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사태가 전국적으로 확산할 고비를 맞은 가운데 정부가 최근 6년간 AI 등의 감염병 관리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법정 실태조사를 단 1건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5일 홍철호 의원(바른정당ㆍ경기김포을)이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2017년 5월까지 최근 6년간 정부가 AI 등의 감염병 관리 및 감염 실태와 내성균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실태조사를 실시한 건수는 한 건도 없었다.

질병관리본부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17조에 따른 최근 6년간(2012~2017년 5월 현재) 연도별 복지부 감염병 실태조사 실시(기간, 내용, 결과 포함) 현황에 대해 해당사항 없다고 답변했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17조에서 보건복지부장관 및 시ㆍ도지사는 감염병의 관리 및 감염 실태와 내성균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실태조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16일 AI 첫 발생 이후 올해 2월 13일까지 821개 농가에서 총 3314만 마리의 닭ㆍ오리 등이 살처분된 가운데 정부는 ‘법정 감염병관리위원회’가 소집조차 되지 않고 ‘감염병 위기관리대책’은 6년 만에 처음으로 뒤늦게 수립된 점에 대해 지적받은 바 있다.

AI 등 감염병에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관리 실태 등에 대한 조사가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예방적’이라는 단순한 명목으로 획일적인 살처분을 실시함으로써 수많은 축산농가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홍철호 의원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의원전체회의에서 “AI 상황을 보면 감염 살처분보다 예방적 살처분이 훨씬 많다”며 “정부가 정확하게 해서 면피용으로 관리하지 말고 실질적으로 관리하라”고 요구했다.

홍 의원은 “AI 살처분 문제는 매번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인데, 이에 대한 대책도 매번 특정 반경을 중심으로 살처분한다는 지극히 단순한 방법에 그치고 있다”면서 “정부는 보여주기식의 행정 편의적 살처분은 근본적인 방안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산란계와 종계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진환 기자  kjh@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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