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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기술 실용화, 푸드테크-한식산업화 첫걸음SK 최태원 회장 나서고, 국회도 법개정 진행... 한국농업기술진흥원 역할 주목
우리나라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를 보면, 지난해 세계 식품 시장의 규모는 약 8조 달러 규모. 이는 반도체 시장(약 6천억 달러)의 13배가 넘는다. 더구나 한식은 한국 영화, K-POP에 앞선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고 있다. 사진은 외국인 대상 한식 원데이 투어 행사 현장 [사진=농식품부]

[한국영농신문 이광조 기자] 

오징어 게임의 주연배우 이정재가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당연하지. K 컬처가 얼마나 인기가 높은데, BTS랑 블랙핑크도 있잖아”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그런가하면 대한상공회의소가 한식산업화라는 국가발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이에 대기업 총수가 팔을 걷고 나섰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에미상 남우주연상 수상만큼이나 신선하다. 

지난달 초엔 TV프로그램도 꾸려져 방송을 타고 있다. ‘식자회담’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인데, 경제 토크쇼 형식이다. '식자회담'은 한자 뜻으로 보면 음식(食)과 지식(識)이 함께 한다는 것인데, 쉐프와 대기업 총수(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음식전문가(홍신애), 연예인들(전현무, 이찬원)이 토론자로 나서 한식 산업의 분야별 문제점 및 해법을 논의한다.

사람들은 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한식산업화에 앞장설까 궁금한데, 최 회장의 멘트가 의미심장하다. 그는 이렇게 강조했다. "한식 산업화가 국가 발전에 상당한 도움을 줄 것이다." 그는 실제로 가는 곳마다 한식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다고 한다. 최 회장의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음식 관련 게시물도 차고 넘친다. 그만큼 애정과 관심이 남다르다는 뜻일 것이다.

최 회장 말처럼 식품산업은 앞날이 창창한 유망산업이다. 우리나라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를 보면, 지난해 세계 식품 시장의 규모는 약 8조 달러 규모. 이는 반도체 시장(약 6천억 달러)의 13배가 넘는다. 더구나 한식은 한국 영화, K-POP에 앞선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고 있다. 2022년 해외한류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식이 영화나 K-POP을 앞질러 브랜드파워 1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한식 관련 공공기관이 전에는 없었던 걸까? 그건 아니다. 이명박 정부에서도 한식재단이라는 단체를 꾸려 한식세계화를 위해 노력했고, 그 일환으로 미국 현지에 한식당을 운영한 적도 있다. 다만 문제는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정체상태에 빠져있었다는 점. 한식관련 한 전문가는 이 같은 정체현상은 잦은 사업 변경 및 홍보, 이벤트 중심의 전략 때문이었다고 회고한다. 한식 산업에 대한 종합적 접근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반성인 셈이다.

실제로 앞서 언급했던 한식산업화 토론회 TV프로 ‘식자회담’에서도 같은 지적이 쏟아져 나왔다. “한식 쉐프가 멸종위기에 처해있다”는 지적에서부터 “한식 인재 양성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반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제의식이 표출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조리학과를 졸업했거나 재학중인 이들의 선호 일자리 중에 한식 분야 일자리는 20% 남짓에 불과하다. 그만큼 인기가 없다는 방증이다.

한식 관련 일자리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로는 ▲‘적성에 맞지 않아서’(43.8%) ▲‘업무 강도가 높아서’(13.7%) ▲‘전망이 좋지 않아서(4.9%)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기업이 쉐프를 하나의 창작자로 대우해준다면 한식 산업화는 앞당겨질 것”이라며 “해외 한식당에 대한 지원 정책, 홍보 방법들이 너무 단발적인 점도 수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외식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을 위해 ‘외식 창업 인큐베이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청년키움식당 양재점 모습. [사진제공=농림축산식품부]

◇ 오징어 게임, BTS 보다 브랜드 파워 높은 ‘K- 푸드’

국회에서도 한식산업화와 푸드테크 산업을 위한 제도적인 뒷받침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김홍걸 의원이 발의한 「식품산업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푸드테크’ 산업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함께 관련 전문인력 양성 및 R&D 지원 등이 체계적으로 이뤄지게 됐다. 푸드테크 산업은 식품산업 발전을 위해 정보통신기술, 생명공학 등을 접목해 새로운 시장을 열어나가는 것을 말하는데,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걸음마 단계라는 게 중론이다.

법안을 발의한 김 의원은 “우리나라에는 아직 ‘푸드테크’에 대한 명확한 정의나 기준도 없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배달 중심의 국내 푸드테크 현실을 뛰어넘어 향후 대체단백, 스마트팜 기술 발전 등 미래 먹거리 산업 육성의 촉진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개정안은 국가 차원의 푸드테크에 대한 적극적 지원이 중심내용이다. 개정안 통과 시 국내 푸드테크산업은 대체식품을 비롯해 온라인 플랫폼, 외식 로봇서비스, 식품 패키징 등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참고로 온라인 식품 거래규모는 2020년 약 43조 원에 이른다.

기업과 공공기관에서도 한식산업화와 푸드테크를 연계해 프로젝트를 꾸준히 진행 중이다. 한 예로 현대백화점은 식품과 기술을 결합한 청년 푸드테크 스타트업 육성을 지원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2021년 12월 1일 농업기술실용화재단(현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손잡고 청년 푸드테크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더성장마켓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더성장마켓 프로젝트는 상품 경쟁력을 지닌 청년 푸드테크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위생과 마케팅 등을 상담해주고 판매행사, 단독상품개발 등 판로 확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 육성중인 약 300여 개의 스타트업 가운데 15곳을 지난해 9월에 선발했다. 현대백화점은 이들을 대상으로 제품 생산 공정에 관한 전문적 위생 컨설팅을 비롯해 상품화, 패키지 디자인 자문 등을 지원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은 한식산업화와 푸드테크 발전을 위해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우선 지난해 4월 푸드테크 기업 ‘위쿡’과 함께 푸드테크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푸드테크 스타트업에 특화된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미래식단(未來食團): The Food Changers' 1기를 모집해 지원중이다. 모집 분야에서부터 한식산업화와 푸드테크 적인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는데, ▲미래식품, ▲케어푸드(메디푸드), ▲지속가능 식재료, ▲패키징 등 4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 전경

◇ 국회도 기업도 공공기관도 나선 한식산업화와 푸드테크 활성화

전문가들은 한식산업화와 푸드테크를 연계하는 흐름이 자연스럽게 유지되려면 한국농업기술진흥원 같은 기관이 농식품 육성 벤처기업들을 발굴해 인큐베이팅 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은 2022년 현재까지 약 300개의 농식품벤처육성기업을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면면을 살펴보면 흥미진진하다.

스마트 가정용 표고버섯 재배장치는 있을까 없을까? 있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 육성중인 벤처기업 명단(농업회사법인 (주)스마트머쉬바이오)에 포함돼 있다. 그 밖에도 크래프트 인조이 브루잉 컴퍼니(지역농산물을 활용한 국산 밀맥주 브랜드 개발),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젠틀파머스(로컬푸드ㆍ비품농산물을 활용한 실버푸드 구독서비스), 주식회사 애그유니(AG-UNI Co.,Ltd) (ICT 다단재배모듈 및 통합스마트팜 시스템), 가람오브네이처(지역 농생물 자원을 활용한 뉴로코스메틱 화장품 개발)도 눈길을 끈다. 

여기에 농업회사법인 성진푸드 주식회사(진공유탕(Vacuum frying)기술을 활용한 기능성 마늘스낵 제조 및 기술개발), 농업회사법인 팀파머스(주)(금화규에서 식물성 콜라겐 대량 추출 및 제조기술 고도화), 주식회사 싱싱코퍼레이션(강원도 특산물(더덕, 도라지)를 이용한 기능성 중간식품 소재 개발), 농업회사법인 리얼네이쳐팜 주식회사(코헨로쉬13+, 대형견 곤충사료) 등 다채로운 푸드테크 분야가 기업들이 활약 중이다. 

여기에 암과 경도치매 대상 개별맞춤 한국형 지중해식 적용 간편식 개발을 표방하는 벤처기업((주)샐리쿡)도 있고, 직접 재배한 무농약 새싹인삼을 이용한 면역력 강화 반려묘 영양제 개발에 성공한 업체(뉴프(주))도 있다.

이렇듯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싹을 틔워 묘목의 상태로 기업과 정부의 투자 손길을 기대하며 자라나고 있다. 결국 앞서 언급한 것처럼 농업기술 실용화가 푸드테크와 한식산업화의 첫걸음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 일을 기업과 정부와 농업기술실용화 전문기관인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 앞장서는 모양새다. 앞날이 밝아 보인다. 기대가 크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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