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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가 물의 대체식품인가... ‘대체육’ 명칭 논란식약처, 인공고기를 '대체식품' 표기 결정 ... 축산단체 "대체육, 고기 명칭 빼야"
미국의 인조고기 제조사 '비욘드 미트'가 내놓은 비욘드 버거. [사진=비욘드 미트 홈페이지]

[한국영농신문 이광조 기자] 

“콜라는 물의 대체식품인가?” 난데없는 질문에 놀랄 수 있겠지만, 이는 실제로 최근 식약처와 축산업계 사이에 오고간 내용이다. 왜 그런지 궁금할 것이다. 이유는 바로 정부, 특히 식약처가 식물성 원료, 세포 배양 등을 통해 만들어진 ‘인공 고기’를 ‘대체식품’으로 표기하기로 결정했기 때문.

앞서 언급한 콜라와 물의 대체관계를 엄밀하게 논하려면, 경제학의 보완재, 대체재 개념처럼 , 한 재화의 가격 상승 또는 하락과 그에 따른 타재화의 수요 증가 또는 감소라는 식의 관계성을 따져봐야 하지만, 이 경우는 그런 계산과는 성격이 많이 다르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게 된 시발점은 바로 건강소비자연대(건소연)이라는 소비자단체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대체식품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면 안된다라는 입장문을 발송한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에 대한 식약처의 답변이 별다른 ‘문제없음’이라는 식으로 나오자 건소연이 반발하고 나선 것. 식약처는 건소연의 입장문에 대한 답변에서 “동물성 원료 대신 식물성 원료 등으로 제조한 식품이라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대체식품’이라고 병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건소연은 다시 여론조사를 독자적으로 진행한 뒤에 대국민 서명운동도 벌여나가기로 했다. 대체육, 대체식품 등의 명칭이 진짜 고기를 폄하하고 대체식품인 식물성 원료로 만든 인공고기나 배양육을 우선시하는 잘못된 시각을 국민들에게 전파할 우려가 크다는 판단 때문.

건소연은 지난 4월에도 이와 관련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지난 4월 3일 국회에서 전혜숙 의원, 최영희 의원과 건소연 공동주관으로 연 제10차 K-바이오헬스포럼 ‘세포배양식품의 문제와 해법’ 포럼을 통한 국민인식조사 결과가 바로 그것. 이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 10명 가운데 3명 정도만이 세포배양 식품에 대한 구매 의향을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 이상은 구입하지 않겠다고 했으며 나머지는 낯선 현상으로 받아들이며 구매를 망설이는 부류로 분류됐다.

축산관련단체 관계자들도 “식약처의 ‘대체식품’이라는 명칭에 축산관련단체들은 동의한 적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3월 한우협회와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는 “대체육은 영양소가 달라 진짜 육류를 대체할 수 없다. 대체육이 고기와는 다른 식품으로 인식되도록 법·제도적 정의를 해야 한다.”고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아울러 이 단체들은 “대체육은 고기로 볼 수 없기 때문에 명칭에서 ‘육’이나 ‘고기’를 빼야 한다”고까지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외국의 경우는 어떤 상황일까? 지난 2019년 미국에서는 약 20개 주에서 앞서 언급한 식물성원료로 만든 인공고기나 배양육을 ‘고기’라고 칭하거나 브랜드화하는 것을 금하는 법안이 발의됐고 일부 주에서 통과된 바 있다. 한편 유럽연합(EU) 회원국들 사이에서는 식물성 대체육, 배양육, 기존 육류 모두 ‘육류’라는 명칭 사용이 가능한 상태.

어떤 명칭을 사용하는가에 따라 해당 제품의 위상이나 평가는 크나 큰 편차를 보이게 마련이다. 아무쪼록 축산농가가 생산하는 고기를 인공고기나 배양육에 비해 열등하거나 다소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오인하도록 하는 일만은 벌어지지 않아야 할 것이다. 식약처의 ‘도 아니면 모’라는 식의 섣부른 정책이 아쉬운 대목이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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