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엔 ‘제베리아’라는 곳이 있다. 아프리카만큼 더워서 대프리카라는 별명이 붙은 대구와 마찬가지 이유다. 시베리아처럼 추워서 제베리아란 겨울이름을 얻은 곳, 거기는 바로 충북 제천이다. 실제로 지난 12월 14일 밤 11시 대한민국에서 한파경보가 내려진 곳은 제천과 강원도 산간지역이었다. 추워도 보통 추운 게 아닌 곳이 제천인 것이다.

추우면 떠오르는 찐빵과 연탄으로도 제천은 유명하다. 특이하게도 다 타버린 연탄을 모아 시멘트를 만들어 재활용의 롤모델이 된 곳도 제천이고, 황기라는 약재를 활용해 찐빵을 만들어 전국으로 유통시키는 곳도 제천이다.

이처럼 꾸준하게 제천시는 지역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히트상품 개발을 모색해왔다. 지역농산물을 알리고 제천을 대표하는 관광상품도 새롭게 선보일 계획도 추진해왔다. 그동안 찐빵, 음료, 술 등 3가지만 일부 알려진 제천의 이미지를 쇄신하겠다는 의지였을 것이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제천시농업기술센터는 쌀가루를 이용한 제과·제빵 연구개발에 나섰다. 2018년 현재 4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시장으로 성장했고 향후 2020년 7조원 대 시장으로 성장할 쌀가공산업 트렌드에 발맞추다보면 기회를 잡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제천시 농업기술센터는 콩가루와 황기가루로 모찌볼을 만들었고, 미미볼, 미미번 등 젊은 층의 입맛을 사로잡을 메뉴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또한 날로 각광받고 있는 한식 장류의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다. 꿀간, 맛간장 등 제천 특산물로 발효 양념장 개발도 추진한다. 제천시는 제천 지역 농·특산물 브랜드인 ‘하늘뜨레’를 홍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삼한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제천 의림지 [사진=제천시]

이렇듯 추운 고장 제천에서 겨울축제가 열린다. 2019년 1월 25일부터 1주일 간 열리는데 홍보 열기는 여러 달 전부터 후끈 달아올랐다. '제1회 제천 겨울 벚꽃 얼음 축제' 홍보단이 서울과 원주 등 전국을 누비며 플래시몹 홍보전도 펼쳐왔다.

제천 의림지 겨울얼음 축제는 제천 의림지 일원에서 열린다. 의림지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리시설 중의 하나다. 언제 만들어졌는지 확실하진 않지만 삼국시대 이전인 삼한시대부터 의림지가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신라 진흥왕 때에 가야금 악성(樂聖) 우륵이 이곳에 둑을 쌓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온다. 제천은 그만큼 역사가 깊은 고장이다.

제천얼음조각, 이글루, 얼음부표다리 등 얼음을 테마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야외 스케이트장도 연다. 18일부터는 제천 시내에 LED조명을 활용한 벚꽃 터널과 벚꽃 거리가 만들어져 관광객들을 환상의 겨울벚꽃세상으로 안내할 계획이다.

제천시 관계자는 “제천 의림지 겨울얼음 축제와 겨울벚꽃 축제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겨울축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겨울이면 알프스 , 몽블랑, 융프라우를 떠올리는 이들도 이곳 제천에서 열리는 겨울축제에 많이들 찾아올 것이라는 게 관계자의 희망이다.

제천시는 매서운 날씨를 장점으로 활용한 겨울축제를 부활함과 동시에 봄에는 청풍호벚꽃축제, 여름엔 국제음악영화제, 가을엔 한방바이오박람회를 개최해 제천4계절축제를 완성해나간다는 방침이다. 기대가 크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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