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대 농협중앙회장에 당선된 강호동 후보(오른쪽)이 전임 이성희 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농협중앙회]

[한국영농신문 이광조 기자] 

농협중앙회 제25대 회장에 강호동(60) 경남 합천군 율곡농협 조합장이 당선됐다. 경남 출신 조합장이 농협중앙회장에 오른 건 2004년 20대 중앙회장 선거 이후 20년 만이다.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25일 진행된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강호동 조합장은 1차 투표에서 607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지만 과반 획득에는 실패했다. 이후 2위를 차지한 조덕현 동천안농협조합장과 결선 투표 끝에 강 조합장은 781표 얻어 464표를 얻은 조 조합장을 317표 차이로 앞서며 최종 당선됐다.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하면 당선되지만,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후보자 간 결선 투표를 해 최종 당선을 가린다.

이번 선거는 2007년 이후 17년 만에 전국의 농협 조합장 1,111명 전원이 참여하는 직선제로 치러졌다. 이번에 조합장 1천111명이 직접 투표에 참여하지만 표수는 1천252표다. '부가의결권' 제도가 도입돼 조합원 수 3천명 미만 조합은 한 표를, 조합원 수 3천명 이상 조합은 두 표를 각각 행사했다.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1990년 민선이 도입되면서 직선제로 치러지다가 도중에 일부 조합장이 대의원 신분으로 투표하는 간선제로 바뀌었다. 그러다가 2021년 농협법 개정으로 다시 전체 조합장이 참여하는 직선제로 회귀하였고 이번 선거가 개정법이 적용된 첫 사례다.

강 당선자는 공약사항으로 지역 농·축협의 경영 부담 완화를 위해 무이자 자금 규모를 20조원으로 늘리고 상호금융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상호금융을 독립시켜 제1금융권 수준의 금융기관으로 키우겠다고도 했다. 또한 신성장동력을 위해 중앙회에 미래전략실을 신설하고 조합원을 위한 요양병원을 설립하겠다고도 했다.

아울러 강 당선인는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중앙회와 하나로유통, 농협홍삼, 남해화학 등을 보유한 경제지주의 통합을 제시했다. 다만, 이같은 중앙회 지배구조 개편은 「농협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이다. 

농협은 2012년 이른바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하는 신경분리 원칙을 세우고 중앙회·경제지주·금융지주' 구조로 개편했다. 강 당선자의 공약이 실현되면 10여년 만에 중앙회와 경제지주사가 재통합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 경우 중앙회와 NH농협은행, NH투자증권 등을 보유한 금융지주 체제로 재편된다. 

강호동 당선인는 대구미래대학 세무회계과를 졸업하고 농협대학 협동조합경영대학원, 동대학 협동조합경영대학원 최고전략과정을 수료했다. 1987년 율곡농협에 입사해 5선 조합장을 지냈으며 농협중앙회 이사, 농협경제지주 이사, 농민신문사 이사 등을 역임했다. 강 당선자는 직전 선거인 2020년 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도 도전했다가 1차 투표에서 3위에 그쳐 낙선했다. 하지만 이번에 재도전하여 조합장들의 고른 지지를 받으며 비교적 큰 표차로 당선됐다.

강호동 후보자는 결선투표를 마치고 당선증을 받은 뒤 당선 소감을 통해 "농협을 혁신하고 변화시켜 지역농협과 조합장과 농어민을 위하는 농협중앙회로 만들라는 뜻으로 알고 있다"며 "조합장들과 소통하고 함께 힘을 모아 지역농협이 주인이 되는 중앙회를 만들겠다"고 역설했다.

강호동 당선인은 오는 3월로 예정된 농협중앙회 정기총회를 거쳐 4년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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