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5일 열린 농림수산미래기술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는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장태평위원장 [사진=농어업위]

[한국영농신문 이광조 기자] 

대통령소속 농어업ㆍ농어촌특별위원회(농어업위, 위원장 장태평)가 주최한 농림수산미래기술 포럼에서 나온 말이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장태평 위원장이 개회사에서 “발전된 기술을 농어업 분야에 접목하기 위해서는 금융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언급한 것. 이에 더해 농업분야 정책자금집행, 투자 등을 도맡아하는 농업정책보험금융원(농금원) 원장 역시 같은 자리에서 “농식품모태펀드가 민간투자 유치와 혁신생태계 조성의 마중물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장과 농금원장이 입을 모아 농업분야 발전과 혁신을 위해서는 금융지원과 민간투자 유치가 무엇보다 중요함을 역설하고 있다는 점이 특별하게 다가온다.

실제로 기상 이변에 따른 자연재해나 갑작스런 정책변화를 감당하고 이겨내야 하는 이들은 대개 자영업자나 농민들이다. 그래서 정부나 지자체들은 그들에 대한 안전망을 만들어 보호를 게을리 하지 않으려 한다. 최근 서울시가 개고기 식용 금지 등 대내외 환경변화로 위기에 처한 소상공인 400명을 선별해 업종전환과 폐업 솔루션을 제공하기로 한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농업 분야도 마찬가지다. 농업정책자금을 집행함과 더불어 자연재해에 따른 피해를 상쇄할 보험을 운용하는 등 농업인의 안전망이 됨과 동시에 미래성장 가능성이 높은 농산업 분야에 투자까지 하는 기관이 있다. 바로 농업정책보험금융원(농금원)이다. 농금원은 정부의 농업정책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용·관리 및 감독함으로써 농식품산업의 발전과 농림수산식품경영체의 건전한 성장을 지원하는 정책금융 전문기관이다. 정책자금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집행 될 수 있도록 감독함으로써 농어업인의 편익을 증진하고, 농업재해보험사업의 지도·감독으로 농어업인의 경영안정을 도모하며, 선진 농업금융방식으로 투자를 통해 농림수산식품산업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있기도 하다.

농식품부 직원들이 사과농장을 찾아 태풍 피해 복구작업을 돕고 있다. [사진=농식품부]

◇ 농금원 주요 업무, 농식품모태펀드ㆍ농식품전문 크라우드펀딩ㆍ농업정책보험

농금원의 주요 업무를 꼽으라면 우선 농식품모태펀드를 꼽을 수 있다. 농림수산식품 모태펀드(Fund of funds)란 농림수산식품산업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고, 농림수산식품산업의 규모화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정부가 조성하는 투자펀드시스템을 말한다. 농어업경영체, 식품사업자 등 농림수산식품경영체에 대한 투자를 목적으로 설립된 농림수산식품투자조합 또는 경영참여형 사모집합투자기구에 출자하는 방식의 펀드다.

농금원은 지난 2010년부터 농식품모태펀드를 운용 중인데,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된 벤처캐피탈은 모펀드 출자금과 민간재원을 섞어 자펀드를 결성하고, 이 자금을 활용해 농수산식품 벤처기업에 투자한다. 자펀드는 지난해 말까지 총 125개를 결성했으며 누적 운용자산(AUM)은 약 2조 250억원에 달한다. 자펀드 투자횟수는 총 1,078회로 집계됐다.

농식품모태펀드는 정책자금 의존도가 높은 농식품산업에 민간자본을 유입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기업들이 농식품모태펀드 투자를 받았다. 우리나라 방방곡곡에 새벽배송 돌풍을 일으킨 컬리를 비롯해 간편식의 일상식화를 이루어낸 프레시지, 수제맥주 전문기업 제주맥주 등을 농식품모태펀드 수혜 기업들로 꼽을 수 있겠다. 실제로 농금원은 지난 1월 서울에서 '2024년 농림수산식품경영체 정기 사업설명회(IR)'를 개최했다. 이처럼 농금원은 농식품 분야 벤처기업과 투자자 간 네트워킹을 주선하고, 회사의 투자유치를 돕기 위해 매년 수십 차례 IR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농식품전문 크라우드펀딩 역시 농금원의 주요 업무다. 농식품 분야의 창의적 아이디어나 사업계획을 가진 기업이 중개업자 투자전용관 홈페이지에서 '집단지성(The Wisdom of Crowds)'을 활용해 다수의 소액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말한다. 농금원이 총괄 관리하는 농식품 크라우드펀딩은 투자형(증권형)과 후원형(리워드형)으로 운영되고 있다. 농식품 기업 또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초기 자금을 마련하는 대안이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성공사례도 눈에 띈다. 유한회사 소미노의 밤콩두유는 펀딩기간 26일 동안 총 719명의 후원을 받았으며 펀딩 102%를 달성하고 총 5,100만원 정도를 모았다. '소년의 아름다움을 노년까지'라는 소미노(小美老)의 이름처럼 월에이징 철학을 바탕으로 건강한 식문화,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알로식품연구소는 식약 공용 한약재를 사용한 유아용 건강 음료를 제조하는 기업으로, 대표 상품인 ‘알로의 기감차’가 영유아 자녀를 둔 부모님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알로식품연구소는 농식품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투자금 1억 원을 조달해 생산 시설 확장 및 신제품 출시를 계획 중이다.

농업정책보험도 빼놓을 수 없는 농금원의 고유 업무다. 농금원은 농업재해보험을 가입해야하는 이유로 ‘이상기후,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농작물 및 가축(축사) 피해 시 보험을 통해 그 피해를 보전받음으로써 농가의 소득 및 경영안정에 보탬을 주고 있다. 정부는 농가의 보험가입 활성화 및 부담경감을 위해 보험료 및 운영비의 일부 또는 전부를 지원한다. 가축재해보험은 1997년부터, 농작물재해보험은 2001년부터 운영하고 있으며, 대상 품목(축종) 및 보장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먼저 농작물재해보험(과수작물)의 경우 적과전종합위험 보장방식, 종합위험 보장방식, 수확전종합위험 보장방식 3가지 상품을 운영 중이다. 대상과수품목은 사과, 배, 감귤, 단감, 떫은감, 복숭아, 포도, 자두, 참다래, 밤, 매실, 대추, 복분자, 오디, 오미자, 무화과, 유자, 살구, 호두 등이다. 보험료 지원은 정부지원 38~60%, 지방자치단체 15~40% 수준이며, 지방자치단체 지원율은 지역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또한, 농업수입보장보험도 자연재해와 가격하락으로 인한 손해보장을 하는 역할이다. 농작물의 수확량 감소 뿐아니라 가격하락으로 인한 손해까지 보장하는 보험이다. 특징은 가격하락분과 수확량 감소분을 모두 감안하여, 실제수입이 기준수입 이하로 하락하는 경우 보상한다. 대상품목은 콩, 포도, 양파, 마늘, 고구마, 가을감자, 양배추 등이다. 가입시기는 작물별로 다른데, 5월 고구마 , 6월 콩 , 7월 가을감자, 8~9월 양배추, 10월 마늘, 11월 포도ㆍ양파 등이다.

농어업위가 주최한 제3회 농림수산미래기술포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농어업위]

◇ 농림수산미래기술포럼 열려... 혁신기술 사례 공유, 출자사업 설명회 마련

한편, 대통령소속 농어업위가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aT센터에서 제3회 농림수산미래기술포럼을 열었는데, 지난해 4월 구성된 미래기술특별위원회(기술특위, 특위위원장 민승규) 위원과 벤처투자자 등 다양한 농어업분야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주요 내용이 농업분야의 투자 유치 및 펀드조성 그리고 농업분야의 혁신이라는 점이 특징. 농업의 규모화, 스마트화, 금융자본 유입 활성화 등을 유도하고 있는 점이 최근 농업계에 불어온 변화의 바람이라는 걸 알 수 있다.

1부는 '농어업 분야 혁신기술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신개념 초고밀도 전자동 수직농장’을 주제로 1부의 막을 연 팜360에이아이(farm360.ai) 이인종 대표와 ‘한국형 스마트팜 구축 및 디지털 강소농 확산’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넥스트온 최재빈 대표는 스마트팜의 미래성과 각 사가 가진 기술역량을 강조해 벤처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록야 권민수 대표는 ‘AI 기반 농산물 계약재배 시스템’을 주제로 “적절한 수요예측과 그에 따른 계약재배로 물가와 농가소득을 안정적으로 유지해나갈 수 있다”며 농업분야에서 인공지능기술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2부 ‘농식품 모태펀드 정기 출자사업 설명회’에는 40여개 운용사가 참석해 행사의 열기를 더했다. 2024년 농식품 모태펀드는 13개 자펀드를 2,430억원 규모로 결성할 예정이다. 그린바이오펀드, 푸드테크펀드 등 선도분야 펀드뿐 아니라 1차 농산업에 투자하는 영파머스펀드 등을 결성할 계획이다. 또한 관리보수 지급기준을 변경하고, 올해 한시적으로 자조합 선정 후 자진철회하는 운용사의 경우 출자사업 참여제한 페널티를 미부과하는 등 제도를 개선하여 운용사의 관심을 유도하고 벤처투자시장을 활성화했다.

마지막 3부는 ‘혁신기업과 투자자의 만남’을 주제로 투자설명회(IR)가 개최되었다. 스마트팜 분야 엘앤피 박은호 대표, 유통분야 로보아르테 강지영 대표, 축산 분야 푸디웜 김태훈 대표, 수산 분야 봉선장 이봉국 대표가 각각 자사의 경쟁력과 강점을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서 장태평 농어업위 위원장은 “제3회 농림수산미래기술포럼은 현장에서 투자를 결정하는 VC 운용역들을 모시고 진행하였다”며, “앞으로도 농어업위는 혁신기업과 투자자 간 매개 역할을 강화해 우리 농어업이 성장하는데 마중물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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