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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마(鐵馬)는 달리고 싶다”...경주마(競走馬)도 마찬가지

- 코로나19로 인한 경마 파행...축산발전기금 출연도 거의 중단 상태
- 축산농가와 말산업과 경마의 상관관계 고려, 지혜로운 해법 필요

 

경마인구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정점을 찍은 2010년의 누적 인원은 2181만 명. 이후 2018년엔 1268만 명으로 9년 만에 거의 900만 명이 줄었다. 거의 절반으로 줄어든 셈.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하기 이전인 2019년에도 한국마사회는 “경마인구는 전 세계적으로 하향 추세다. 이는 경마보다 더 재미있는 게 많아져서 그런 거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 결과 경마산업은 사행산업(외국인카지노,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 토토), 복권, 경정, 경마, 경륜, 강원랜드, 소싸움 등) 전체에서 차지하는 매출 점유율이 2008년 46%에서 2017년 36%까지 떨어졌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관련통계를 보면, 2019년 사행산업 규모는 총매출액 22조 6507억 원. 각 사행산업별로 살펴보면 총매출액은 외국인카지노가 1조 4489억 원, 체육진흥투표권이 5조 1099억 원, 복권이 4조 7933억 원, 경정이 5994억 원, 경마가 7조 3572억 원, 경륜이 1조 8337억 원, 강원랜드 1조 4816억 원, 소싸움이 267억 원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총매출액 비중 순위. 복권이 23.9%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 2위에는 20% 비중인 경마가 자리매김하고 있다. 3위는 19.4%인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 토토). 카지노는 외국인 전용과 강원랜드를 합쳐 약 13% 비중으로 4위, 경륜도 5.2% 비중으로 5위. 소싸움은 0.1%비중으로 최하위에 머물러있다.

경마인구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정점을 찍은 2010년의 누적 인원은 2181만 명. 이후 2018년엔 1268만 명으로 9년 만에 거의 900만 명이 줄었다. [사진=한국마사회]

◇ 사행산업 총매출액, 외국인카지노.복권↑, 경마.경정.경륜 ↓

최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사행산업 총매출은 약 5조 9천931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조 3793억원과 비교하면 약 절반 정도 수준. 특히 한국마사회 경마 매출은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이전인 1~2월 매출 9755억원이 전부인 실정이다. 이를 상반기만 놓고 전년과 맞춰보면, 약 74%나 대폭 감소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한국마사회의 매출이 줄어드는 것은 단순히 하나의 기관의 일만은 아니라는 목소리가 최근 점점 커져가고 있다. 경마가 정상 운영되지 않고 파행함으로써 마사회 매출이 줄고, 이로써 마사회 수익(당기순이익)의 70%를 축산발전기금으로 내는 일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축산발전기금(이하 축발기금)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축발기금이란 축산업 발전과 축산물의 원활한 수급·가격 안정 재원을 말한다. 한국마사회는 이를 위해 1974년 특별적립금 형식으로 축발기금을 매년 출연하고 있다. 한국마사회가 축발기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30% 정도나 된다.

전체 축산발전기금은 ▲정부의 보조금 또는 출연금, ▲한국마사회의 납입금, ▲축산물 수입이익금, ▲차입금, ▲초지법에 따른 대체초지 조성비, ▲기금운영 수익금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2019년 말 기준으로 총 9.8조원이 조성되어 있다.

이렇게 조성된 축산발전기금은 ▲축산업 구조 개선과 생산성 향상, ▲가축과 축산물의 수급과 가격 안정, ▲가축과 축산물의 유통 개선, ▲낙농진흥계획추진, ▲사료의 수급과 사료자원 개발에 사용한다. 이밖에도 ▲가축 위생과 방역, ▲축산 분뇨 자원화 및 처리와 이용, ▲말산업 발전 관련사업 등에 활용되고 있다.

현재까지 축발기금 총 조성액 약 10조원(정확하게는 9.8조원) 가운데 30%가 조금 넘는 약 3조원을 한국마사회가 출연함으로써 축산발전에 큰 기여를 해온 게 사실임을 알 수 있다.

한국마사회의 매출이 줄어드는 것은 단순히 하나의 기관의 일만은 아니라는 목소리가 최근 점점 커져가고 있다. 경마가 정상 운영되지 않고 파행함으로써 마사회 매출이 줄고, 이로써 마사회 수익(당기순이익)의 70%를 축산발전기금으로 내는 일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사진은 한국마사회 전경

◇ 한국마사회, 전체 축산발전기금 10조 원 중 3조 원 출연...코로나 19로 큰 차질

잘 알다시피 2020년은 코로나19로 세계 경제와 국내 경제가 크게 위축된 상황. 사정이 이렇다보니 전체 축산발전기금의 3할을 담당해오던 한국마사회의 매출에 이목이 쏠리는 것은 당연지사.

더구나 코로나 19로 장기간 경마 중단이 예상됨으로써 ,한국마사회의 경영악화 → 축산발전기금 납입 불가 → 축산업계 동반 추락 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걱정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또한 한국마사회는 정부의 예산지원이 없는 준시장형 공기업으로써 내년 2021년 기관운영을 위한 운영자금을 차입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내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을까? 경마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슬기롭게 이겨내는 묘수를 찾기 위해 마사회는 고심하고 있다. 이에 마사회는 경마매출을 훌쩍 뛰어넘는 불법 경마를 차단하고, 불법경마로 인해 발생하는 세금 탈루를 막기 위해 온라인 마권 발매를 요청하고 나섰다.

사실 ‘온라인 마권 발매’ 허용 요청은 지난 2010년 이후 한국마사회가 정부에 꾸준하게 해오던 일. 그러던 게 코로나19로 경마 자체가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다시 이를 재청 삼청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마사회도 ‘온라인 마권’ 발매가 사행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함을 인정한다. 하지만 온라인 마권 발매가 비대면(언택트)시대의 트렌드와 궁합이 맞는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인다. 한국마사회측은 예상되는 역기능에 대한 안전장치만 잘 마련한다면 큰 무리가 따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정책으로 경마장과 장외발매소에 고객 10~20%를 입장시켜 경마가 재개되기는 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평상시 매출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에 마사회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마사회측은 또 세계 각 국의 경마시스템이 온라인 발매에 기반한 무관중 경마로 코로나 19사태를 헤쳐 나가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즉, 온라인 마권 발매가 세계적인 추세라는 것. 한국 마사회는 또 국내 말 생산농가 등 2만 5천여 명의 생계가 달린 일이라는 점도 역설중이다. 실제로 말산업에 종사하는 농민들이 정부청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일도 최근 발생했다.

축산산업과 경마산업 종사 단체들로 구성된 축산경마산업 비상대책위원회(회장 김창만)는 10월 19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온라인 마권발매’의 조속한 입법과 농림축산식품부장관·한국마사회장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사진=축산경마산업 비상대책위원회]

◇ 마사회 “불법경마 부작용 막고, 말산업농가 생계 위해 온라인마권발권 허용해야”

최근 한국마사회(회장 김낙순)는 경마 비위 신고 활성화를 위해 신고포상금 한도를 최대 7천만원으로 인상했다. 마사회는 외부 신고자 포상금 한도를 최대 6천만원에서 7천만원으로 높이는 한편 신고장려금 제도까지 신설했다. 또한 익명 신고제도를 만들어 신고자의 신원 및 정보관리를 더욱 철저하게 해나가기로 했다.

한국마사회는 "국민에게 신뢰받고 사랑받는 경마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며, "앞으로도 불법경마와 관련한 다각적인 단속과 방지책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무쪼록 불법경마의 부작용이 더는 확산하지 않길 기대해본다. 아울러 경마와 말산업 농민이 함께 윈-윈 할 수 있는 지혜가 쏟아져 나오길 기대한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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