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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배양육’ 생산금지 조치... 대세 뒤엎나?이슬람 할랄-유대교 코셔 배양육 허용... 이탈리아 소비자 이익 보장 차원 금지
식물성 재료를 활용한 인공육 기업인 비욘드 미트의 버거용 패티 제품 [사진=비욘드 미트 홈페이지]

[한국영농신문 이광조 기자] 

배양육 관련한 재미있는 해외토픽이 있다. 사람들이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고기 아닌 고기 배양육’은 이슬람교 율법이나 유대교 율법에서 ‘진짜 고기’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까다롭기로 유명한 그들의 종교적 전통을 뚫을 수 있을까? 특히 할랄 식품(이슬람율법상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는 거대한 음식 카테고리가 존재하는 이슬람 세계권에서는 배양육의 종교적 인정을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런데 이에 대해 이슬람 율법학자들이 “배양육도 할랄 식품으로 할 수 있다”라는 종교적 해석을 내려 화제가 되고 있다. 다만 조건이 있긴 한데 “할랄 공급원서 채취한 줄기세포 사용하면 가능하다”라는 게 바로 조건이다. 이는 미국의 한 인공육 업체가 이슬람 율법학자들에게 최근 ‘배양육이 할랄이 될 수 있는지’ 검토해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답변에서 밝혀졌다.

율법학자들은 무슬림이 먹을 수 있는 줄기세포일 것, 가축이 율법에 맞게 도축돼야 할 것,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할 것 등이 구체적 조건으로 추가되긴 했지만, 어쨌거나 배양육은 이슬람 율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온 것이나 마찬가지.

배양육 옹호 단체들과 배양육 상업화를 적극 추진 중인 국가들은 이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배양육의 상업화 토대를 마련한 획기적인 판단”이라든가 “전 세계 배양육 스타트업들에게 기준점과 지침을 제공한 판결”이라는 등의 기대 가득한 반응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슬람 율법만큼이나 엄격한 식단을 유지하는 유대교에서도 배양육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서서히 발견되고 있다. 세계 최대 코셔(유대교 인증 종교적 음식) 인증기관에서 최근 이스라엘에서 만들어진 배양육 닭고기를 인증했기 때문.

그런가하면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가까운 미래에 각광 받는 고수입 직업 가운데 배양육ㆍ대체육 등 인공육 개발자가 포함돼 있어 배양육에 대한 일본 사회의 기대감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코트라(대한투자무역진흥공사) 일본 나고야무역관 자료에 따르면, 인공육 개발자가 식량문제를 해결하는 인류의 구세주로 인정받아 미래 고수익 직업 2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인공육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은 뜨겁다. 보편적인 상용화에는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미 세계적인 대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일반 육류보다 가격만 비슷해지거나 저렴해져서 보편화되면, 도축으로 인한 동물 학대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그런데 이탈리아에서 이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발생했다. 이탈리아 정부가 세계적인 흐름과는 달리 배양육의 생산 및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최종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식물성 단백질을 함유한 식품에 생선이나 고기 명칭을 붙이는 것도 아울러 금지했다. 이를 어길 때는 무려 최대 6만 유로(한화 약 8,500만 원)의 벌금을 내야 된다. 지난 4월 발의된 법안이 지난 11월 16일 하원에서 최종 통과돼 그 시행을 앞두고 있기도 하다. 이탈리아의 축산업을 보호하고 높은 수준의 시민 건강 보호와 소비자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함이 법안의 목표로 제시되어 있는데, 척추동물에서 추출한 세포ㆍ조직 배양액으로 생산된 식품, 음료, 사료 등의 생산, 유통, 판매를 모두 금한다는 것.

이와 같은 이탈리아의 배양육 전면 생산,유통 금지 조치에 세계 각국은 여러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당연히 가축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감축 흐름에 역행하는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미 대세가 된 배양육 산업이 식량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므로 그런 조치는 무익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또한 유럽연합 전체가 배양육의 생산ㆍ유통을 승인할 수도 있다. 이때 이탈리아는 고립되게 된다. 이탈리아의 배양육 금지 조치는 자국 내 농식품 협회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배양육 금지가 소비자의 이익을 보장한다’라는 대목에서는 다소 의아하다.

코트라(대한투자무역진흥공사) 자료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에서는 배양육을 금지했지만, 소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래 먹거리로 단백질 식품으로 곤충을 꼽은 소비자는 18%에 그쳤으나 배양육을 꼽은 소비자는 23%로 나타났다. 또한 4명 중 1명은 배양육의 구매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글로벌 시장에서는 싱가포르와 미국에서 배양육 판매가 공식 승인되는 등 배양육에 대한 세계 시장의 관심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배양육은 지금 어디쯤에 있을까? 이탈리아의 조치에 배양육의 미래를 곰곰 생각해보게 된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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