계인 젊은 청년들은 자본여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초기 창업 기반 조성에 도움을 주기 위해 3억 5천만원의 범위에서(보조 1억 5천만원, 융자(자부담) 2억원) 창업자금을 지원한다.

지난해에 1기 교육생 중 8명이 창업하였고, 올해도 20명 내외의 청년농업인을 창업지원하여 배출할 계획이다. 낙후된 농촌에 첨단 스마트팜 온실을 조성하여 청년들의 안정적 농촌 정착을 도모하고, 사라져가는 농촌을 살아나는 농촌으로 바꾸어 젊은이들이 몰려 들어와 활력이 넘치는 지방소멸 극복사례를 만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적극 지원하겠다.

- 젊은 귀농인 정착을 위해 마련된 정책 및 청년농업인들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설명 부탁드린다.

최근 40대 이하 젊은층의 농촌유입이 증가함에 따라 경상북도농업기술원에서는 농산업 분야 창업을 통해 농업소득 기반을 조성하여 농업․농촌에 안정적으로 정착을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농산업분야 창업트렌드를 분석하고 새로운 고부가가치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강의식, 주입식이 아닌 수요자 맞춤식 참여형, 현장실습형 교육을 통해 농업인의 농업경영마인드 함양과 사업역량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문제해결중심의 전문가 컨설팅 지원을 통해 창업초기 문제점을 개선하고 사업의 지속성을 제고하고 있다. 또한, 창업초기 창업아이템을 발굴하거나 시제품 제작, 농장 로고개발, 아이템 권리화를 위한 창업지원자금을 지원하여 창업 설계 및 소득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농업기술원에 청년농업팀을 신설하여 기술교육, 현장 컨설팅 등 청년농업인의 기술력 향상과 창업을 촉진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먼저, 교육청과 연계하여 ‘중․고등학교 진로상담교사 농업연수’를 통해 청소년의 농업관련 진학을 유도하고 있다. ‘학생4-H 과제활동 지원’으로 청소년의 농심 배양과 농업인식 전환으로 미래 유능한 농업 인재인 '예비농업인'을 확보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농업에 새롭게 진입하는 '신규농업인'에 대해서는 2030 청년농부과정 프로그램 운영으로 농업에 대한 비전과 리더십을 갖추도록 양성한다. '영농승계 2세대 특별교육]'을 통해 부모와 자녀간의 갈등 해소와 기술 전수로 성공적인 영농승계를 유도하고 있다.

기존 영농에 기반을 두고 있는 '정착농업인'은 농업 신기술을 적용하고 청년 아이디어를 실현 할 수 있도록 ‘청년농업인 자립기반구축 지원사업’을 통해 기반이 취약한 청년농업인을 전문 경영 능력을 갖춘 차세대 영농리더로 육성하고 있다. 특히, 농촌인력 감소와 고령화에 대응하여 지난 2019년 출범한 ‘청년농업인 드론 병해충 연합방제단’과 올해 신규로 육성하고 있는 ‘청년농업인 영농대행단’은 농작물의 파종에서부터 수확까지 병해충 방제 등 다양한 영농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사회를 이끌어가는 젊은 농업인의 성공 모델로 확립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속 가능한 우리 농업․농촌을 이끌고 갈 정예청년농업인을 육성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스마트팜, 식품가공, SNS홍보 등 16개 품목분과를 구성하고 전문 기술교육과 분과별 자율학습을 통해 청년농업인들이 나아갈 비전과 방향을 스스로 찾고 농업의 미래를 설계할 전문농업인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2022년까지 20개 품목중심 1천여 명의 정예청년농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 민생살리기 일환으로 1시군 '1특화 밥상' 사업을 추진 중이신데 구체적 내용이 궁금하다.

1시군 1특화 밥상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소비 위축과 기업경기 둔화 등으로 위기에 직면한 지역경제 살리기 방안의 하나으로 농가맛집(농가형 외식사업체) 민생살리기 프로젝트다. 농가맛집은 지역농업과 문화를 연계한 농촌형 소규모 외식산업을 통해 농외소득을 향상하고 전통 문화의 계승과 확산을 목적으로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된 사업이다. 전국에 182여곳이 조성 되어있으며, 경북농업기술원에서는 25개소 운영 중이다. 농산물을 자가(自家)재배하고 지역 식재료를 50%이상 활용한 향토음식을 제공 할 뿐만 아니라 농촌문화도 함께 제공한다는 점에서 일반음식점과 차별화 됨이 특징이다.

경북농업기술원에서 추진 중인 '1시군 1특화 밥상' 문경 오미자를 이용한 오미자밥상, 의성 마늘밥상, 울릉 나물밥상, 성주는 참외밥상 등 지역특산물을 재료로 사용하여 그 지역에서만 맛 볼 수 있는 특색 있는 밥상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건강레시피, 간편식·밀키트 개발하여 찾아가는 농가맛집 배달 시스템 구축함과 동시에 농가맛집이 치유의 기능을 갖춘 복합 식문화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농가맛집이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고 지역의 특색 있는 맛도 체험하여 경북지역에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 매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올해 3월 19일 열린 경북 치유농업센터 구축 및 계획수립 용역착수 보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경북농업기술원]

- 치유농업의 체계적인 지원과 산업화를 위하여 전국 최초로 치유농업센터 건립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설명 부탁드린다.

치유농업기술센터는 치유농업을 지원하는 거점기관이다. 지역의 치유농업 관련 경영체를 지원하고 치유농업 전문인력 양성과 치유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2021년 농촌진흥청 신규 사업 공모에서 경북이 전국 최초로 선정됐다. 앞으로 2년간 10억원 정도의 예산을 투입해 주요 과제들을 추진할 계획이다.

첫째, 다양한 치유프로그램 지원이다. 개발된 치유농업 기술을 바탕으로 대상자별 치유효과 점증 등 실증연구를 추진하여 농업인 맞춤 기술보급 매뉴얼을 개발, 지원한다. 둘째, 새로운 치유농업 산업 모델 개발이다. 기존 치유농장 뿐만아니라 치유마을, 농촌치유카페 등 치유농업 산업화를 위한 다양한 모델을 발굴하여 시범 추진한다. 셋째, 치유농업서비스 수요과 공급 매칭한다. 지역의 사회서비스제공기관과 치유농장을 1:1 매칭하여 지속적인 치유농업을 지원한다. 현재 경북도내 5개 치유농장과 치매안심센터를 매칭하였으면 비대면 농촌체험키트 등을 보급했다. 

경북농업기술원에서는 이러한 과제를 이루기위해 우선 1년차에 치유농업 산업모델 개발 등 경북 치유농업 발전계획 수립과 원예텃밭, 치유온실 등 치유체험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경북형 치유농업센터 모델을 개발, 홍보하여 치유농업으로 농업인의 소득을 증대시키고 지역 일자리 창출 등 다시 지역 일자리 창출 등 다시 살아나는 농촌 활력화에 큰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

- 마지막으로 농업인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지금 우리 농촌은 코로나19와 FTA, 농업인구 감소와 일손 부족, 기상이변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매우 어려운 시기에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시대의 흐름과 트랜드를 알고 새로움과 재창조를 위해 경북농업기술원이 어느 자리에서든 주인의식을 갖고 맡은 바 사명을 다 할 때 농업인과 소비자들에게 사랑과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농촌지원국 직원들과 함께 열정과 소신을 가지고 경북 농업·농촌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 

도시의 청년들 못지않게 농업을 통한 소득을 얻게 되면 청년들이 농촌에 돌아오게 되고 각종 문화공간이 조성될 것이다. 이를 통해 생기를 잃은 농촌에 활력을 불러 일으키는 날이 더 빨리 다가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정재길 기자  ynkill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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