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산불발생 현황에 따르면, 총 756건 발생했다. 피해면적은 2만 4,797 헥타르에 이르고 피해액은 무려 1조 3,462억 원이 넘는다 [사진=산림청]

[한국영농신문 김찬래 기자] 

지난 2022년 산불발생 현황을 통계청 자료로 살펴보면 그저 놀랍기만 하다. 총 756건 발생, 피해면적은 2만 4,797 헥타르에 이르고 피해액은 무려 1조 3,462억 원이 넘는다. 산불 원인으로는 입산자 실화가 170건(29%)으로 가장 많고, 쓰레기 소각 72건(12%), 논·밭두렁 소각 57건(10%), 담뱃불 실화 54건(9%), 건축물 화재 41건(7%) 순으로 나타났다. 아무리 산림을 잘 가꾸고 보살피더라고 산불로 인한 피해가 매년 이토록 크다면 그야말로 밑 빠진 독에 물붓기다.

산림청은 '숲으로 잘사는 글로벌 산림강국 도약'이라는 비전을 앞세우고 산불 및 산림재난 대응 강화방안을 지난 2월 19일 발표했다. 특히 산림재난의 경우에는 매년 대형화되고 있는 산림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 확보를 위해 ▲빈틈없는 산불 대응체계 구축 ▲극한 호우 대비 산사태 대응체계 강화 ▲기후변화로 인한 산림병해충 확산 신속 대응 등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산불 위험이 높은 경북·강원 지역을 중심으로 AI 감시카메라를 활용한 24시간 산불감시체계를 갖춘다는 것. 여기에 산림청은 또한 담수량이 큰 임차 헬기(7대)를 동해안 등 산불 위험지역에 전진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산림청은 이미 지난 2월 14일 산불재난에 대응하기 위해 담수량 9,400 리터 규모의 대형헬기(CH-47D) 5대, 담수량 4250 리터 규모의 중형헬기(AS332L) 2대 등 총 7대를 임차해 전국 산불 위험지역에 배치했다.

대형헬기(CH-47D)는 현재 산림청 주력 헬기 기종인 러시아산 카모프 헬기에 비해 속도는 2배 가까이 빠르고 담수량은 3배 이상 커서 시간당 최대 8배의 진화효율을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성현 청장은 최근 실제로 해외 임차헬기가 배치되어 있는 조치원 소재 육군 모 부대를 방문해 출동태세를 점검했다. 미국 국적의 조종사 및 정비사에게 안전운항과 정비점검 철저를 당부하기도 했다.

산불진화 임도 확충도 꾸준히 추진할 방침이다. 실제 산불이 났을 때 임도가 있는 경우에는 진화인력과 장비가 현장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조기 진화할 수 있지만, 임도가 없는 지역은 인력 진입이 어려워 그만큼 산불 진화도 더딜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산림청은 지난 2022년 약 332km에 불과한 산불진화임도를 매년 500km 이상씩 늘려 2027년까지 3,207km로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난 2022년 발생했던 울진 소광리 금강소나무숲 대형 산불 때에도 2020년에 설치된 산불진화임도 덕분에 200～500년 된 금강소나무 8만 5천여 그루를 지킬 수 있었다는 게 산림청의 설명.

우리나라 산림 629만ha에 설치된 임도는 2022년 말 총 연장거리 2만 4929km에 이르지만, 임도밀도를 보면 3.97m/ha로 산림선진국인 독일(54m/ha)의 1/14, 일본(23.5m/ha)의 1/6 수준에 불과하다. 이 중 국유림 임도밀도가 4.98m/ha, 공유림과 사유림 임도밀도는 3.6m/ha로, 전체 산림의 74%를 차지하는 공·사유림의 임도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임도설치에 여러 제약이 따르는 국립공원 지역의 임도밀도는 0.16m/ha로 더 열악하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산불을 공중과 지상에서 입체적으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산불을 끄기 위한 인력이 진입할 수 있는 산불진화임도 확충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임도예산을 대폭 확충하고 임도시설이 취약한 국립공원 등에도 적극적으로 임도를 개설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아무쪼록 올해는 산불 발생 및 피해가 적어지고 진화 및 예방 또한 스마트해지는 원년이 되길 바란다. 특히 봄부터 초여름까지는 산림청의 산불 진화 의지 및 노력을 꼼꼼하게 지켜보는 국민들이 많다는 점을 기억하길 바란다.

김찬래 기자  kcl@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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