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가격 폭락이 심상찮다. 전년 대비 26%나 늘어난 수입산의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2017년 36만 8천톤이던 수입돼지고기 규모는 지난해 2018년엔 46만 4천톤으로 가파르게 늘어났다. 이에 따라 일부지역에서는 성돈 110㎏ 기준 가격이 25만원으로 생산에 들어간 비용인 33~34만원 보다 낮은 수준이 되어 버렸다. 쉽게 말해 돼지 한 마리 키워봤자 8~9만원의 손해를 본다는 말이다. 그래서 요즘 농가에서는 돼지를 ‘돈 날리는 꿀꿀이 기계’라고 부른다는 서글픈 소식도 들려온다.

이런 상황이 되자 국회에서도 대책수립을 마련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5일 국회에서는 국회 농업과 행복한 미래(공동대표 자유한국당 홍문표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 주최로 ‘돼지가격 폭락에 따른 가격안정 대책마련 긴급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 대한한돈협회장, 농협경제지주 관계자와 축산농민들이 참석해 정부에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하태식 대한한돈협회장은 돼지고기 수입이 폭증하는 최근 현상을 ‘기이한 일’이라고 언급하며 “한돈농가의 줄도산을 막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300억 원으로 긴급수매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또한 3,300억 원의 사료구매자금을 5천억원으로 늘리고, 1.8% 금리도 1%로 낮추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하회장은 또 “스페인산 이베리코 돼지가 무분별하게 수입되고 있는 현실에서 정부는 단속을 강화하고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료구매자금 증액과 금리인하는 형평성 문제로 추진에 어려움이 있다”라고 말하고, “학교급식에 국산 돼지고기가 많이 쓰일 수 있도록 협의중이다. 또한 수입육 사용업체에게도 국내산 사용을 독려중”이라고 답변했다. 또한 수입육 이력제를 위반하고 원산지를 속이는 행위를 집중단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농협 경제지주 안병우 상무는 “농협은 소비확대를 위한 캠페인과 할인판매를 진행하고 있고, 우선 300억 원 긴급예산을 투입해 돈육을 수매하는 방안을 곧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무쪼록 애타는 축산농가들의 사정을 정부가 잘 헤아려 신속한 대책을 마련해 추진해주길 바란다. 아울러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해주길 촉구한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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