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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소비-가루쌀 확대 해법, 밥보다 디저트에 주목젊은층 디저트 새로운 트렌드 '쌀'... 약과-개성주악 선호도-언급량 크게 늘어
개성주악은 고려시대 개성 지역에서 즐겨먹던 향토 음식인데, 손님 접대나 잔치, 연회에서 등장하던 귀한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은 개성주악 연출사진 [사진=연리희재 홈페이지]

 

[한국영농신문 이병로 기자] 

우리나라 국민들은 쌀을 더 많이 먹을까 아니면 밀을 더 많이 먹을까? 1~20년 전만 해도 당연히 쌀이라고 답했겠지만, 2023년 현재는 어떤 것을 더 많이 먹는지 쉽게 대답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밀 소비량이 날로 늘어나는 점도 대답을 힘들게 하는 요인이다.

이를 정확하게 알려면 국민 1인당 쌀과 밀 소비량을 측정해보면 되는데, 우리 국민 1인당 밀 소비량이 지난해 (2022년) 무려 36.9킬로그램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쌀은 어떨까? 쌀은 1인당 56.7킬로그램인 것으로 조사돼 아직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밀보다 쌀을 더 많이 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주목할 점이 있다. 지금부터 5년 전인 2017년 쌀 소비량이 61.8kg이었는데, 우리 국민들은 5년 동안 무려 5kg을 덜 먹는 입맛이 됐다. 그런데 밀은 2017년 1인당 소비량이 32.1kg이었던 게 5년 만에 4.8kg 늘어난 36.9kg이 됐다. 쌀 소비량은 5년 동안 5kg 줄었고, 밀 소비량은 5kg 가까이 늘어났다는 점을 눈여겨 봐야한다.

그렇다면 쌀은 이렇게 계속 소비량이 줄어들기만 해야되는 걸까? 식량안보라는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축으로 기능하는 쌀소비량 급감을 보고만 있어야만 하는 걸까? 그래서 농식품부 산하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농정원)이 쌀 소비 트렌드 온라인 언급량과 키워드를 분석해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최근 11월에 농정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쌀 소비와 관련한 중요한 점이 발견됐는데, ‘쌀 소비에 대한 관심도는 쌀디저트를 중심으로는 오히려 증가했다’라는 것이다.

농정원은 이를 “쌀이 한국인의 주식을 넘어 가공식품으로도 새롭게 주목받으며 먹거리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언급했는데, 이는 농정원이 지난 11월 10일 발표한 쌀 소비 트렌드 온라인 언급량과 키워드 분석 결과에 따른 것이다. 이번 분석은 쌀 소비에 대한 국민 인식을 확인하기 위해 진행됐으며, 최근 4년간(2020~2023) 온라인에 게시된 350만 건 이상의 데이터를 활용한 것이어서 쌀소비의 추세와 방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자료다.

쌀 관련 키워드 조사 결과 [자료=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 쌀 소비에 대한 관심도는 쌀디저트를 중심으로는 오히려 증가

여기서 바로 디저트류의 언급이 눈에 띄게 증가했는데, 2022년 1만 4352건에서 2023년 2만 4816건으로 73%가량 크게 증가했다. 눈에 띄는 점은 그중 한식 디저트 ‘개성주악’과 ‘약과’의 정보량이 지난해와 비교할 때 각각 275.2%, 104.1% 증가한 현상이다. 디저트 품목별 정보량 증가율을 보면 개성주악 > 약과 >쌀소금빵 > 전통주 >쌀 디저트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눈에 띄는 품목은 이름마저 다소 낯선 개성주악이다. 고려시대 개성 지역에서 즐겨먹던 향토 음식인데, 손님 접대나 잔치, 연회에서 등장하던 귀한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개성주악은 찹쌀가루를 막걸리로 반죽하고 둥글게 빚어 기름에 지져서 만든 다음, 그 위에 꿀이나 조청을 코팅한다. 약과랑 비슷한 거 아니냐는 질문이 나올 법한데, “약과가 ‘한과’라면 주악은 기름에 튀겼기 때문에 ‘떡’ 종류라고 보면 된다”는 게 한식진흥원의 설명이다. 떡의 쫄깃함을 유지하면서 바삭바삭한 겉면은 도넛 같다고. 실제로 최근 MZ세대 간식 트렌드 변화는 뚱카롱(뚱뚱한 마카롱 신조어) > 약과 >개성주악 순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지난 12월 5일 편의점 GS25는 최근 트렌드에 맞춰 개성주악 전문점 ‘연리희재’와 손잡고 새로운 한국형 차별화 디저트를 선보이기로 했다. 조만간 인절미떡쿠키와 흑임자떡쿠키도 출시한다는 게 GS25측의 설명이다. 개성주악, 인절미쿠키, 흑임자쿠키 등 우리 전통을 입힌 쌀디저트를 푸드 대기업이 출시한다는 것은 그만큼 젊은 층 입맛 분석을 철저히 했기에 가능한 것이라는 게 음식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하나 주목할 디저트는 바로 ‘오란다’인데, 자주 먹어봤으면서도 정확한 이름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설명하자면 이렇다. 오란다는 쌀보다 좀 더 큰 콩만한 알갱이를 물엿이나 꿀로 코팅해서 만든 강정이라고 할 수 있는데, 흔히 옛날과자라고 부르는 바로 그 간식을 말한다. 편의점에서도 팔고 길거리 트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오란다라는 이름은 네덜란드(Holand)를 칭하는 일본어 발음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농정원이 최근 4년간 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쌀로 만든 디저트의 검색정보량 증가 순위는 약과 > 오란다 > 쌀디저트 > 개성주악 > 쌀도넛 > 쌀카스테라 > 쌀소금빵 > 쌀베이글 순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검색정보량 분석결과에서 나온 흥미로운 점은 ‘쌀밥’, ‘찹쌀떡’, ‘떡볶이’ 등은 증가율이 높진 않았지만 가장 많이 검색된 키워드였다는 것. 즉 사람들이 꾸준히 검색해봤다는 뜻이다. 또한 밀가루 대신 쌀을 소비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쌀이 더 건강하고(23.7%), 더 맛있어서(19.1%)라는 대답이 나왔다. 젊은층의 밥쌀 소비 기피이유 1위가 ‘다이어트에 해로울 것 같아서’라는 공공기관의 설문조사 결과와 비교해서 분석해볼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즉 ‘다이어트하고 싶어서 밥은 좀 덜먹지만, 이왕 디저트나 과자를 먹을 거라면 쌀로 만든 게 건강에 좋을 것 같다’라는 젊은층의 소비심리를 더 정밀하게 읽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또한 쌀의 구체적인 장점으로는 ‘글루텐이 없어서(15.0%)’, ‘식감이 좋아서(12.2%)’라는 답변도 나왔다.

또한 쌀 관련 ‘애국심’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쌀 가격 상승·하락과 관계없이 쌀이 식량안보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쌀 소비를 확대해야 한다는 점에도 공감하고 있었다. 식량안보 차원에서 쌀 가공품 소비와 대체작물 재배를 장려해 쌀 가격을 정상화야 한다는 의견도 43%나 됐다.

다양한 쌀 활용 디저트 트렌드 [자료=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 약과ㆍ개성주악ㆍ오란다ㆍ쌀도넛ㆍ쌀소금빵 등 쌀 디저트와 쌀빵류 관심 증가

이런 분위기 속에 올해 처음으로 시행중인 전략작물직불제는 나름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알다시피 전략작물직불제는 논에 가루쌀 전용 쌀, 콩, 보리, 밀 등 전략작물을 재배함으로써 쌀 수급안정을 도모하는 제도. 전략작물 재배 농업인에게 직접 지불금을 주는 제도다. 

농식품부는 올해 전략작물직불제 이행면적이 12만 5천ha에 달한다고 밝혔다. 서울시 면적(605.21㎢)의 두 배가 넘는다는 게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농식품부는 이번 전략작물직불제 시행을 통해 쌀 수급안정과 농가소득 제고, 식량자급률 향상 등 여러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자체적으로 평가했다. 농식품부의 발표를 비추어보면, 논에 전략작물을 재배해서 가루쌀, 밀, 콩 등의 식량자급률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는 99%를 수입에 의존하는 밀가루를 대체하는 쌀가루의 약진을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앞서 언급했듯이 디저트를 중심으로 젊은층의 관심을 끌고 있는 쌀로 만든 식품들의 다양화와 상품성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최근에는 '약겟팅'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약과+티켓팅의 합성어라고 한다. 티켓을 판매하거나 홍보를 할 때 약과를 끼워주면 그 효과가 엄청나다는 홍보전문가들 사이의 일종의 은어다. 개성주악은 또 어떤가? 편의점에서 개성주악을 출시할 정도라면, 농식품부와 농정원 그리고 농업관련 기관들은 농민들이 이런 추세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며 안내하는 적극성과 시의적절한 행동이 필요할 것이다. 그런 게 바로 농촌가치 다원화, 농촌의 전국민적 의제화를 위해 존재하는 농업관련 기관들의 존재 이유일 것이다.

농식품부는 99%를 수입에 의존하는 밀가루를 대체하는 쌀가루의 약진을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앞서 언급했듯이 디저트를 중심으로 젊은층의 관심을 끌고 있는 쌀로 만든 식품들의 다양화와 상품성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사진=픽사베이]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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