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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막에서 자면 안 돼? ... 농식품부의 주먹구구 행정숙박 시설로 전용 방지 위한 조치 검토.. 농촌 인구 유입 막는 부작용 감안해야
농식품부가 지난 3월 실시한 농막 설치 실태 점검 결과, 약 252개 농막을 점검했더니 이 중 51%에 달하는 129개 농막이 주거용으로 불법 증축됐거나 주차장 등으로 불법 활용됐다. [사진=픽사베이]

[한국영농신문 이광조 기자] 

편의점에서 농막을 판매해 화제가 된 게 몇 해 전 일이다. 명절을 맞아 고가의 선물을 기획하던 한 편의점 업체에서 몇 천만 원 짜리 농막을 세 채나 팔아 화제가 됐다. 물론 땅까지 제공하는 것은 아니어서 땅값까지 감안하면 족히 3~4천만 원은 될 것이라는 말이 돌았다.

연예인들도 귀농귀촌, 농사체험 등을 목적으로 농막을 애용하는 경우가 제법 있다. 모델 겸 방송인 한혜진은 지난해 웹툰 작가 기안84와 함께 자신의 강원도 농막을 방송에서 소개한 바 있다. 텃밭 한켠에 있는 원목으로 지은 농막이었는데, 6평(20제곱미터)이 법적으로 맥시멈이라고 언급해 시청자들에게 농막에도 규제가 있음을 깨닫게 했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농막 관련 농지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해서 말이 많다. 농막의 휴식공간(주거공간)을 바닥 면적의 25%로 제한하고, 농막의 축조 규모를 차등화하기 위해 농지 면적이 660㎡ 미만인 경우 농막의 연면적을 7㎡ 이하(약 2평)까지, 660㎡ 이상 1,000㎡ 미만인 경우에는 13㎡(약 4평)만 허용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 같은 조치는 농막이 숙박 시설로 활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게 농식품부의 입장. 농막의 증축, 개조로 인한 환경파괴 및 산불위험도 숨은 이유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세금도 안 내고 호화로운 여가활동을 하는 것을 막자는 뜻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곰곰 생각해볼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인구소멸을 막자는 게 농촌 지자체의 화두가 된 마당에 농촌에 오는 사람들을 내쫓자는 발상이 아닌가 싶은 게 첫째다. 가뜩이나 사람도 없는 농촌과 시골에 농막이라는 안식처를 마련하고픈 이들의 꿈을 너무 일방적으로 짓밟는 게 아니냐는 뜻이다.

농식품부는 나름대로 할 말이 많아 보인다. 지난 3월 실시한 농막 설치 실태 점검 결과를 내세운다. 약 252개 농막을 점검했더니 이 중 51%에 달하는 129개 농막이 주거용으로 불법 증축됐거나 주차장 등으로 불법 활용됐다는 것. 

감사원도 농식품부를 거들면서 , 농막 형태 기준 마련 등의 필요성을 농식품부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식품부는 또 “농막 설치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인구소멸지역보다는 서울, 부산 등 대도시 주변으로 확산되는 경향이 있다”고도 덧붙이고 있다.

그럼에도 이런 일방적인 조치는 탁상행정의 표본이라는 지적을 받을만하다 하겠다. 법규를 따르지 않는 일부 농막 제조업체나 농막을 투기 수단으로 몰아가는 부동산업자들을 규제하는 게 우선 아니냐는 것이다.

농막의 긍정적인 면을 살려야 함에도 부정적인 면만 부각시켜서 모든 농막에서의 취침을 금지해버리는 게 과연 합당한 일이냐는 반발이 예상외로 거세다. 더구나 농촌으로의 인구유입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농촌 지자체들의 입장을 고려한다면, 이렇듯 쉽게 주먹구구식 대책을 내세우지는 않았으리라는 짐작이 가능하다.

이런 논란을 의식한 탓인지, 지난 6월 13일 윤석열 대통령은 농막에서의 취침을 금지하려던 정부의 규제 방침에 사실상 제동을 걸고 “신중히 접근할 일”이라고 경고성 발언을 날렸다. 농막에서의 취침을 전면 금지하는 것이 너무 과하다는 여당 중진의원의 말을 들은 윤 대통령이 사실상 중재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어쨌거나 농막을 둘러싼 농식품부의 어설픈 조치를 현 정부 차원에서 재고하길 바란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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