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당 김도건 대표(왼쪽)가 지난해 12월 12일 정의당을 찾아 김준우 비상대책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농어민당]

[한국영농신문 이병로 기자] 

“농어민이 웃어야 국민이 행복합니다.” 한국농어민당이 내건 슬로건인데, 무척이나 의미심장하다. 국민 행복의 조건으로 농어민의 삶을 그 앞에 내걸었다는 점과 더불어, 청년과 농어민의 꿈과 행복을 책임지는 민생정당이 되겠다는 다짐 역시 뜻이 깊다 하겠다. 한국농어민당이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계속해서 민생 관련 논평과 성명을 발표하며 그 존재감을 부각시켜 나가고 있다.

지난 2월 22일 논평에서는 대통령의 농지규제 합리화 방안은 농지투기 촉진 대책에 불과하다는 논평을 통해 “농업진흥지역에 대한 과도한 규제 해제가 아니라 식량자급을 위한 농업진흥지역 확대 지정이 정답”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농업 진흥 구역 내 소규모 자투리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스마트팜 및 수직농장도 농지전용 없이 농지에 설치할 수 있게 하겠다는 말은 방향도 대책도 한참 잘못되었다”며 질타하고 나선 것이다.

한국농어민당은 같은 논평에서 “대통령이 말한 3ha미만의 땅은 자투리땅이 아니다”라는 점을 꼬집고 있다. 정부가 밝힌 전국의 자투리땅 2만 ha라면 전략작물인 콩.밀을 재배해서 각각 4만 2,630톤, 9만 3,870톤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더불어 약 28만명의 국민들이 1년 동안 소비하는 쌀을 생산할 수 있는 면적이 바로 2헥타르, 3헥타르 라는 땅이 지닌 ‘힘과 규모’라는 점을 피부에 와닿게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농어민당은 또 “곡물자급률이 18%에 불과한 나라에서 오히려 농지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농지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그린벨트를 해제하겠다는 것은 결국 농어촌의 난개발을 부추기고 농지가격을 상승시켜 농업생산비만 가중하는 악순환을 확대할 것”이라며 경고하고 있다.

한국농어민당은 또한 2월 23일 논평에서 양당정치의 폐해는 국민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간다는 점도 꼬집고 있다. “위성정당 창당은 두 거대 양당의 진흙탕 싸움에 국민을 볼모로 한 막장정치의 재현”이라는 논평에서 “국민의힘이 위성정당 ‘국민의미래’를 오늘 창당시켰고, 민주당도 똑같은 방법으로 위성정당을 창당한다고 한다. 이는 국민의힘, 민주당에서 불출마하는 국회의원들이 대거 위장 입당을 할 수 있는 개그콘서트를 뺨치는 코미디를 연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농어민당은 “지금 국민들은 양당의 상식을 뒤엎는 맹목적인 정치대결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당면한 기후위기, 민생위기, 평화위기 극복을 위한 상생의 정치를 요구하고 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며 국민의힘과 민주당 양당의 각성을 촉구했다.

한국농어민당은 역시나 농협에 대한 비판도 숨기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29일 논평에서는 “농협중앙회장 자리는 정계진출의 발판이 될 수 없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 비례공천을 신청하기 위해 임기를 보름 정도 앞당겨 3월 6일 퇴임한다고 알고 있다”라며 “그동안 중앙회장 임기연장을 위한 셀프입법 문제로 평지풍파를 일으키더니 이제 중앙회장의 경력을 앞세워 국회진출을 위해 조기 퇴임한다고 하니 어안이 벙벙할 뿐”이라며 농협중앙회장 자리를 발판으로 삼은 정계진출 행태를 직격하고 있다.

한국농어민당은 의료개혁과 의대정원 확대를 둘러싼 정부와 의사들의 대립 상황에서도 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14일 논평에서 “정부는 밑돌 빼서 윗돌 괴다, 지역의료 공백을 자초하지 말기 바랍니다.”라는 논평을 냈다. 여기서 한국농어민당은 “의대정원 확대를 둘러싼 정부와 의협 간의 벼랑 끝 대치가 극에 달하고 있다. 급기야는 서울의 5대 대형병원과 국공립병원의 진료를 위해 군의관과 공보의를 차출하여 배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보의는 농어촌 지역 보건소나 국공립 병원 등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이며 농어촌 노인들에게는 생명줄 같은 소중한 역할을 담당해 오고 있다.”라면서 “이들을 대학병원에 파견하는 바람에 농어촌지역의 의료공백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농어민당은 이어 “의대정원 2천명 증원만 맹목적으로 고집할게 아니라 지역필수 의사제를 뒷받침할 지역 의대신설, 공공의료기관 대대적 확충 등 근본적인 대안을 중심으로 논의해야 할 것”이라며 “단계적인 정원확대 방안을 가지고 의협과 전향적인 협상에 임하여 이 사태를 조기에 종결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을 다시 촉구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처럼 농어촌 민생 관련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농어민당에 비해, 농어민당이 비판하고 있는 제도권 거대 양당인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과연 농어촌 현실개선을 위해 어떤 공약을 내걸고 있는지 면밀히 살펴볼 일이다. 정치를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도 모르는듯한 사람들이 무작정 정치판으로만 모여드는 세태에, 한국농어민당이 일침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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