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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농촌진흥청 초지사료과 이상훈 과장풀사료 시장 미국-호주에 전면 개방 예고... 자립기반 조직, 가격-품질 경쟁력 구축

[한국영농신문 이광조 기자] 

가축들에게도 밥이 중요하다. 고른 영양을 섭취하며 건강하게 자라야 농가와 소비자에게 모두 이득이다. 생산성 향상에 중점을 둔 게 농후사료다. 반면 풀사료(조사료)는 농후사료에 부족한 각종 섬유질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소와 같은 반추동물은 되새김질을 한다. 초식동물은 항상 맹수의 습격에 경계해야 한다. 그래서 한번에 많은 풀을 먹고 여러 개의 위에 저장한 다음 이것을 되새김질을 통해 소화, 흡수하도록 진화되었다. 이러한 생체 원리에 맞는 사료가 풀사료다. 농촌진흥청 연구에 따르면, 어린가축에게 좋은 풀사료를 공급하면 반추위의 정상적인 발달을 촉진하고 영양의 소화흡수와 대사작용을 향상시켜 건강을 유지하는데 좋다. 섬유질을 소화 못하는 돼지나 닭에게도 먹이면 변비 예방과 불포화지방 증가 등 좋은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국내에서는 이탈리안라이그라스가 대표적인 풀사료 품종이다. 최근에는 목초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알팔파도 우리 여건에 맞는 품종이 개발되어 보급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부터 국제 곡물가격 상승으로 사료가격도 크게 오르며 축산농가들은 경영비용 상승에 시름이 깊다. 대안으로 주목받는 풀사료를 개발하고 보급에 필요한 제반 사항을 마련하는 기관이 농촌진흥청 초지사료과다. 이상훈 과장에게 풀사료 자급 현황과 향후 연구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농촌진흥청 초지사료과 이상훈 과장

- 초지사료과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국민들에게 쉽게 설명한다면?

국립축산과학원 초지사료과에서는 국내 풀사료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크게 세 분야의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첫 번째는 목초나 사료작물의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고 종자생산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초지사료과는 1995년부터 추위에 강한 내한성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품종 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여 지금까지 23개의 국산 품종을 개발했다. ‘톨 페스큐’는 5품종, ‘오차드그라스’는 12품종을 개발하여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 기후와 토양에 잘 적응하는 ‘알팔파’ 신품종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여 품종출원을 앞두고 있다. 또한 농림축산식품부 정책 등과 연계하여 새로운 하계 사료작물로 논 재배 적응성이 우수한 ‘사료 피’ 품종을 개발 중이다. 또한 개발한 국내 품종의 종자 보급률을 높이기 위해 종자 대량 건조기술을 개발 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우량 풀사료 신품종 개발과 종자 생산 기술 개발 연구는 최종적으로 국내 풀사료 생산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두 번째는 풀사료 생산 환경 변화에 따른 사료작물별 안정재배 기술과 생산기반별 연중 최대 생산 작부체계 개발을 통한 재배면적 확대이다. 그 동안 국내에서는 토양산도와 장마철 습해 등 때문에 알팔파를 재배할 수 없다고 알려져 알팔파 건초는 전량 수입에 의존해 왔다. 이에 초지사료과에서는 재배지별 생산성 저해요인을 분석하고 연간 생산성 향상 기술과 병해충 및 잡초 방제기술을 개발하는 등 국내 알팔파 안정재배 기술을 개발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논에서 연중 풀사료를 생산할 수 있도록 동계 사료작물(이탈리안 라이그라스) + 하계 사료작물(사료 피 등) 작부체계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세 번째는 국내산 풀사료의 품질을 규격화하고 국내 유통 풀사료의 품질 향상을 위한 품질 평가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저장조사료는 수분 함량에 따라 사일리지, 헤일리지, 건초로 나뉜다. 사일리지와 헤일리지는 저장 품질을 높이기 위한 젖산균 첨가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건초는 국내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풀사료 열풍건초 생산시스템을 개발하여 건초 수입에 대응하고 국내 자급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국내산 유통 풀사료의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NIRS(근적외선분광기)를 활용하여 5분 이내에 국내산 풀사료의 품질을 평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였다. 아울러 초종과 DB 확장을 통하여 풀사료 품질 평가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밖에도 세계적으로 이슈인 탄소중립을 위해 탄소흡수원인 초지의 면적 확대와 흡수기능 강화를 위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고 최근 이상기상 빈발에 따른 풀사료 피해 대응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료작물은 어떤 것들이 있나? 그리고 재배 현황을 알고 싶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료작물으로 겨울철에는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여름철에는 사료용 옥수수, 수단그라스가 있다.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는 2021년을 기준으로 동계 사료작물 재배면적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 사료작물 재배면적의 62%를 점유하고 있어 국내 풀사료 산업을 주도하는 대표적인 사료작물이라고 할 수 있다. 주로 중·남부지방 논에서 벼 후작물로 재배하는 답리작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2021년도 기준,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생산량은 69만 4천 톤이다. 이는 2013년도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생산량 32만 5천 톤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매년 생산량이 늘고 있다.

2021년 기준 사료용 옥수수의 재배면적은 하계 사료작물의 약 37%를 차지하고 있으며, 생산량은 약 13만 5천 톤으로 하계 사료작물 중 가장 많은 양이 생산되고 있다. 그러나 사료용 옥수수의 경우 고가의 전용 파종기와 수확기를 보유하고 있어야 재배가 가능하여 재배면적과 생산량이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 수단그라스는 하계작물 중 사료용 옥수수만큼 농가에서 재배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가축 기호성이 낮은 단점을 가지고 있다.

최근 새로운 하계 사료작물로 대두되는 사료 피는 사료용 옥수수, 수단그라스와 달리 전용 수확 장비 없이 동계사료작물 생산 장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고, 비교적 습해에 강하기 때문에 간척지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재배가 확대되고 있다.

- 최근 몽골에서 농진청 초지사료과에 우리나라 선진농업기술을 배우러 몽골연수생이 연수를 왔다고 들었다.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다.

몽골의 식물농업과학연구소(IPAS)에서는 사료작물 재배 및 우수품종의 종자 증식에 관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으나 몽골의 기후환경에 적합한 초종 및 품종 선발에 애로를 가지고 있다. 몽골은 대부분 자연식생의 초지를 이용하여 자연방목 시스템으로 가축을 사육하고 있어 겨울철 가축의 영양 공급원인 풀사료를 확보하기 위해 사료작물 종자 보급과 재배 확대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국립축산과학원 초지사료과에서 연구하고 있는 알팔파, 사료 피 등 목초와 사료작물의 육종, 재배 및 종자 생산 과정을 6개월간 연수할 계획이다.

- 겨울 사료작물 생산량은 봄철 재배관리를 통해 그 수확량을 50% 이상 크게 늘릴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어떤 내용인가?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는 뿌리가 땅속 깊이 내려가지 않고 토양 표면 아래 넓게 퍼져 자라기 때문에 얼었던 땅이 녹을 때 작물의 밑동과 뿌리가 솟구친다. 이때 서릿발에 뿌리가 얼거나 마르는 피해가 발생한다. 그러므로 2월 중하순에 언 땅이 녹고 장비 투입이 가능할 때 반드시 눌러주기를 실시하고 물 빼는 길을 정비해 습해를 예방해야 한다.

웃거름은 겨우내 자람이 멈췄던 작물이 다시 자라기 시작하는 재생기에 주어야 한다. 웃거름을 너무 빨리 주면 이용 효율이 떨어지고 너무 늦게 주면 생육이 늦어져 수량이 줄고 수확시기도 늦어진다. 웃거름 양으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는 ha당 요소 비료 11포, 청보리와 호밀은 6포 정도가 적당하다. 따라서 눌러주기(진압), 물 빼는 길(배수로) 정비, 웃거름 주기 등 봄철 생육 관리를 통해 겨울 사료작물의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농촌진흥청 초지사료과 이상훈 과장이 온실에서 알팔파를 살펴보고 있다.

- 국내 재배가 힘들어서 전량을 수입하던 풀사료 ‘알팔파’를 국내에서도 재배할 수 있을 거라는 소식이 있다. 설명 부탁한다.

젖소와 한우의 능력이 향상되면서 국내 알팔파 건초 수입량은 2021년도에 19만 1천 톤으로 2013년보다 16% 늘었다. 주요 수입국인 미국 등에서 최근 기상 이변과 선적 지연 등 물류공급 차질로 가격이 상승하여 알팔파 건초가 kg당 844~880원까지 높아지고 있다. 2024년 캐나다, 2026년 미국, 2028년 호주 등의 풀사료 수입 자유화를 앞두고 알팔파 건초 수입량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비하여 국립축산과학원 초지사료과는 알팔파 안정생산 재배 이용기술을 개발하였다. 알팔파는 환경 적응범위가 넓어 배수가 양호한 사료포나 척박한 토양이라도 토양산도 교정, 배수관리와 적절한 시비관리만 해주면 국내에서도 충분히 재배가 가능하다.

먼저, 알팔파의 생산성과 지속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재배 포장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 이때, 토심이 깊고 유기물이 많은 토양, 배수가 잘 되는 미사질이나 식양토양, 경사가 완만하여 물 빠짐이 좋은 지형을 고려하여 선정하는 것이 좋다. 알팔파 품종을 선택할 때는 생산성이 우수하고, 겨울 추위나 습해 등에 잘 견디는 등 영속성이 우수하며, 가을 휴면성이 낮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또한 알팔파는 중성토양에서 생산성이 높기 때문에 파종 대상지의 토양을 검정하여 석회 시용을 통해 토양 산도를 교정해준다.

가을 파종의 적기는 중북부지역의 경우 9월 상·중순, 중부지역은 9월 중·하순, 남부지역은 9월 하순~10월 상순이다. 봄에 파종할 경우 여름 잡초 때문에 초기 정착이 어려우므로 가급적이면 가을에 파종할 것을 권장한다. 파종량은 ha당 15~20kg이며, 이랑거리를 20~23cm로 하여 줄뿌림 방법으로 종자가 0.7~1.3cm 깊이로 파종하고 반드시 진압을 해준다. 국내에서 알팔파를 안정적으로 재배하기 위해 관리 기술의 실천도 중요하다. 논이나 배수가 불량한 토양은 장마나 집중 강우에 취약해서 반드시 배수로와 배수구를 설치하여 습해피해를 방지해야 한다.

- 농촌진흥청 초지사료과의 중점 현안이 있다면 설명해달라.

초지사료과에서는 축산농가 사료비 절감을 위해 품종개발, 재배이용 및 제조가공 분야의 연구에 집중하여 우리나라 풀사료 자급률 향상시키고 수입 개방에 대응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첫 번째 중점 현안은 목초의 여왕이라 불리는 알팔파의 국내 생산기반을 구축하고 안정재배 기술과 이용 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것이다. 현재, 품종개발, 안정생산 재배관리, 건초생산 세 가지에 초점을 두고 연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국내 최초 알팔파 신품종 개발은 국내 기후환경에서 생산성, 사료가치, 내병성 등이 우수한 계통을 육성하였으며, 품종 심의회를 거쳐 7월에 품종보호 출원을 완료할 계획이다.

알팔파 안정생산 재배관리 기술 관련해서는 간척지, 논 등 재배지별 생산성과 지속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적정 파종 시기와 재배 관리기술, 재배 포장 선택 시 고려할 점, 국산 근류균 접종제 개발 연구 등을 수행하고 있다. 더불어 여름철 습해 발생과 병해충, 잡초 발생을 모니터링 하여 재배관리 기술을 확립할 계획이다. 알팔파 건초 생산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국내 건초 생산 확대를 위해 개발한 풀사료 열풍 건조 시스템을 활용하여 알팔파 건초를 생산하고자 한다. 수입 알팔파 건초 대비 국내산 열풍 건초를 이용할 경우 많게는 54%까지 풀사료 구입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착유우 급여시험 결과 수입 알팔파 건초를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청 보급사업 및 정책사업과 연계하여 풀사료 생산자단체 또는 풀사료 유통센터를 대상으로 확대 보급할 예정으로 축산농가 생산비 절감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번째 중점 현안은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종자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농진청 산하 연구기관 축산원-농과원-식량원과 대학 등 융복합 협업 연구를 통해 국내 종자채종 기반을 구축하고 종자생산 경영체 중심으로 보급하고자 한다. 국내에서 재배되는 이탈리안 라이그라스가 총 사료작물 재배면적의 60%를 차지하며 동계 사료작물 재배기준으로는 약 83%를 차지하고 있다. 농가선호도도 높아 재배면적도 2015년 3만 3천ha에서 2023년 현재 약 7만 3천ha로 재배 면적이 급격히 증가했다. 이러한 이유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종자 소요량이 2015년 3753톤에서 2022년 기준 약 7313톤 이상으로 매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채종시기가 장마철과 겹쳐 채종에 불리하며 건조정선 시설이 미비하여 종자생산에 불리한 환경이다. 국내 농가에 공급되는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종자의 대부분은 국내 품종을 미국 오레곤주에서 생산한 것이다. 현재 국내 연간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종자 총 소요량은 약 7300톤으로 국산 품종 점유율은 약 30.5%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채종기반을 활용한 대규모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종자 생산단지와 수확한 종자 건조ㆍ정선 시스템이 구축되면 국내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종자 자급률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 끝으로 초지사료과장으로서 농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달라.

이상기상 등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풀사료 수급 불안정과 가격 폭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농민들이 정말 힘든 환경에 있다. 게다가 내년부터 캐나다를 시작으로 2026년에는 미국, 2028년에는 호주로부터 풀사료 시장이 전면 개방이 예고되어 있다. 이에 대응하여 국립축산과학원 초지사료과는 국내 풀사료 자급기반을 조기에 구축하고 국산 풀사료가 가격과 품질면에서 모두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연구에 매진하겠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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