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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일손부족 해결사 '자율작업' 트랙터 뜬다LS엠트론, 레벨3 제품 출시 보급 확대... 장애물 감지-정지 기능 등 완성도 높여
자율주행으로 로터리 작업을 시연하고 있는 LS엠트론의 MT7 트랙터. 사람이 하는 수동 모드에 비해 직선 유지 등 정확도가 높다. [사진=이병로 기자]

[한국영농신문 이병로 기자] 

최근 테슬라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전기차 시장의 전망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전기차가 탄소배출이 없는 친환경 이동수단으로 주목받아왔지만 살 사람은 다 산게 아니냐는 비아냥을 받고 있다. 

하지만 사실 테슬라의 핵심 경쟁력은 자율주행에 있다. 일론 머스크 CEO는 지난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비바테크 혁신 콘퍼런스에 참석해 "테슬라의 기업 가치는 자동차가 아닌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아직은 완성도를 높여가는 중이지만 사람의 조작이 필요없는 FSD(Full Self Driving) 수준이 되면 차는 더 이상 이동수단이 아니라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내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농업 분야에서 자율주행의 목적은 자동차와 다소 다르다. 승용차가 운전자의 편의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농기계는 효율성이 우선이다. 농작업의 생산성을 올리는데 도움을 줘야 한다. 비싼 돈을 주고 산 자율주행 농기계가 돈을 벌어줘야 한다는 뜻이다.

고령화로 우리 농촌은 만성적인 일손 부족에 시달라고 있다. 영농비용은 날로 상승하고 그나마 인력 구하기도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국내 대형 농기계 기업들은 앞다투어 농업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올릴 수 있는 첨단 농기계를 개발하고 있는 이유다. 최근에는 '자율주행'이 대세다. 엄밀히 말하면, 스스로 움직이는 자율주행에 더해 농작업에 직접 도움을 주는 '자율작업'의 성공 여부가 관건이다.

LS엠트론 유현석 국내영업 담당이 자율작업 트랙터 시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병로 기자]

이런 가운데 LS엠트론은 10월 24일 경북 김천시 소재 동부 메가센터에서 기자들을 상대로 '자율작업 트랙터 시승행사'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LS엠트론의 자율작업 트랙터의 개발현황과 상용화해 시판하고 있는 모델을 소개하고 국내 시장 확대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먼저 LS엠트론 트랙터 국내영업 유현석 담당이 국내 자율작업 트랙터 시장 현황에 대한 브리핑을 했다. 유현석 담당의 설명에 따르면, 국내 자율작업 트랙터 시장은 초기 도입기에 있으나 영농환경의 변화로 급격히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그는 가장 큰 이유로 농민의 인구통계적 구조를 꼽았다. 은퇴를 앞둔 고령농들이 많으나 유입되는 청년농이 적어 농사에 종사할 인구가 급감하고 있다.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2월 기준 65세 이상 농민의 비율은 49% 수준이다. 전체 농민이 약 216만명 정도임을 감안하면 앞으로 5년 내에 실제 농작업이 가능한 농민수는 100만 명으로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게 한국농촌경제연구소의 예측이다. 앞으로 100만 명 남짓되는 농민이 5천만 명이 넘는 국민들을 먹여살려야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농업 생산성이다. 

LS엠트론은 자사의 자율작업 트랙터로 콩 재배 농가를 대상으로 현장 농가 테스트를 했는데 수동 작업 대비 경작 시간을 17% 줄이고 수확량은 8% 늘어나는 성과를 얻었다. 사람이 하는 것보다 더 정확하게 로터리 작업을 하거나 골 작업을 할 수 있어서 콩을 심을 수 있는 면적이 늘어난 결과다. 경작지 만 평을 기준으로 약 375만 원의 수익 증대 효과를 볼 수 있다는게 유현석 담당의 설명이다.

여기에 작업자의 피로도를 줄여주는 점도 큰 장점이다. 자율작업 모드로 작업을 하면 두 손이 자유롭다. 음료를 마시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성수기에는 하루 작업시간이 12시간이 넘는 노동 부하에 시달리는 전업농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유현석 담당은 "자율작업 트랙터 성패의 관건은 돈이 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LS엠트론의 영업 방향도 실수요자인 농민을 상대로 실증 데이터를 보여주며 소득을 올릴 수 있는 투자임을 설득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유현석 담당은 "기존 트랙터에 자율작업 기능이 옵션으로 추가되는데 이 가격이 10%를 넘지 않아야 구매 유인 효과가 있다"면서 "아직 규모의 경제 실현되지 않아 원가가 높은 상태에서 기업이 전적으로 부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유현석 담당은 "앞으로 닥칠 농민 부족 상황을 감안한다면 자율작업 농기계 개발은 식량안보에 필수"라고 진단하면서 "초기 보급 확대를 통해 원가 절감을 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 확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LS엠트론 MT7 트랙터 캐빈 내부에 장착된 자율주행 모드 조작 모니터 [사진=이병로 기자]

이어 LS엠트론 트랙터선행개발팀 최종민 팀장(농학박사)가 자율작업 트랙터의 기술적 특성에 대해 설명했다. 작업 요령은 비교적 간단하다. 작업하고자 하는 포장(논이나 밭)의 네 귀퉁이를 수동 운전으로 지나간다. 그러면 임의의 좌표 A-B-C-D가 찍히고 그 안쪽이 작업공간이 되는데 트랙터가 이를 기억한다. 이후 A 지점에서 조작실 내부에 부착되어 있는 모니터에서 자율작업 모드를 설정하고 버튼을 누르면 A-B-C-D 순서대로 입력된 공간 안쪽을 주행하면서 작업한다. 

LS엠트론의 자율작업 트랙터의 특징은 초정밀 위치 정보 시스템인 아르티케이(RTK, Real Time Kinematic)와 지엔에스에스(GNSS, Global Navigation Satellite System)을 적용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정지 상태에서 트랙터 위치 정밀도는 2cm 이내, 작업 시 최대 오차 7cm이내로 유지할 수 있어 국내 최고 정밀도라는 평가를 받는다. 배토기, 두둑 성형기, 비닐 피복 작업을 할때도 탁월한 성능을 발휘한다.

또한 변속기, 엔진, 전자유압, PTO 및 조향 시스템을 전자식으로 제어하는 기술과 한국형 농업에 적합한 K-턴(Turn) 경로 생성 알고리즘이 적용됐다. 여유 공간 확보가 어려운 국내 농경지 환경에 맞춰 직진 작업 후 'K'자 모양의 후진 및 회전을 통해 정확히 다음 작업 위치로 트랙터를 이동시키는 기술이다. 여기에 작업기 자동 제어를 통해 작업 중 별도 조작을 하지 않고 높이 조정, PTO on/off, RPM 제어가 가능하다.

무인 작업인 자율작업 4단계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이자 기본이 되는 장애물 감지 기능도 적용했다. LS 엠트론의 자율작업 트랙터는 전방 4m 내의 높이 1m, 폭 10cm의 장애물을 감지하여, 3m 내의 거리에서 정지한다. 고성능 라이다(LiDar)를 장착해 어두운 밤이나 궂은 날씨에도 장애물을 감지해낸다는 것이 LS엠트론 측 설명이다.

최종민 팀장은 "현재 LS엠트론의 자율작업 트랙터는 직진ㆍ회전ㆍ작업기의 제어가 가능한 레벨 3 수준"이라며 "씨엔에이치(CNH)나 존디어 같은 선두 기업들은 완전 무인 주행과 작업이 가능하고 원격 감시가 가능한 레벨 4 단계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최 팀장은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선두 기업과의 격차를 좁혀나갈 것"이라며 "진정한 무인작업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트랙터 제조사와 더불어 해외 작업기 기업들의 자율작업 성능 개선 활동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자율 작업을 시연하고 있는 MT7 트랙터. 조작석에 사람이 없다. [사진=이병로 기자]

끝으로 기자들이 직접 시승해 성능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기종은 115마력 MT7에 로터리를 장착했다. 조종석인 캐빈 내부는 일반 트랙터와 큰 차이가 없었으나 자율작업을 조작할 수 있는 모니터가 우측 상단에 장착되어 있었다. 몇가지 버튼을 눌른 후 출발했다. 핸들에 손을 대지도 브레이크나 악셀레이터를 밟을 필요가 없이 스스로 직진을 하며 로터리 작업을 했다. 

반대편 포장 끝에 도착하자 K-턴을 한 뒤 다시 작업을 시작. 모든 과정은 수동 작업과 비교해 전혀 다른 점을 찾지 못했다. 오히려 로터리 작업 흔적은 자로 잰듯 정확한 직선이었다. GPS를 통해 트랙터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각 구동부의 액추에이터(actuator, 작동기)를 통해 미세한 작동을 보정하며 통제하는 이씨유(ECU, Electronic Control Unit) 시스템 전반의 완성도가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였다. 

압권은 장애물 감지 기능 시험이었다. 자율작업 중인 트랙터의 경로에 LS엠트론의 연구원이 서 있었는데 전진하던 트랙터는 사람(장애물)을 인식하고 전방 3~4m 앞에서 급정거했다. 동시에 작업기는 상승하며 동력을 끊었다. 트랙터는 완전히 작동을 멈추고 자율작업 모드가 해제되었다. 최종민 팀장은 "급정거 시 작업자에게 가해지는 하중을 줄이기 위해 좀 더 빨리 감지해 감속을 부드럽게 하는 기술도 개발되어 있다"며 "내년에는 시판제품에 적용 가능할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LS엠트론 자율작업 트랙터의 장애물 감지 안전 멈춤 기능을 시연하고 있는 연구원. 작업하는 트랙터 전방 3미터 앞에서 정확하게 멈췄다. [사진=이병로 기자]

인구절벽을 마주 보고 서 있는 대한민국의 당장 닥친 난제는 노동력 부족이다. 농업 부문의 타격은 특별히 더 심해 외국인 노동자가 없으면 농사도 못짓는 세상이 온 지는 오래됐다. 급격히 늙어가는 농민들과 청년들의 농업 외면도 장기적 관점에서는 식량 안보를 위협할 요소다. 주요 선진국도 정도의 차이지 농촌에 사람이 없는 것은 비슷하다.

농촌 인력 부족은 자율작업 농기계가 해법이 될 수 있다. 적은 사람이 많은 농작물을 생산하려면 정밀농업에 이어 스마트-디지털농업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그 시작을 자율주행 트랙터가 맡고 있다. 국내를 넘어 세계시장에서 제대로 경쟁하려면 시장 초기 기술 개발과 함께 보급 확대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원가를 낮추는 게 중요하다. 기업의 과감한 투자를 유도해 낼 정부의 관심과 지원 또한 필요하다. 현 정부는 농산물과 식품에 더해 농자재 등 연관산업의 수출을 확대하는 '케이푸드 플러스' 수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으로 가시적 성과에 집중할 때가 아닌지, 정책 당국은 돌아볼 필요가 있다.

한편, 이날 시승행사가 진행된 LS엠트론 동부 메가센터는 올해부터 운영되고 있다. 약 4천 평(1만 3,195㎡) 대지에 건물 4개동, 약 900평의 테스트 필드로 이루어져있다. 고객 체험, 테스트 필드, 광역 정비 공장, 주요 라인업 전시 등을 통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트랙터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LS엠트론은 앞으로 전주, 나주 등 전국 8개소에 메가센터를 설치해 체험, 정비 등 대고객 접점을 획기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LS엠트론 동부 메가센터 전경 [사진=이병로 기자]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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