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29일 전체회의를 열고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적격 의견으로 여야 합의 채택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김영록 신임 장관 체제에 들어선다. 인사청문회에서 김 당시 후보자는 쌀값 안정, 가축전염병 근본 해결책 마련, 가뭄 문제 대처 등 3가지를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꼽았다.

또한 농업계 최대 관심사들로 꼽히는 청탁금지법, 일명 ‘김영란법’ 개정, 닭고기 생산 유통 단계별 가격 공시제 검토 등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된 현안들을 정리하며 향후 농식품부 정책 방향을 전망해본다.

◇ 쌀 생산조정제 도입

‘쌀 생산조정제’가 내년 도입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청문회에서 김영록 장관(당시 후보자)는 농업 분야 최대 현안으로 꼽히는 쌀값 문제 해결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쌀 과잉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생산조정제 시행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내년에 우선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쌀 목표가격을 인상하고 반드시 생산조정제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문회를 위해 국회에 제출한 김 후보자 답변서에서는 쌀 생산조정제 예산과 관련한 ‘논 타작물 재배지원’ 사업 예산안을 기획재정부에 제출했으며 현재 심의·검토가 진행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에도 포함되는 쌀 생산조정제는 벼 농가가 다른 작물로 전환 시 정부에서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이다.

쌀 소비량은 갈수록 줄어들고 공급량은 넘치는 상황에서 재배 면적 감축은 폭락한 쌀 가격 안정을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예산 확보에 실패함에 따라 시행이 무산됐었다.

쌀 공급 과잉 물량이 매년 20∼30만톤 수준으로 전망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초기에는 해마다 5∼6만ha 정도의 생산조정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시하며 김 후보자는 예산당국과 구체적인 시행 면적을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농업인이 안심하고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직접지불제 확충 등 소득 안전망을 만들고 폭락한 쌀값 안정을 위한 수단들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재임 기간 중 쌀 시장가격을 어느 정도까지 끌어올릴 계획인가’라는 질의에는 “농민들 주름살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18만원대(쌀 한가마니) 이상 가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답변을 내놨다.

◇ ‘김영란법’ 올 추석 전 금액기준 완화

올해 추석 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의 금액 기준을 완화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해양수산부와 협조를 통해 빠른 논의가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면서 가액 조정에 한정하면 추석 전에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행 부정 청탁금지법의 금액 기준은 음식 등 식사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이다. 농축수산업계에서는 선물의 가액 한도를 높이거나, 농축수산물을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 줄 것을 요청해왔다.

김 후보자는 “국내 농산물 제외도 좋은 방안”이라고 하면서도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점을 들어 “여의치 않으면 가격 조정, 허용 기준, 단가를 조정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화훼시장에 관해서도 “우리나라 난 시장 육성을 위한 ‘국제 난 엑스포’를 개최해야 하고 관련 단체와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 닭고기 생산 유통 단계별 가격 공시제 검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치킨 가격과 관련해서는 생닭의 생산단계서부터 가격을 공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양계농가는 닭 한 마리에 1500원 가량에 출하하고 도계 과정에서 2500원이 되는 닭이 각종 중간 과정을 거쳐 1만 8000원의 치킨이 되는 것은 농식품부 식품정책의 문제”라는 질의에 대해 “앞으로 생산단계, 유통단계마다 닭고기 거래가격을 공시하는 제도를 검토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유통단계의 문제는 공정거래위원회 소관이기도 하지만 농식품부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라며 이 같은 방안을 닭고기 원가 공개로 업체 간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로 제시했다.

사전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답변서에도 “닭고기 생산·유통 단계별 거래가격을 공시하는 제도, 장기적으로 축산물 가격 의무신고제 등을 도입하겠다”면서 “이를 통해 프랜차이즈 치킨업계가 합리적인 가격을 형성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같은 제도가 도입될 경우 도축, 가공 등 통상 5∼6단계인 닭고기 생산·유통 과정상의 마진이 공개됨에 따라 불합리한 가격 상승이 방지될 수 있다는 상황판단이다.

또한 양계농가와 가맹점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관련 부처 및 외식업계와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 추석 전 계란값 안정 수단 강구…AI백신은 ‘신중’

AI 사태 등과 겹쳐 치솟은 계란가격 안정을 위해 추석 이전까지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계란값 인상 관련 대책에 대해 “계란 수급이 불안한 것은 사실이다”면서 “앞으로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AI 발병 여파로 무너진 계란 생산기반을 조기 회복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산란계의 생산 기반을 조기 회복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AI 백신 정책과 관련해서는 “(AI는 인수공통전염병이라) 의도하지 않은 인체 감염 문제가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 부분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백신 도입은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관계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결정할 것”이라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 北과 농업교류 물꼬 틀까

북한과의 농업교류에 대해서 긍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안에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고 싶다는 발언을 한 만큼 대북 쌀 지원 등이 소통의 물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인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인사청문회에서 “북핵과 미사일 시험발사 등은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것이기 때문에 단호히 대처해야 할 사안”이라면서도 “그래도 대화의 물꼬는 터야 하며, 그 방안으로 농업교류는 대단히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김진환 기자  kjh@youngnong.co.kr

<저작권자 © 한국영농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