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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가격 잡으면 ‘밥상 물가’ 잡히나?정부 미국-뉴질랜드 사과 수입 검토... 농가들 극렬 반발 "국내 산업 붕괴할 것"
정부가 물가안정이라는 명분으로 사과를 수입하겠다고 발표하자 농민들은 즉각 반발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한국영농신문 이광조 기자] 

계란에 이어 이번엔 사과다. 정부가 물가안정이라는 명분으로 사과를 수입하겠다고 발표하자 과수재배 농민들이 벌떼처럼 들고 일어났다. (사)한국사과연합회와 한국과수농협연합회는 성명을 발표하고 “전국 7만여 사과 생산 농가들의 허탈감과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 정부가 만약 사과 수입 절차를 진행한다면, 국내 사과 산업은 붕괴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계란 생산 농가들이 반발하고 나선 지 1~2주 안에 벌어진 일이라 연이은 정부의 수입 계획 발표에 생산농가들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는 모양새.

이런 분위기 속에 우리 국민들이 일본에 비해 과일을 2배 가까이 , 정확하게는 1.6배 이상 먹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새삼 눈길을 끈다. 농촌진흥청의 2021년 조사결과, 한국과 일본의 1인당 연간 과일 소비량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지만, 하루에 과일 300g 이상을 먹는 소비자가 한국(51.3%)이 일본(3.8%)보다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2018년 기준으로 1인당 연간 과일 소비량은 한국이 57.5kg, 일본이 23.7kg인 것으로 나타나 한국이 일본보다 약 1.6배 많았다. 양국 국민들의 과일 섭취 이유는 한국의 경우엔 ‘건강에 좋아서(40.6%)가 1위로 나타났고’, 일본 소비자는 ‘맛있어서(40.5%)’ 라고 응답한 사람들이 많았다.

위 조사 결과와는 별도로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 포럼이라는 단체에서 자체조사한 결과를 보면 2009년 ~2013년 자료 기준으로 한국에서 가구당 소비되는 과일 1위는 사과인 것으로 나타났다. 1위 사과를 비롯해 2위 감귤, 3위 포도, 4위 수박, 5위 딸기 순으로 소비량이 많았다. 그 뒤를 토마토 > 복숭아 > 참외 > 배 > 단감이 차지했다. 수입과일은 바나나와 오렌지가 소비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전 세계적으로 볼때 과일 소비량 순위는 어떻게 나타날까? 같은 자료조사 결과를 보면 ,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과일 1위는 토마토인 것으로 나타났다. 2위가 바나나, 3위가 수박, 4위가 사과, 5위가 자몽이었다. 그 뒤를 이어 포도 > 오렌지 > 망고 > 귤 > 파인애플 이 순위에 들어가있다. 사과는 국내 1위, 세계적으로도 4위의 소비량을 자랑하는 대표 과일인 셈이다.

다시 정부의 사과수입 계획 발표로 돌아가면, 이에 대한 반대 주장이 전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었던 민주당 이개호 의원을 통해서도 나오는 형국이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의 사과수입 발표 계획에 대해 “가격이 오르면 수입하고, 내리면 나 몰라라 하면, 피해는 결국 농민과 더불어 전 국민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정부를 직격했다. 이 의원은 또 “지금 필요한 것은 물가 잡기라는 명분으로 사과 농가를 죽이는 게 아니라 식량안보의 첨병으로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높이고 있는 우리 농민을 위한 보다 근본적인 정책 수립”이라고 정부를 질타했다.

맞는 말이다. 더구나 자국산 농산물 수출을 확대하려는 미국의 압박이 거세지는 분위기 속에서 계속해서 과일과 농산물 수입을 확대하는 게 어떤 숨은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관계자들은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이 자국산 자몽(텍사스산), 신선감자(미국 11개주 생산품), 천도복숭아(캘리포니아산)를 한국에 수입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국내 과일 수입이 전면적으로 개방되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있던 터라, 정부의 이번 사과 수입 계획 발표는 이래저래 뒷말이 많을 수 밖에 없다. 더구나 한·미 FTA 발효 이후 사과·배에만 부과되던 관세마저 2032년이면 거의 완전 철폐의 수순을 밟을 것이어서 , 정부의 이번 사과수입 계획 발표는 더욱 신중함 속에서 이루어졌어야만 했다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사과 생산농가들은 “지난해 기상이변, 병해충 창궐로 전국 사과 생산량이 전년 대비 25% 정도 감소했다. 이에 따른 사과 값 상승은 어찌보면 자연재해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단기 처방인 수입에만 의존하는 것은 과수농가의 희망을 완전히 빼앗는 조치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마땅히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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