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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농업 개념-효과검증 방법 구축 서둘러야법적 토대 마련, 효과 검증-홍보 필요... 생태계 만들어 농촌 다원적 가치 발전
치유농업 프로그램 참여 모습 [사진=농촌진흥청]

[한국영농신문 이병로 기자] 

유엔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가 지난 3월 발표한 '세계행복보고서 2023'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가행복지수는 OECD 38개국 중 35위다. 갖추고 있는 경제력에 비해 행복도가 높지 않은 나라로 분류된다. 바로 그 점을 콕 짚어내 공론화하고 개선해보자는 단체도 있다. 국민총행복전환포럼이라는 단체는 우리 사회의 패러다임을 경제성장에서 국민총행복(GNH, Gross National Happiness)으로 전환할 목적으로 지난 2018년 만들어졌다. 사단법인이다.

이 단체는 “우리 사회는 경제가 성장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터이니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다른 것들은 희생해야 한다는 경제성장지상주의가 지배해 왔다”고 강조하고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에 달하는 지금, 우리의 삶은 나아지기는커녕... 출산율이 1명 이하로 최악의 수준까지 떨어져 우리 사회의 지속성을 위협하고... 사회의 패러다임을 경제성장에서 국민총행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민총행복은 ‘아직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의 행복 실현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농촌에는 몇 년 전부터 치유농업 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아니 사실 농촌보다도 도시나 농촌정책을 만드는 곳에서 더 관심이 많다. 그러다보니 지자체 곳곳에서 치유농업 슬로건을 내걸고 치유농장을 우후죽순 격으로 설립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에도 지난해 치유농업센터가 만들어졌다. 고양특례시는 의료기관과 손잡고 대상자별 맞춤형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전국 지자체 최초로 의료 임상에 기댄 치유농업을 펼쳐나가고 있다. 암환자, 알콜 중독환자, 장애인, 학생 등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치유농업 프로그램이 특징이다.

치유농업이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리다보니 지난 2021년부터 치유농업사라는 국가자격증이 만들어졌다. 치유농업사는 농촌진흥청이나 지자체가 지정한 치유농업사 양성기관에서 교육과정을 이수한 후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데, 서울시도 운영 중이다. 시험에 합격하기가 꽤 까다롭다고 알려져있다.

치유농업의 범위도 점차 넓어지는 분위기다. 치유농업은 대개 꽃, 채소, 과일 등 원예작물을 이용하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최근엔 콩, 벼, 메밀 등 식량작물을 이용한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농촌진흥청이 개발했다. 당연히 관심이 모아진다.

농촌진흥청은 한 발 더 나아가 치유농업 프로그램 결과를 공개했다. 충남 홍성군 오서산 상담마을 농장에서 사회복지사 9명이 콩 수확, 콩 치유 중심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체험했더니, 평균 스트레스 지수가 참가 전 98.1에서 78.8로 19.3%정도 감소했다. 평균 피로도 역시 90.6에서 78.9로 13% 정도 감소했다. 심장 안정도는 108.3에서 119.1로 10% 가까이 높아졌다.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치유농업 관련해 눈에 띄는 행사가 열렸다. 치유농업 열린소통 포럼 이라는 행사였는데, 이 자리에선 치유농업 효과성 검증 방법이 없다는 점이 핵심사안으로 논의됐다. 아울러 치유농업 법적개념 확립 등도 언급됐다.

치유농업 효과성 검증 방법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서, 누가 어떤 식으로 치유농업을 경험한 뒤에 어떠한 효과를 얻었다는 식의 구체적인 자료를 도출해내기가 힘들다는 목소리였다. 이는 향후 치유농업 확산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할 고개라는 점도 강조됐다. 전문가들은 농촌현장을 감안한 적절한 평가기준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농촌진흥청 장정희 치유농업추진단 단장 역시 “치유농장이라고 할 기준이 뚜렷하지 못하다. 치유농장이라고 부르기 위해선 기준이 중요한데 기준 내용이 명확하지 않은 것 같다”고 언급했다.

치유농업의 가치가 서서히 국민들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이런 저런 디딤돌들이 필요해 보인다. 법적인 토대 마련을 비롯해, 치유농업의 효과 검증과 그에 따른 홍보 등을 꼽을 수 있겠다. 치유농업 생태계가 만들어지면 농촌이 더욱 다원적인 가치를 품고 발전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크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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