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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알파인스키장 주목 군락지, 원상복구 되고 있나?“애초 복원약속을 지켜라” vs. "지역발전. 스키 인력 양성 위해 존치하라“ 대립

#정선 가리왕(加里旺)산에 불이 붙었다. 진짜로 산불이 난 건 아니고, 의견대립이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가 꼭 산불 같아서 하는 이야기다. 정선 가리왕산은 평창 동계올림픽 알파인 스키장이 만들어진 바로 그곳. 해발 1,561미터. 대한민국에서 두 번째로 높다는 지리산 천왕봉이 해발 1,915미터인 걸 감안하면 가리왕산 또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산으로 꼽히기에 충분하다.

그런 가리왕산이 올림픽 이후 몸살을 앓고 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이야 즐거운 몸살이었다 치더라도 , 현재는 즐겁지만은 않다. 오히려 불편하다. 알파인경기장의 동계올림픽 이후 활용방안을 두고 논란이 커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 경기장이었던 정선 가리왕산 [사진=강원도]

산림청과 환경단체는 주목군락지였던 원래 모습 그대로 복원을 추진중인데, 강원도와 정선군 등 지자체들과 스키관련 협회.기관들이 스키장을 그대로 사용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김재현 산림청장은 애초에 동계올림픽용 알파인 스키장을 만들 때부터 생태 복원을 전제로 했기 때문에 방침의 변화는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약속을 지켜야 건강한 사회이며 그렇지 않으면 사회적 갈등이 생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강원도(최문순 도지사)와 정선군은 긴급 회동을 통해 정선 알파인 경기장 복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나섰다. 아시아의 유일한 활강경기장이며 동계올림픽의 유산인 정선 알파인 경기장 하나쯤은 존치해서 활용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가 나서서 복원을 중단하고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시설을 관리하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대한스키협회, 한국학생스키연맹, 서울특별시 스키협회, 평창군 진부면번영회, 바르게살기운동 진부면협의회, 평창군스키협회, 평창송어축제위원회 등도 같은 입장이다.

그래서 가리왕산 생태 복원은 현재 오리무중이다. 지난 1월엔 강원도가 가리왕산 복원 계획을 산림청 측에 제출했는데 심의가 보류됐다. 복구비용에서부터 복구방법에 이르기까지 사사건건 충돌하는 낌새가 심상찮다. 조마조마하다.

평창올림픽 알파인 스키 경기 [사진=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 평창올림픽 이후 불거진 강원도와 산림청의 신경전, 강원도민 전체투표 실시?

#정선 알파인경기장은 산림청 소유. 가리왕산 국유림 101㏊에 사업비 1,926억원(국비 75%, 도비 25%)을 들여 만들었다. 경기장 신설이 불가피하다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스키연맹(FIS)의 요구에 경기장을 새로 만들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애초부터 올림픽 이후 복원이냐 존치냐를 걱정했던 게 사실. 2천억 원 가까운 돈을 들여 만들어놓고 또 다시 수백억~수천억원을 들여 원상복원 하는데 그 돈을 누가 댈 것이냐가 쟁점이었던 거다.

현재 강원도가 추산하는 산림복원비용은 약 5백억원 정도. 정확하게는 477억원이다. 하지만 산림청에서 추산하는 복원비용은 그보다 훨씬 많다. 주목 군락지였던 곳을 원래대로 복원하는 데는 시간도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돈 문제 하나만을 놓고도 의견은 엇갈린다. 존치하자는 쪽에서는 얼마든지 흑자운영이 가능하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국비 수천억 원을 들여 복원할만큼 알파인스키장이 쓸모없는 것이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중앙정부는 강원도와 산림청의 일이라며 일절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존치했을 경우 매년 적자가 37억 원 가까이 발생한다는 연구조사결과도 나와 있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의원이 한국산업전략연구원의 운용수지 분석결과를 인용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그렇다. 전희경 의원은 인천아시안게임 이후의 인천 같은 일을 겪지 않으려면 평창동계올림픽 시설 운용에 대한 세심하고 철저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 정선알파인스키장 존치논란, 국격(國格) 확인하고 드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어느 산인들 그렇지 않을까마는 가리왕산은 유서 깊은 산이다. 옛날 맥국(貊國)의 갈왕이 이곳에 피난하여 성을 쌓고 머물렀다고 하여 가리왕산(갈왕산)이라 했단다. 산 골짜기 한쪽엔 갈왕이 지었다는 대궐터도 남아있다고 전한다. 백두대간의 중심으로 주목군락지가 있다. 산림유전자원보호림. 자연휴양림으로도 지정됐다. 그만큼 가치가 큰 산이라는 뜻이다.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주목의 둘레를 재고 있는 '산과 자연의 친구 우이령사람들' [사진='산과 자연의 친구 우이령 사람들' 네이버 카페]

주목은 한라산, 덕유산, 지리산, 설악산, 오대산 등 1,000m 이상의 산에만 있는 흔하지 않은 상록 침엽수.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라는 말도 주목을 수식하는 말이다. 고사목으로도 수백년을 버티고 자리를 지킨다. 목질이 단단해서 고급 건축자재와 가구용으로 인기가 높다. 항암성분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이런 주목이 모여서 자라고 있는 곳이 바로 정선 알파인스키장이 만들어진 가리왕산이다.

# 원상복구냐 존치냐를 두고 벌이는 아슬아슬한 신경전을 더 지켜보는 일은 국민 모두에게 득보다는 실이 많은 경우다. 이럴 때야말로 국민투표가 아니더라도 다수의 의견을 물어 훗날 후회가 적은 쪽을 택해야할 것이다. 국격이란 말을 자주 하지만 지금이 바로 국격의 좌표를 확인하고 재정립할 절호의 타이밍이 아닐까 싶다.

백종호 기자 / 논설실장  bjh@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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