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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RCEP 협정 사실상 타결... 농업계 즉각 반발WTO 개도국 지위 포기에 이어 RCEP 발효되면 농산물 시장 개방 확대는 불가피

정부의 WTO 개도국 지위 포기에 이어 아세안과 주요국가간 자유무역협정인 RCEP가 사실상 타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외 개방 확대에 따른 농업계 안팎의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4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의 협정문이 타결되었음을 발표했다. RCEP는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등 동남아시아 국가연합 회원국(ASEAN) 10개국과 이들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일본, 인도, 뉴질랜드, 오스트레일리아, 중국, 대한민국이 참여하는 자유 무역 협정이다.  관세 인하를 수용하지 못한 인도가 합의를 보류함에 따라 최종 타결은 내년으로 미뤄졌지만, 인도를 제외한 15개국의 합의가 끝난 만큼 사실상 타결됐다고 보는 시선이 많다. 

RCEP는 아세안 10개국과 한국⋅일본⋅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16개국이 참여하는 초대형 FTA라 할 수 있다. 특히 중국을 비롯한 농업 강대국이 대거 포함돼 그 어느 때보다 우리 농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 지난 2017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Post-FTA 농업 통상 현안 대응 방안’에 따르면, 2015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RCEP 회원국에 대한 농산물 수입 및 수출 규모는 각각 66억8천만 달러와 31억5천만 달러로 약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또한, 2013~2015년 평균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대 RCEP 회원국 수입액은 우리나라 전체 농산물 수입의 38.1%를 차지할 만큼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ASEN 및 중국과는 비교적 낮은 수준으로 FTA를 체결했기 때문에 RCEP 협상 수준에 따라 우리 농업에 미치는 영향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 있다. 특히 율무, 감자, 고구마, 대두, 녹두, 팥과 같은 곡물류와 배추, 당근, 수박, 양파, 마늘, 고추, 생각 등과 같은 과채류의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위생 및 식물 위생 조치(SPS) 완화 수준에 따라 현재 검역으로 수입이 제한되고 있는 사과, 배, 복숭아, 감귤과 같은 과일류도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농업계의 성명도 나왔다. 

정부는 4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의 협정문이 타결되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10월 28일 서울 무역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및 신남방 3개국(인니, 필리핀, 말련)과의 양자 FTA 관련 민관 합동 간담회 모습 [사진=산업자원부]

사단법인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회장 김지식, 이하 한농연)은 지난 5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정부의 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협정 타결을 비판했다. 

한농연은 "RCEP 체결 시 타 산업보다 농업 부문의 피해가 가장 큼에도 불구하고 ‘거대 경제 블록 형성을 통한 안정적 역내 교역⋅투자 기반 확보’라는 긍정적 효과만 강조하고 있는 정부의 안일한 태도에 실망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0월 25일 정부가 미래에 있을 WTO 농업 협상에서 개도국 지위를 주장하지 않기로 한 데 이어 또다시 RCEP 협정문에 서명함에 따라 우리 농산물 시장 개방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관련 대책 마련에는 소홀하기 짝이 없는 문재인 정부의 농업 홀대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농연은 "실제 개도국 지위 문제와 관련해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대부분 기존에 진행하던 사업의 연장선이었으며, 농업계가 요구한 내용은 어느 것 하나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이 때문에 한농연 14만 회원을 비롯한 250만 농민은 더 이상 정부의 농정 방향을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농연은 "오는 11월 13일 여의도 인근에서 ‘전국 농민 총궐기 대회’ 개최를 통해 성난 농심을 제대로 보여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WTO 개도국 지위 포기에 이어 RECP 협정 체결까지 자유 무역 확대에 따른 농업계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11월 11일 농기계반납 시위를 시작으로 같은 달 30일 전국농민대회까지 대정부 투쟁 동력을 끌어 올릴 계획을 하고 있다. 여기에 한농연의 13일 집회까지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대로라면 11월 한달은 농심의 분노가 쉽게 가라 않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12월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농민지역 선거구가 축소되는 쪽으로 합의된다면 농업계의 정치 불신은 극에 달할 수도 있다. 자칫 농업계의 강력한 장외투쟁이 이어지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개혁 입법들이 동력이 상실될 수도 있는 대목이다. 

백남기 농민 서거에서 폭발한 농업계의 대정부 투쟁이 지난 박근혜 정권의 레임덕을 가져왔다는 의견도 있다. 정부 당국이 농업계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 이유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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