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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잡으려다 축산농가 무너진다"... 할당관세는 전가의 보도?돼지고기 재고량 연중 최고치 기록... 정부, 물가안정 명목 할당관세율 0% 적용
정부가 돼지고기, 생강 등 7개 농·축·수산물에 할당관세율 0%를 적용하기로 결정하자 농가와 농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한돈자조금]

[한국영농신문 김찬래 기자] 

정부가 돼지고기, 생강 등 7개 농·축·수산물에 할당관세율 0%를 적용하기로 결정하자 농가와 농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물가당국은 지난해부터 물가안정 명목으로 ‘농축산물 무관세’를 남발하고 있어 그 피해가 고스란히 농어민들에게 전가되고 있는 실정.

지난해에는 돼지고기와 쇠고기, 양파와 더불어 파인애플, 바나나 등 열대과일에도 할당관세를 적용한 결과 닭고기 수입량이 55% 가까이 증가하는 일이 벌어진 바 있다. 돼지고기 역시 전년 대비 26% 정도 수입이 늘어났다.

올해도 마찬가지. 올 하반기 무관세 혹은 저관세 대상 농산물로 돼지고기·생강 등을 표적이 됐다. 당연히 농가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무작정 관세를 낮추느냐는 항의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물론 돼지고기나 생강과 관련된 모든 분야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외식업계는 이번 결정을 내심 환영하는 분위기다. 고물가 추세에 지갑을 닫는 사람들이 많은데, 일부 농산물이라도 낮은 가격이 유지되면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일부 품목의 관세율이 인하되면 연쇄적인 물가상승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또한 작용하고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직격탄을 맞은 대한한돈협회는 입장이 다르다. 대한한돈협회는 지난 5월 26일 성명을 내고, “자기파멸적 할당관세 남발로 한돈산업 무너진다”, 한돈농가 우롱하는 수입육 할당관세 방침 철회하고 지원대책 제시하라“고 물가당국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한돈협회는 지난 2012년에도 이미 할당관세 10만 톤을 수입해 연초 kg당 5897원이던 돼지고기 가격이 같은 해 10월 2866원까지 폭락해 한돈농가에 막대한 피해를 준 사례가 있다고 주장하고, 정부의 축산물 무관세 수입 정책이 소비자들에게 실제로 이로운지도 따져 물었다.

한돈협회는 올해 하반기 돼지고기에 대해 4만 5천 톤의 할당관세를 추진하겠다는 정책을 철회할 것을 요구함과 동시에 정부의 자가당착적인 태도를 꼬집고 나섰다. 협회는 성명에서 “최근 일시적 돼지고기 가격상승은 계절적 요인, 구제역 이동제한으로 인한 착시현상일 뿐이라고 정부 스스로 설명한 바 있다”고 말하고, “그럼에도 수입산 돼지고기에 대한 할당관세를 추진한 것은 자기모순”이라고 맹성토했다.

협회는 또한 “정부는 공급량 부족 때문에 가격이 상승해서 할당관세를 추진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돼지고기 재고량은 연중 최고치인 상태”라는 점을 지적했다. 대한한돈협회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현재 국내산 재고량은 5만 3072톤(지난해 8월 저점 2만 3624톤 대비 125% 증가)이며, 수입산 재고량은 3월 현재 7만 5346톤로 전년 수입량 33만 3천 톤의 22.6%나 되는 물량이 보관중인 상황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판단할 때, 물가당국의 할당관세 결정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겠다. 한돈협회측의 말처럼 물가당국의 면피성 할당관세 정책 남발이 애꿎은 축산농가에 피해만 입히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기획재정부를 비롯해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당국은 물가 인상의 책임을 사회적 약자인 농민의 책임으로만 돌린다는 농민들의 목소리를 가볍게 흘려들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농민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정부의 ‘행정편의주의’와 ‘직무방기’가 왜 이토록 수십 년 동안 반복되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할 것이다.

끝으로 대한한돈협회의 성명 끝자락 한 문장을 인용한다. 이런 말은 분노가 극에 달하지 않으면 섣불리 나올 수 없는 말임을 정부당국은 명심하길 바란다.

“농가가 다 죽어도, 산업기반이 무너져도 손쉬운 할당관세 카드만 내미는 물가당국은 누구를 위한 정부인가?”

김찬래 기자  kcl@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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