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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하면 ‘빈집’서 살까, ‘농막’에서 지낼까?2022년 기존 농촌 빈집 6만 6천호... 40% 재활용 가능, '주거공간 재생사업' 추진
농촌 빈집 리모델링 후 귀농인의 집 [사진=농식품부]

[한국영농신문 이병로 기자] 

빈집. 말 그대로 사람이 살지 않고 비어있는 집을 말한다. 고령화에 따른 이런저런 부작용을 우리보다 20년 가까이 먼저 겪고 있는 일본은 빈집을 가장 잘 활용한 모범국가로 손꼽힌다. 그 중심에 ‘빈집뱅크’라는 제도가 있다. 2021년 기준 약 850만 호의 일본 내 빈집에 대해 지방정부가 거주희망자에게 리모델링비를 지원한다. 아울러 빈집이 되기 전에 이런저런 대책을 구사해 빈집이 늘어나는 것을 체계적으로 막아내고 있기도 하다.

아직 우리나라는 일본처럼 도시 빈집은 많지 않고, 농촌 지역 빈집이 늘어가는 추세다. 지난202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농촌 빈집은 약 6만 6천 호에 이른다. 조사 결과를 보면 이 가운데 약 40%인 2만 6천 호 정도가 재활용(귀농.귀촌 수요자 활용) 가능 빈집으로 알려져 있다. 결과적으로 나머지 60%의 빈집은 철거되거나 허물어야만 한다는 뜻이다.

짐작한대로 빈집 발생은 저출생·고령화 가속화에 따른 것이다. 지역소멸 그 중에서도 농촌과 산촌 소멸에 따른 빈집 증가는 앞으로 지역사회의 큰 문제점으로 대두될 가능성이 무척 높다. 우리 정부는 지난 4월 농촌 빈집정비 활성화 대책을 마련한 바 있다.

정부 대책의 주요 내용은 오는 2027년까지 농촌 빈집 수를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것이다. 2027년까지 3만 3천곳까지 빈집 숫자를 줄여나가겠다는 거다. 농식품부는 ‘농촌마을보호지구’로 지정한 마을에 대해서 농촌주거환경 개선사업을 우선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민간기업이 마을정비조합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는 ‘농촌 주거공간 재생사업’도 신설하고 빈집 전용 정책금융 제도의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6월부터 빈집 소유자와 정부, 기업이 참여하는 ‘민관합동 빈집재생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프로젝트를 통해 농촌 빈집을 귀농·귀촌인의 임대주택, 어린이·청소년 공간, 마을 호텔 등으로 리모델링한다. 프로젝트 1호 대상지는 전남 해남군. 전국에서 가장 먼저 사업을 추진하게 되며 총 8억 5천만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해남군 빈집 20호를 리모델링한다. 리모델링한 빈집은 귀농귀촌 가구의 임대주택과 농촌체험마을 방문객들을 위한 마을 호텔 등으로 활용하게 된다.

올해도 정부는 매년 8천 호 이상이 농촌빈집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하고, 농촌빈집 재생을 위한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촌빈집의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기 국비 및 지방비 50억원을 투입해 농촌빈집 실태조사를 올해 2월부터 추진한다고 밝혔다. 농촌소멸,산촌소멸을 막기 위해서는 우선 실태파악부터 제대로 하자는 절박함이 담긴 프로젝트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올해 실시되는 농촌빈집 실태조사는 참여의사를 밝힌 14개 시·도의 64개 시·군·구부터 빈집실태조사 전문기관인 한국부동산원이 시행한다. 그 내용은 ▲빈집 주소, ▲입지, ▲주택유형, ▲빈집등급, ▲빈집소유자의 매매·활용 동의여부 등이다. 이렇게 모인 정보는 도·농 빈집 정보플랫폼인 ‘소규모&빈집정보 알림e’를 통해 공개한다.

그렇다면, 만약 귀농.귀촌 희망자들은 농촌에 살러 오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집을 새로 지을까 아니면 남이 살던 빈집에서 우선 살아갈까? 그도 아니면 지자체가 우선 제공하는 주거공간에서 지내며 농막을 마련한 뒤 마음의 결정을 내리게 될까? 농촌빈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귀농 희망자의 마음부터 먼저 읽어내는 지혜가 필요할 듯 싶다. 무조건 ‘빈집 여기 있으니 살아봐요~’라고 한다고 해서 귀농귀촌자들이 그 집에서 산다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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