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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귀농⦁귀촌이 ‘젊은이가 돌아오는 마을’을 만들 수 있을까?

‘귀농⦁귀촌’이란 말이 마침내 유행어가 되어버린 시대. 하지만 그 말 속에 귀농⦁귀촌 주인공들이 겪어내야 할 인고의 스토리가 숨겨져 있음을 애써 모른 척 하는 풍조, ‘하면 된다. 그러니까 너부터 해 봐’라는 무책임과 무비판.

한국영농신문은 ‘젊은이가 돌아오는 마을’ 만들기 시리즈 첫 번째 순서로 출판계의 추천을 받아 책 3권부터 소개한다. 저자들은 행정공무원, 시민운동가 겸 저술가, 전문연구원 등 각각이 지닌 프로의식을 발휘하며, 마을 그 중에서도 농촌의 현실에 맞는 ‘맞춤처방’과 ‘치료약’을 먹기 좋게 펼쳐내 보인다. 일본에 한국배우 <류시원 마을>이 생겨나고, 제주도엔 <효리네 민박>이 방송에서 성업중이며, 지자체들은 무슨무슨 문학관을 짓고 이런저런 축제를 하노라며 떠들썩한데, 저자들은 그런 것도 좋지만 제발 철학과 비판의식을 갖고 귀농.귀촌과 마을만들기를 대하라고 꼬집는다. 묵직한 울림이 오래오래 남는다.

 

*마을, 예술을 이야기하다 (김남일/ 워치북스)

이 책의 저자 김남일은 행정공무원으로 평생을 바친 인물이다. 그는 “이 책을 5,000만 전 국민이 읽을 필요는 없다. 국토 불균형 발전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있고 쇠락해 가는 지방을 되살리기 위한 방책을 고민하고 있는 국회의원과 정치가들. 지방의 미래와 자신의 역할을 고민하고 있는 행정가들. 공직을 꿈꾸고 있는 수많은 젊은이들. 공직을 통해 안정적인 직장 이상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이들. 대도시의 번잡함 속에서 예술적 가치의 방향을 잃고 방황하는 예술가들. 그들에게 이 책은 “대한민국 사회에서 행정의 의미가 무엇인지, 공직의 가치가 무엇인지, 더불어 사는 사회 속에서 예술이 어떤 공동체적 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나침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마을전문가가 만난 24인의 마을주의자 (정기석 /펄북스)

저자는 책에서 “2015년 우리나라 전체인구는 5,107만 명이다. 그중 2,527만 명이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 살고 있다.”라며 “서울에 한번 발을 디디면 다시 탈출하는 일은 쉽지 않다. ‘남보다 한 숟갈 더 떠먹으려는 욕심과 욕망’ 때문이 아니더라도 단순히 먹고살기 위해서 서울로 갈 수밖에 없는 거대한 구조악에 빠져 대한민국은 허우적대고 있다.”라고 진단한다. 나아가 마을주의자이자 무정부주의자에서 ‘한 발쯤 더 나간’ 저자는 “국가는 물론 도시조차 불편하고 불쾌하다”라고 고백한다. 마을공동체를 연구하고 마을주의자들을 만나며 더불어 사는 꿈을 꾸는 저자는 <오래된 미래마을>,<마을을 먹여 살리는 마을기업>,<마을시민으로 사는 법>등의 책을 썼고, 이 책에서는 대도시라는 거대한 구조악(?)에서 벗어나 마을공동체를 일구고 대안을 찾는 마을주의자들을 현장에서 직접 만나 인터뷰했다.

 

*젊은이가 돌아오는 마을 (후지나미 다쿠미/ 황소자리)

이 책의 저자는 일본인이다. 우리보다 노령화시대와 농촌공동화를 먼저 경험한 일본의 이야기라서 더욱 피부에 와 닿는다. 저자는 “일본에서 ‘지방 소멸’이라는 무자비한 말이 탄생한 이후 경쟁하듯 쏟아지는 정책들을 살펴보면서, 오래도록 지속 가능한 마을 생존법은 어디에 있는지 다각도로 모색해서 이 책을 썼다.”라고 밝히고 있다. 일본종합연구소 수석 주임연구원이자 지방 재생 전문가인 저자는 마을이 생기고 작동하는 원리부터 일본 중앙정부 및 각 지자체가 표방하는 인구 유인책의 모순과 맹점들, 쇠락을 극복하고 멋지게 부활해 젊은 이주자들로부터 환영받는 전국 각지 생존모델에 이르기까지 인구감소 시대 마을이 나아갈 길을 정확하고 생생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이 책은 상식을 배반하는 농촌과 농촌인구 그리고 마을형성.유지의 현실을 적시하고 있는데, 목차만 둘러봐도 내용의 비범함을 느낄 수 있다. ‘청춘은 원래 도시를 좋아한다’에서 시작해 ‘적은 돈으로 (농촌에서) 살수 있다고 유혹하지 마라’는 내용으로 중앙집권적 행정을 꼬집는다. 나아가 ‘젊은이가 지방에 살아도 출생률은 오르지 않는다’는 지적은 ‘기업본사를 지방으로 옮긴다는 탁상공론식 발상’에서 절정에 달해 ‘왜 공공시설을 크게만 지을까’라는 대목에선 전문가로서의 해법을 정확하게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끝으로 ‘소멸하는 것은 지자체라는 틀 뿐’이므로 ‘인구증가에 조바심을 내지 말고’, ‘풍족한 시골을 목표로 삼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상식과 달라 당혹스럽기도 하지만, 곰곰 씹어볼 수록 우리나라 현실에도 거의 정확하게 맞아떨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런 게 바로 통찰이며 혜안일 것이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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