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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국정감사] 농업 관계기관들, 농민을 위해 일하고 있나?농식품부, 농협, 농촌진흥청, 산림청 등 주요기관 국정감사 스케치 (종합)

매년 가을 국회와 행정부의 국정감사장은 후끈 달아오른다. 잘한 점 보다는 바로잡아야할 것들과 아이디어들이 이슈가 되어 국감장 안팎에 울려 퍼진다. 물론 국감에서 나온 의견과 지적들이 100% 사실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곰곰 들여다보면 국감을 관통하는 몇 가지 키워드와 시대정신을 어렵지 않게 읽어낼 수 있다. 올해 2018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 역시 그렇다. 이번 국감을 관통하는 낱말들을 모아 몇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진흥청, 산림청, 농협 등등 관련 기관들은 과연 농민을 위해 일하고 있는가? 스스로의 이익추구가 우선인 것은 아닌가?”

아니라면 아니라고 용감하게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싶다. 이번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는 감사에 참여할 수 없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빈자리도 도드라져보였다. 5달 가까이 농림부장관이 임명되지 않았던 것도 올해 벌어진 일이었다. 한국영농신문이 2018년 국정감사 현장의 이슈들을 모아봤다. [편집자주]

 

# "쌀 생산조정제 제대로 가고 있나? 3만 3천ha 중 부적합 21%"

쌀 시장 과잉공급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시행중인 ‘논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 부적합율이 21%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적으로 벼 재배면적 감소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논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은 벼 재배면적 5만ha 감축이 목표였지만, 초반 신청률은 7.2%로 저조했고, 최종적으로는 목표면적의 66.5%(3만 3,251ha)가 신청을 완료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충남 천안을)이 농림부에서 제출받은 ‘논 타작물 재배 지원 사업 이행점검 추진 상황’에 의하면 부적합으로 확인된 면적이 무려 21%였다. 즉 약속대로 이행을 하지 않은 농가가 그만큼이라는 뜻이다. 충남의 부적합률이 42%, 전남 24%, 경북 19%.

# “단지장이 뭔가? 지역농협이 지역 농산물 외면?”

단지장이라는 집단이 사실상 전방 지역 농산물 군납권을 독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6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현권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역에서 생산된 농축산물 대신 멀리 떨어진 도매시장에서 농산물을 구입해 군대에 납품하는 ‘단지장’이라는 중간유통상인들이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김의원이 경기도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양시 신도농협·벽제농협, 신김포농협, 북파주농협, 양주 백석농협·임진농협, 포천농협 등 경기도 북부 14개 군납조합이 군납한 463억 원 중에서 해당농협지역 농축산물 공급액은 130억 원에 불과했다. 겨우 28%. 심각한 것은 군납조합들이 중간 유통업체인 ‘단지장’이란 조직에게 물량을 배분하고 3~5% 안팎의 수수료를 챙겨왔다는 사실이다. 김의원은 “지역농민들이 출자해서 만든 조합들이 조합원들의 소득창출 기회를 박탈하는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 용서받지 못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맞는 말 아닌가?

# “농가 상하위 소득격차 11배 넘는다. 직불금 제도 개편해야”

박완주 의원(더불어민주당/ 충남 천안을)은 이번 국감에서 쌀 직불금 14조 5천억원은 전체 직불금의 83%에 가깝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쌀 집중현상’과 더불어 ‘면적 중심’의 직불금 제도를 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지급된 쌀 고정직불금은 1ha미만 농업인이 전체 수령자의 71.6%를 차지했지만 , 지급된 직불금은 전체 예산의 28.5%에 불과했다는 것. 액수로는 1ha미만 소농들은 1인당 평균 42만원의 직불금을 받았고, 5ha이상 대농은 1인당 평균 약 900만원을 수령했다. 박 의원은 이런 현실을 감안해 정부 보조금은 중소영세농의 소득안정을 위한 방향으로 전면 개편해야한다고 강조했다.

# “PLS 유예하거나 폐기하라”

농촌진흥청 국정감사는 지난 12일 전주 농촌진흥청에서 열렸다. 여당과 야당 모두 농촌진흥청의 PLS 시행 준비가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내년 1월 1일 시행이 사실상 불가능한데도 강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은 “먹거리 안전을 위한 PLS를 벼락치기로 밀어붙이는 것은 PLS제도 도입취지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 역시 “PLS 전면시행이 2달 앞인데 직권등록시험 완료 항목은 37%에 불과하다”라며 농촌진흥청의 늑장대응을 경고했다. 자유한국당 김태흠 의원은 “농진청은 PLS제도 시행을 2023년까지 유예해달라는 의견을 낸 적도 있는데, 1년 만에 입장을 바꿔 밀어붙이고 있는 이유가 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평화당 정운천 의원은 “PLS 시행으로 농민들은 시한폭탄을 안고 살게 됐다”라며, “PLS는 최소한 10헥타르 이상에 적용되어야지 국내의 1헥타르 안팎 농가들에게 적용함은 비현실적”이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2018년 농해수위 국정감사장 현장

# “농촌진흥청은 막대한 연구비로 농업인 소득과 삶의 질 연구해야”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은 “농촌진흥청에 투입되는 연구비는 정부기관 최대 수준이다. 그러나 사업 실적이 매우 미미하다”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의원은 “농진청 및 산하기관의 비전과 목표는 분명하지도 않다. 오히려 자기자랑과 치적 자랑에 급급하다. 농진청의 존재 이유가 뭔가? 농촌의 지속가능함과 농업인의 소득과 삶의 질에 접근하는 연구에 방향을 돌려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 “산림청 산지 태양광 시설, 4곳 중 3곳은 위험!”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윤준호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부산 해운대 을)은 태양광 시설 80곳 중 63곳에서 시정조치가 내려졌다고 밝혔다. 이는 윤의원이 산림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태양광발전사업장 민관합동 점검 결과 보고’ 자료에 따른 것이다. 산지에 설치되는 태양광 시설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산림 훼손, 발전시설 도입 부지의 재해 등의 피해 역시 큰 것으로 나타났다. 태양광 발전시설 도입으로 4,111ha에 달하는 산림이 훼손됐다. 의원들은 산림청의 조치가 미흡한 점도 지적했다.

# “40세 미만 농협 조합원 1.64%, 농협 사라질라...”

농가 고령화가 극심해지는 현상에 농협도 비상이 걸렸다. 농촌인구 10명 중 4명이 65세 이상인 현실에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박완주 의원(더불어민주당·충남 천안을)이 밝힌 자료는 우리 농촌의 고령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박의원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연령별 조합원 현황' 자료에 잘 나타나있다. 2018년 9월, 농협조합원 수는 219만 4141명. 이 중 70세 이상 조합원이 39.08%로 60세 이상 70세 미만까지 포함하면 70.41%. 한편 40세 미만의 '청년 조합원'은 전체의 1.64%에 불과했다. 농협조합원 중에 40세 미만이 1~2%라면 농협은 언제까지 존속할 수 있을까?

#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의 역할은 뭔가?”

쌀 소비 확대를 위해 농업기술의 실용화가 절실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1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박주현(비례·민주평화당 활동) 의원은 “농촌진흥청에서 연구.개발된 1,990건의 기술이 사장되고 있다. 기술 실용화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있다”고 주장했다. 박의원은 이어 “쌀 소비는 줄어드는데 가공 식품 쪽은 오히려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의 역할 증대를 고민” 해야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라승용 농촌진흥청장은 이에 대해 밀가루 빵을 대체하기 위한 쌀 품종 개발을 진행중이라고 답했다.

# “우리밀 살리기 위해 농협이 전량 구매하라”

민주평화당 황주홍 의원(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고흥·보성·장흥·강진)은 지난 16일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 “남는 우리밀을 농협이 전량 매수하라”고 촉구했다. 황의원의 주장은 지난해 생산된 3만 7천 톤의 국산 밀 중에서 약 2만 톤 정도가 창고에 재고로 남아있는 현실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2018년산 우리밀도 9천 톤 가량은 수매가 불확실한 상황. 밀은 쌀에 이어 많이 소비되는 곡물이지만 국내자급률은 1% 안팎에 불과하다. 매년 2백만 톤 넘게 수입하고 있으며 돈으로는 1조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우리밀의 소비 및 판로 문제는 밀 재배농가 뿐 아니라 우리 농촌 전체의 현실을 압축해서 보여주고 있다 하겠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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