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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식품산업의 미래, 푸드테크에 달렸다”먹거리-기술 결합 새로운 가치 창출... 농촌-농민 외면하면 자충수 돼
2023 대한민국 식품대전 개막식 현장 [사진=농식품부]

[한국영농신문 이병로 기자] 

푸드테크라는 말이 농식품업계와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관심사가 된 건 최근 일은 아니다. 식품에 IT 테크닉을 접목해 새로운 산업을 일구어낸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져나온 게 벌써 10년도 넘었다. 더구나 우리 식품이 한류에 올라타고 K-푸드라는 이름으로 전세계인의 입맛을 저격하는 최근엔 푸드테크란 말을 빼놓고 농식품 산업을 거론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올해 열리는 식품대전에서도 ‘대한민국 푸드테크 산업의 미래’라는 주제를 앞세워 행사가 치러지는 모양새다. 11월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 동안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식품대전’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는 식품 관련 대표 박람회인데, 국내외 식품산업의 최신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자리다. 

올해도 국내 대표 식품기업들과 푸드테크 기업 100여 곳이 참가했다. 잘 알다시피 푸드테크란 식품(Food)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인데, 단순히 식품의 생산에 IT기술이 접목된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생산ㆍ유통ㆍ소비 전반에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바이오 기술 등의 첨단기술이 결합되어 있어서 어디서부터가 푸드테크인지 그 시작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올해 식품대전은 챗 GPT 열풍을 거치고 난 뒤 처음 맞이한 행사답게 AI 시대를 살고 있다는 사실이 체감되는 행사라는 평가가 쏟아져 나온다. 식물성 원료로 만든 인공육(대체육)에서부터 식물성계란, 요리 로봇, 기능성 펫푸드에 이르기까지 다채롭다. 

이런 제품도 있다. ‘닭이 필요없는 계란’이라는 제목부터가 남다른데, 이는 스타트업 ‘메타텍스쳐’라는 회사에서 선보인 식물성 계란이다. 이 회사는 대두, 녹두, 단호박 등으로 만든 이 계란을 '스위트에그' 라는 이름으로 출시했다. 계란의 맛과 질감을 구현할 10가지의 엄선된 채소를 선별하여 국내 최초로 식물성 삶은 계란을 만들어냈다. 진짜 계란과 단백질량은 비슷하거나 동일한데 칼로리, 콜레스테롤이 낮아서 건강 마니아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품이다.

이 회사는 식품공학 전공자들이 모여 설립한 푸드테크 전문기업을 표방하며 이미 국내 편의점에 지난 1월 식물성계란 간편식 3종을 출시했다. 고기만을 위해 길러지는 가축의 희생과 축산물을 소비하는 사람의 수요 사이에서 최적의 해결책을 줄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지니고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위로 푸드의 ‘물로만 즉석 김치 키트' [사진=위로 푸드 홈페이지]

'위로 푸드'라는 곳도 눈길을 끈다. 보다 간편하고 편리하게 취식, 보관, 유통이 가능한 K-가공식품을 개발하고자 설립했다는 이 회사는 배추 등의 야채를 건조하여 보관하며, 구매자가 물을 부어 조리할 수 있는 즉석 조리식품을 개발해냈다. 빠른 시간에 건조야채의 식감을 회복하는 기술에 대한 2건의 특허를 출원했다고도 밝히고 있다.

대표상품은 ‘물로만 즉석 김치 키트’인데 ‘물만 부으면 5분 안에 완성되는 즉석김치’를 표방하고 있다. 항공기 기내 반입이 가능해서 해외여행 시 가지고 갈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캠핑을 가서도 물만 부어 김치를 만들어 고기나 바비큐 요리에 곁들일 수 있는 보관, 이동, 조리 3박자의 간편함을 최적화한 제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세계 최초로 수면양갱을 선보인 회사도 있다. ‘수면양갱으로 꿀잠자기’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이 회사는 수면유도성분인 락투신 함량이 일반상추보다 124배나 많고 흔한 팥맛이 아닌 함평 고구마로 맛을 살렸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전남 농업기술원이 개량한 흑하랑 상추를 활용하고 있다.

로봇이 튀겨주는 치킨도 볼 수 있는데, '로보아르테'라는 회사의 치킨 조리 자동화 기술이 주인공이다. 치킨 조리 전 과정을 자동화하는 기술을 개발해 매장 운영의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켰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이 기술은 튀김 공정뿐만 아니라 반죽과 양념 과정까지 자동화하여 '롸버트치킨'이라는 자체 브랜드에 우선 적용 중이다. 타 치킨 브랜드로의 확장도 가능하다. 로보아르테는 이번 식품대전에서 치킨 자동화 시스템을 비롯한 다양한 AI 기반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식품대전에는 국내외에 이미 널리 알려진 국가대표 푸드테크 기업들도 대거 참여했는데, '위미트'가 대표적이다. 위미트는 ‘고기(육류)를 재정의한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국내산 새송이버섯, 두부, 밀단백 등으로 만든 식물성 닭고기를 홍콩, 호주 등에 수출하고 있는 기업이다. 기존의 고기를 카피하는 게 아닌 오리지널 식물성 인공육을 만들어낸다는 자부심이 대단한 기업으로 유명하다. 위미트 덮밥, 깐풍기, 꿔바로우 등 여러 제품을 출시 중이다.

신선 나물 구독서비스 '나물투데이'를 운영 중인 에그테크(농업기술) 스타트업 엔티(NT)도 식품대전에 등장한다. 국내 나물시장 규모가 약 2조 원대로 알려진 가운데, 나물투데이는 소비자 요청에 따라 정기적으로 제주도, 울릉도 등 전국 각지 농가에서 얻은 제철ㆍ희귀나물 100종을 반조리(전처리) 한 뒤에 배송하는 유통 플랫폼이다. 현재 백화점 30곳, 마트 7곳, 쿠팡 등에 유통하고 있다.

2023 대한민국식품대전에서 농식품부 정황근 장관이 업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농식품부]

◇ “식품과 IT기술의 결합이 전혀 다른 식품을 탄생시킨다”

이런 분위기 속에 경기도농수산진흥원과 한국푸드테크협의회가 '2023 코리아 푸드테크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한다. 경기도와 농협중앙회가 후원하는 이번 공모전은 국내 최초로 푸드테크 신기술을 발굴하는 행사다. 푸드테크 관련 스타트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해 우리나라 푸드테크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드높인다는 취지로 꾸려졌다.

이번 공모전은 ▲대체식품, ▲케어푸드(환자식), ▲푸드 업사이클링(식품 생산과정에서 발생한 부산물 등을 재가공해 새로운 제품으로 탄생시키는 산업), ▲로봇과 인공지능을 이용한 생산ㆍ주문ㆍ운반 자동화, ▲농식품 온라인 플랫폼, ▲애그테크(농업 전 과정에 AI·로봇 등 첨단기술 적용) 등 푸드테크와 관련한 제조, 서비스, 비즈니스모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아이디어를 대상으로 한다. 푸드테크에 관심이 있는 기업, 기관, 단체, 개인 등 누구나 제한없이 공모에 참여할 수 있다.

이처럼 민간과 공공 부문에서 푸드테크에 관심을 쏟는 이유는 그 시장 규모와 관련이 깊다. 농식품부 통계에 따르면, 2017년 약 27조 원이던 국내 푸드테크 시장 규모가 지난 2020년 61조 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31.4% 성장한 셈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우리 정부는 오는 12월, 식물성 대체식품 산업의 활성화 방안도 구체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더불어 내년 푸드테크 예산안도 올해보다 63억 원이나 증가한 639억 원으로 확대, 편성한다고 발표했다.

식품 기업들 역시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내 굴지의 식품기업 농심은 지난달 푸드테크 스타트업 생태계 육성을 위해 100억 원을 출자한다고 밝혔다. 푸드테크 시장성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할 수 없는 결정이다. 최근 코로나 시국을 거치며 투자 관련 분위기가 얼어붙은 시점에 나온 이런 소식은 푸드테크의 미래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방증일 수 있다.

이처럼 국내외 각 기업들과 정부는 차별화된 아이디어와 새로운 기술을 입힌 식제품을 시장에 선보이려는 치열한 노력을 벌이고 있다. 시장 선점이 가져올 이익을 계산하며 과감하면서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농촌과 농민을 위한 접점이 마련되는 바탕에서 푸드테크가 자리잡아가는 상생 움직임도 더욱 필요해보인다. 푸드테크에서마저 소외되는 농촌과 농민이 발생하는 그런 일은 자칫 식품산업과 푸드테크 생태계에 자충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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