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등과 스리랑카 노동자의 이야기가 온라인 세상을 후끈 달구고 있다. 경찰이 경기 고양시 대한송유관공사 저유소 폭발 사고를 낸 혐의로 20대 스리랑카인을 긴급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사람들이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스리랑카 노동자에게 뒤집어 씌우지 마세요’라는 청원글을 올리자 몇 십만명이 화답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쉽게 말해 ‘힘없는 한 사람에게 죄를 묻지 말고 화재예방에 실패한 조직.기관을 처벌하라’는 것이다.

이 스리랑카 노동자는 지난 7일 오전 10시55분께 고양시 덕양구 화전동의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저유소 주변 야산 강매터널 공사장에서 풍등을 날려 화재를 낸 혐의. 그런데 이 풍등은 인근 한 초등학교 행사장에서 날아온 것이란다. 그렇다면 화재의 책임은 어디서부터 물어야 하는 걸까? 이래저래 난감한 상황이다.

‘풍등’은 ‘소원등’으로도 불린다. 중국에서 유래한 풍습이란다. 그런데 이 풍등을 우리나라 지자체들도 너나없이 축제나 큰 행사에서 하늘로 날리고 있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다. 지자체 축제 중에 풍등을 날리는 행사는 20여 개를 넘는다. 소방당국은 지난해 말 허가 없이 풍등을 날려선 안 된다고 법령까지 개정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풍등을 허가받고 날려야하는 것인 줄 잘 모른다.

어쨌거나 대형산불이나 큰 화재는 대개 실화 때문에 발생한다. 실화에 대한 각성과 화재예방 조치 강화만이 큰 불을 막을 수 있다. 누구라도 조심해야 한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 라는 70년대 화재예방 구호가 빈 말이 아닌 것이다.

이광조 편집국장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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