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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다움’, 농촌공간 재구조화의 핵심농촌공간 무계획, 발전 저해 원인... 법-제도 정비해 실마리 찾아야
내 손으로 만드는 미래 농촌공간 공모전 최우수상을 수상한 미래 농촌공간 전경 [사진=농식품부]

[한국영농신문 이병로 기자] 

‘농촌공간 재구조화’가 최근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 7월엔 ‘농촌다움 포럼’이라는 단체가 출범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이 공동 운영하는 포럼인데 각계 전문가들이 모였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어촌공사, 충남·전북·대구·경북연구원, 농협경제연구소, 과학기술정책연구원, 국토연구원 등의 전문가들이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농촌공간의 재구조화를 위해서는 ‘농촌다움’이 회복되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하고 있기 때문.

그런데 ‘농촌공간의 재구조화 및 재생지원’이란 뭘까? 더구나 이에 관한 법률안은 무엇을 위해 만들려는 것일까? 지역소멸이라는 말에 해당되는 지역, 특히 농촌에 대한 극대화된 위기감 때문일까? 농촌의 난개발 해결 ▶ 농촌다움 회복 ▶ 균형발전에 기여라는 과정을 거쳐 농촌공간을 재구조화한다는 계획은 현행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국토계획법)」이 농촌 중심이 아닌 인구와 산업이 밀집된 도시중심으로 수립되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우리나라 국토 면적 중 9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공간은 바로 ‘농촌’이다.

충남마을만들기 지원센터는 농촌공간 재구조화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기존 농촌계획들은 종합계획이 아닌 사업계획 성격이 강해서 지역의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기에는 부족했다. 농촌의 미래상 예측이나 공간 구조에 대한 고려도 없고 단기적인 산업 육성책이나 개별 농촌 개발 사업 수준에 그쳤던 게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농업과 농촌 관련 계획들은 「국토계획법」에 의한 공간계획과는 연계성이 매우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농촌공간은 국토계획법상 도시지역을 제외한 관리지역, 농림지역, 자연환경보전지역으로 설정되어 있다. 도시지역이 주거, 상업, 공업, 녹지지역으로 구분되고 하위로 16개 용도지역으로 관리되는 것에 비해 관리지역이 보전관리, 생산관리, 계획관리로 구분되고 농림지역과 자연환경보전지역은 하위구분이 없는 등 사실상 제도적 공백에 가깝다. 농촌공간은 ▲농지법, ▲산지관리법, ▲자연공원법 등 다양한 개별법의 규제로 대체 된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개별 법률에서도 사실상 용도지역 내에서 제한 사항들을 규정하고 있지만 해당 공간의 발전방향과 문제해결을 위한 체계적인 계획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런 배경에서 농촌공간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고 재생을 지원할 수 있도록 새로운 법안이 발의 된 것이다.

그러면 다른 나라는 어떨까? 충남마을만들기 지원센터 자료를 보면, 독일은 도시화된 내부지역과 외부지역으로 구분하고 외부지역에 대한 보전 원칙을 유지한다. 프랑스는 소규모 코뮌단위 지역도시계획을 수립하고 계획협약제도를 통해서 실천하고 있다. 영국은 커뮤니티 단위 공동체 주도 상향식계획을 중심으로 공간계획체계를 전환했고, 일본은 지자체 실정에 맞도록 용도지구를 설정하고 조례에 의해서 상향식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송미령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사는 농촌재생에 대한 국내외 사례 발표에서 “독일과 일본의 농촌공간계획을 보면 농촌을 대상으로 별동 공간계획을 수립하고 농촌의 가치있는 자원 보전 원칙과 미래 가치의 추구, 농촌주민의 상향식 제도화 등의 체계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농촌공간 관리를 위한 계획적 수단이 없다. 국토계획체계에서 도시지역 중심으로 수립돼 있고, 농촌공간에 대한 계획, 용도지정, 개발행위 등은 제도적으로 공백 상태”라고 진단하고 있다.

이양수 의원실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주최로 「농촌공간 재구조화 및 재생지원에 관한 법률」입법 공청회가 11월 8일(화) 국회에서 열렸다. [사진=농식품부]

◇ 농촌공간에 대한 무계획과 무관심...법률제정으로 실마리 찾아야

이런 분위기 속에 「농촌공간 재구조화 및 재생지원에 관한 법률」입법 공청회가 지난 11월 8일 국회에서 열렸다. 이 행사는 국회의원 이양수 의원실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주관한 것으로, 새로운 법률 제정에 앞서 관계 기관·전문가 등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이 법안은 농촌의 난개발과 지역소멸 위기 등에 대응하여 농촌공간의 체계적인 관리와 재생 지원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주요 내용으로는 시·군에서 수립하는 농촌 공간에 대한 중장기 계획, 계획의 이행을 지원하기 위한 통합지원 체계 및 농촌협약, 그리고 주민 주도의 계획 수립 유도를 위한 주민협정 제도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 행사를 주최한 이양수 의원은 “우리 농촌에 축적된 난개발·고령화·지방소멸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촌공간계획 제도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농촌공간 재구조화 및 재생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 방향을 발제한 송미령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균형발전연구단장은 “농촌의 난개발 및 저개발은 농촌공간 관련 계획이 부재한 결과”임을 지적하며, "법안의 핵심 내용인 중장기 농촌공간계획과 통합지원 체계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언론계 대표 토론자로 참석한 정연근 내일신문 기자는 동 법안이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의 국토계획 등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식량 안보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농지를 보존하기 위한 방안이 보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제도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방안도 다양하게 제기되었다. 학계 대표인 이유직 부산대 교수는 “농촌공간계획법의 핵심요소인 농촌특화지구의 지정 활성화를 위한 혜택 제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자체 대표인 신원식 전북도 농생명축산국장은 “계획 수립 과정에서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유인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향후 제도 운영을 위한 아이디어도 제시됐다. 충남연구원의 오용준 박사는 “지역별로 계획 수립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목표 지표를 설정하고, 목표 지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적의 수단들이 계획에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라며, "체계적인 계획 관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농림축산식품부 이상만 농촌정책국장은 “제도 운영을 위한 세부적인 사항을 구체화하고,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등 관련 중앙부처와의 협의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9월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정황근)는 유해시설 정비를 지원하는 농촌공간정비사업의 2022년도 1~2차 신규 대상 지구를 발표하고 쾌적한 농촌 공간을 조성하기 위한 본격적인 지원에 나선다고 밝혔다. [사진=픽사베이]

이보다 앞서 지난 9월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정황근)는 유해시설 정비를 지원하는 농촌공간정비사업의 2022년도 1~2차 신규 대상 지구를 발표하고 쾌적한 농촌 공간을 조성하기 위한 본격적인 지원에 나선다고 밝혔다. 1차 공모 선정 결과, 충북 제천ㆍ영동ㆍ괴산ㆍ음성, 충남 부여ㆍ청양, 전북 김제, 전남 화순ㆍ장흥, 경북 상주(함창읍)ㆍ상주(중동면)ㆍ고령, 경남 김해ㆍ고성ㆍ산청ㆍ합천이 선정되었다. 또한 2차 공모 선정 결과, 충남 서천(화성지구), 전북 남원ㆍ장수, 전남 해남, 경북 포항ㆍ경주, 경남 진주(명석면)ㆍ진주(수곡면)ㆍ의령(대의면)ㆍ함안ㆍ창녕 등이 선정되었다.

농촌공간정비사업은 농촌공간계획을 기반으로 농촌 주거지 인근의 유해시설을 철거·이전하도록 지원하고, 유해시설을 정비한 부지를 생활서비스 시설, 주거단지, 마을공동시설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2021년 시범지구 5개소(괴산, 상주, 영동, 영월, 김해)를 거쳐 2022년부터는 사업 물량을 대폭 확대하여 매년 40개소씩 2031년까지 총 400개소를 정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까지 확정된 사업 지구(32개소) 분석 결과 평균 사업비는 155억 원 규모이며, 정비 대상은 축사(27개소)가 가장 많았으며 그 밖에 빈집(10개소)·공장(7개소)·폐창고(4개소) 등이 포함되었다. 정비된 공간을 활용하는 사업으로는 귀농귀촌인·청년 등을 위한 주택단지 조성사업과 보육·교육·문화·체육 등 생활서비스 시설 조성사업, 주민 쉼터 등이 주를 이루었다.

특히, 괴산·고령 등은 악취로 주민 생활 불편과 민원을 발생시킨 마을 내 축사를 마을과 떨어진 곳으로 이전·집적화하기로 하였다. 이전 축산지구는 축사 환경 관리·제어 장치 등을 탑재한 정보통신기술(ICT) 스마트 축사단지로 계획하고 있어 쾌적한 농촌 공간을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는 본격적인 사업 확대를 위한 관련 예산을 2022년 327억 원에서 2023년 정부안 776억 원으로 확대했다. 아울러 동 사업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농촌공간재구조화 및 재생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 법안은 농촌 공간에 관한 중장기계획 수립과 계획을 기반으로 한 예산 지원 체계, 농촌특화지구 도입 등이 주요 내용이다. 향후 법이 시행되면, 체계적인 농촌 공간 관리를 통해 난개발을 예방·관리하고 예산의 전략적인 집중 투자를 통해 저개발 문제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농식품부 이상만 농촌정책국장은 “농촌공간정비사업의 확대를 통해 우리 농촌을 매력적인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하였으며, 동 사업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법률도 제정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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