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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울우유협동조합 노민호 상임이사"시장개방-대체식품 대응, 관건은 신선도... 지속가능한 낙농 위해 ESG경영 실천"

[한국영농신문 이광조 기자] 

문명을 만든 호모사피엔스는 생존을 위해 다양한 먹거리를 찾아냈다. 그 중 하나가 우유다. 사람은 다른 종의 젖을 먹는 유일한 동물이다. 하필 왜 남의 젖을 먹었을까? 그만큼 우유에는 사람에게 필요한 영양소가 다양하게 들어 있다는 방증이다. 우유에 관한 오래된 기록은 성경에서 찾을 수 있다. BC 3천년 경으로 이스라엘 민족은 노예로 살던 이집트를 떠나 가나안 땅(지금의 팔레스타인지역)으로 이주한다. 성경은 이 곳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고 적고 있다. 우리 조상들에게 우유는 귀한 음식이었다. 고려시대에는 일종의 목장인 우유소(牛乳所)를 설치해 왕과 귀족 등 신분이 높은 사람들만 먹었다. 조선시대에는 우유소의 폐단으로 이를 없앴지만, 왕은 신하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타락죽(우유죽)을 하사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보양식이자 약재로 우유를 활용한 것. 이처럼 우유는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런 우유가 최근 위기를 맞고 있다. 수년 전부터 우유의 유해성 논란이 일더니 출생인구 감소로 음용유 소비가 크게 줄고 있다. 이때문에 원유가 남아돌면서 적정 가격을 둘러싼 농가와 유가공업체간 이견이 대립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럽산 저가 멸균우유가 수입되면서 국내 점유율을 조금씩 잠식하고 있다. 가축분뇨 등 환경문제와 동물복지 정책으로 축산농가의 경영부담도 커지고 있는데 낙농가도 예외가 아니다. 폭등한 사료가격도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런 산적한 현안을 업계 1위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노민호 상임이사를 만나 우유업계의 현황과 서울우유의 성장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서울우유협동조합 노민호 상임이사

- 현재 낙농산업이 전반적으로 매우 어렵다. 대처 방안은?

현재 낙농산업 전반에 걸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매우 위중한 상황이다. 올초부터 낙농산업을 둘러싼 상황들이 불투명하고, 특히 전쟁으로 인한 국제곡물가격 상승 촉발로 목장환경이 급속하게 나빠지고 있다. 조합은 각종 원자재가격 폭등으로 경영에 비상이 걸리고 낙농제도 개선 등의 문제들이 잘 풀리지 않는 총체적 위기를 감지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준비와 대책을 다듬어 오고 있는 중이다. 큰 틀에서 두가지 부분으로 나눠 얘기해 볼 수 있겠다.

먼저, 젖소사료가격이 뛰어 목장경영에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은 현실적인 문제이지만 또 한편으로 더 복잡하고 난해한 문제들이 목장주변에 놓여 있다. 목장환경, 동물복지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투자가 수반돼야 해결될 문제로 낙농가 입장에서는 낙농의 미래 전망 등의 불확실성으로 선뜻 결정 못하고 예민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국제곡물가격 상승으로 사료가격이 급등해 목장경영부분에서 상당한 애로점이 대두돼 불가피하게 서울우유는 긴급 목장경영지원 자금을 지급하기로 8월16일 총회에서 결정했다. 물론 목장원유가 결정은 낙농진흥회가 결정하는 가격에 조합이 따르기에 하루빨리 낙농진흥회가 결정해 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원자재와 에너지가격 급등으로 모든 기업들이 어려움에 처한 것은 조합도 예외일수가 없다. 연초부터 비상경영을 하고는 있지만 원가인상은 가장 무서운 위협요소다. 또한 소비시장은 가처분소득 감소로 소비량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서 더욱 더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 2026년 FTA에 따른 무관세 유제품에 대한 대책은?

2026년부터 시유도 FTA협정에 따라 관세가 철폐된다. 앞으로 낙농산업은 매우 험난한 길을 가야될 것 같다. 마시는 시유를 먼 외국에서 들어 오려면 유통기간과 물류비용 때문에 국내산 우유의 경쟁력은 분명 있지만 그렇다고 대비하지 않으면 언제 무너질지 알 수 없다. 유통기한이나 물류비용은 기술의 발전으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런 외형적인 부분보다 소비자의 인식의 영역을 지배하는 국산우유의 차별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조합은 이 바탕에서 차근차근 준비해 왔다. 나아가 한국낙농전체가 이 방향으로 가야된다고 생각하며 조합이 추진해 온 내용과 배경을 말씀 드리겠다.

첫째, 2009년 '제조일자' 표기 도입이다. 우유의 핵심가치는 신선도다. 목장에서 착유된 원유가 가공되어 고객의 식탁에 즉시 올려야 가장 좋은 우유다. 즉 소요되는 시간이 짧을수록 좋은 우유이기 때문에 신선도가 중요하다. 수송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온도 등의 환경이 안 좋은 상태로 들어오는 수입산은 국내산과 품질면에서 분명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우유는 지구상에서 가장 쉽게 부패하는 식품이라서 신선도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제조일자는 가장 신선한 우유를 선택하는데 고민하는 소비자를 위해 도입한 혁신 서비스다. 가장 최근에 생산된 우유를 선택하려면 제조일자를 보고 선택해야 한다. 유통기한은 제품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객관적인 잣대가 될 수 없다. 

서울우유가 제조일자를 도입할 때 목표는 외국산 유제품이 국내에 들어오는 것을 방어하기 위해 신선도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광고캠페인 슬로건도 “우유는 신선도가 중요하고, 유통기간이 짧을수록 신선합니다. 그 기준은 제조일자입니다.”로 정했다. 결국 유통기간이 긴 수입산과 짧은 국내산의 대결이다. 신선도 대결로 승부수를 던져야한다. 따라서 마시는 시유의 경쟁력 요소는 '시간과 온도'라는 부분에 국내 낙농산업 종사자 모두가 인식하고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둘째, 2016년 '나100%' 제품 출시다. 국내산 원유의 우수성과 차별성으로 수입산과 경쟁하는 2026년 무관세가 되더라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해 서울우유는 실행했다. 이는 서울우유만 잘 살자고 한 것이 아닌 한국낙농산업의 발전을 위해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광고자막에도 ‘서울우유가 먼저 실행하겠습니다’라고 표시했는데 문제가 없으면 따라 오라는 메시지였다. 그 결과, 현재 서울우유의 유질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22년 6월 기준 세균수 1A등급 비율이 98.2%, 체세포수 1등급 비율이 82.5%다. 이는 지난 7년동안 원유품질은 엄청난 속도로 좋아졌음을 의미한다. 품질과 신선도, 두 가지만 엄선한다면 한국낙농산업 2026년 결코 두렵지 않다. 분명히 확신한다.

- 서울우유가 올해 창립 85주년을 맞이했다. 앞으로 100주년을 향한 지속경영 정책방향은 무엇인가?

서울우유가 85년을 버텨온 것은 투명성과 도덕성이라는 엄격한 조합문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외부에서 보면 답답하고 유통성 없는 조직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원칙과 기준을 확실히 지키는 바탕이 됐고 그동안 조합의 역사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원칙 속에서 고객의 입장에서 판단하고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최고의 품질과 서비스 정신으로 조합의 자원을 집중시킨 결과가 오늘의 서울우유를 만들었고, 그 중심에 조합원의 헌신적인 노력이 자리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원유를 만들어 내는 것, 이것만이 한국낙농이 수입자유화가 돼도 시장을 지키고 유지, 발전할 수 있다는 조합원의 의지와 확고한 인식, 실행정신이었다. 

또한 이런 조직문화 속에서 또 다시 미래를 약속하기 위해 2021년 신년을 맞아 서울우유협동조합의 새로운 비전을 선포했다. 비전은 '초일류 유제품 전문기업을 지향한다'이고, 행동지침은 '고객지향 –혁신제품개발 –원가절감 –신바람조직문화'다. 85년을 넘어 무한의 미래를 약속하기 위해 변화하는 환경에 맞는 경영철학과 비전 그리고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행동지침 등을 구체화해 새로운 문화를 구축하고자했다. 조합은 조직이 가야할 분명한 방향을 제시했고 실현시켜야 할 목표와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 행동지침을 제시했다. 이젠 실행할 행동만 남았다. 저는 서울우유의 미래가 분명 제시된 방향으로 진행되고 실현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서울우유협동조합 양주 신공장 전경

- 국산우유시장을 위협하는 대체우유, 인공우유 등에 대한 조합의 대응방안?

낙농산업을 위협하는 요소는 주변에 다양하게 널려 있다. 가축사육 측면에서 보면 환경과 동물복지 부분에서 목장경영을 힘들게 하고 소비시장 측면에서 보면 대체우유, 인공우유 등이 시장을 잠식하는 위협을 해오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기술의 발전을 바탕으로 더 크고 더 빠르게 성장하고 유제품시장을 잠식해 들어온다고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 문제는 이것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할 것 같다. 

세상은 경쟁의 시대임을 인정하고 경쟁해서 살아남고 더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문제이지, 시장에 진입하는 그들을 못 들어오게 인위적으로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시장에서 판단하는 것이다. 그들의 약점을 찾아 경쟁에서 이기는 전략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들의 핵심논리는 축산은 환경을 파괴하고 이산화탄소 배출과 과다한 물소비, 고생산비등의 논리를 내세우며 대체우유와 인공우유를 만들어 내고 있다. 우유산업이 대응할 방법은 그들보다 더 좋은 유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본다. 전체 낙농구성인 모두가 지혜와 힘을 모아 준비해야 할 때다.

-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생산기반의 원천인 낙농조합원의 경영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서울우유의 전략은 있는가?

최근 배합사료와 조사료 가격이 많이 올랐다. 목장 차원에서 영양성분 저하가 발생하지 않는 사료원료 배합 요령과 비싼 건초를 대체할 수 있는 경영개선 방안을 마련해 낙농컨설턴트를 통한 현장 지도 캠페인을 중점적으로 진행 중인데 많은 조합원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구체적 사례를 보면, 비싸진 알팔파 건초는 대두박 믹스, 면실 등으로, 티모시 건초는 보다 저렴한 연맥으로 일부를 대체하고 있다. 일반건초는 생균제가 처리된 볏짚을 적극 활용하고 세절해 공급하고 있다. 

이외에도 조합은 꾸준한 교육지원사업을 통해 조합원 목장의 경영안정을 위한 각종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지역별 사양관리를 돕는 낙농컨설턴트와 적법한 목장 환경관리를 돕는 환경컨설턴트, 목장의 번식관리 지원을 위한 지정인 수의사∙수정사 제도를 상시 운영하고 있다.

- 서울우유는 사회공헌을 통한 신뢰와 존경을 받는 조합의 구현을 일찍이 내세웠다. 코로나 발생 2년간 어떤 활동을 했는가?

조합은 국내 유가공업체 대표 기업체이자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소명 아래 지속적인 기부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올해 3월,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서울우유와 함께 걷는 등굣길’ 협약식을 열고 후원금 1억원을 기탁해 코로나19 장기화로 생계 위기에 처한 취약계층 아동들의 교육과 외부활동 지원했다. 5월에는 양주경찰서와 범죄 위험에 노출된 저소득 취약가구 지원을 위한 ‘범죄취약계층 방범시설 지원사업’에 동참했으며 6월에는 경기북부경찰청과 사랑의열매와 함께 사회적 약자 보호 및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아울러 조합은 임직원 자원봉사활동을 지속하는 한편 동대문구 지역아동센터에 제품 지원 및 우유후원사업협약을 체결, 저소득계층 아동과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동대문구 관내 지역아동센터 13개소에 매월 약 8천 개의 우유를 후원하고 있다. 이 밖에도 2019년 강원도 산불피해 지원, 2020년~2021년 코로나19 대규모 확산에 따른 의료진 및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성금 및 물품 지원, 2022년 3월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강릉 등 산불피해 복구를 위한 성금 기탁 및 우유 및 음료 4만 8천 개를 지원하는 등 꾸준한 구호활동에도 동참하고 있다.

- 지속가능한 낙농을 위해서는 탄소배출 저감노력 등 친환경적이고 사회적 책임과 윤리경영을 포괄하는 ESG경영이 요구된다. 상임이사가 갖고 있는 이에 대한 견해는?

“우유로 세상을 건강하게” 서울우유의 존재가치이자 경영이념을 한 문장으로 정리해 2021년 1월 공표한 바 있다. 여기서 우유라 함은 서울우유가 생산하는 유제품을 말하고 세상은 사람과 사회, 지구를 뜻한다. 사람을 건강하게 함은 고객건강과 고객만족을 뜻하며 사회를 건강하게 함은 낙농발전과 상생사회를 의미하고, 지구를 건강하게 함은 서울우유가 보다 나아가 동물복지와 친환경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의지다.

2021년 2월, 서울우유는 ESG경영 실천을 구체화하기 위해 유업계 최초로 ‘ESG 위원회’를 발족해 27개의 안건을 상정하고, 이에 대한 전담 부서를 신설해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멸균유 재활용을 위해 협회에 가입했고, 에너지 절감을 위해 설비투자를 추가했으며 전사적으로 일회용 종이컵 대신 다회용 개인컵 사용을 권장, 복사용지마저도 재활용 용지 사용을 실천하고 있다. 

또한 업무용 차량을 친환경 차량으로 교체하기 시작했으며 탄소중립기본법 취지에 걸맞는 중장기 전략의 일환으로 ‘탄소저감 로드맵’을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투자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축사 환경에서 비롯되는 메탄가스 발생량과 축분 문제에 대한 ESG 교육지원사업 규모를 늘렸고 원유생산 과정에서 친환경과 동물복지를 위한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서울우유는 ESG경영이 지속가능경영을 담보한다는 신념으로 제조업체가 할 수 있는 친환경 과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실천해 나갈 것이다.

- 조합에서는 세계적인 유가공 신공장을 가동하고 있는데, 신공장 운영 현황이 궁금하다.

서울우유 양주 신공장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종합 유가공 공장이다. 경기도 양주시 은현면 용암리 일대 약 6만 4218㎡의 부지 면적에 생산동, 분유동, 수유동과 공무동으로 구성된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준공됐다.

양주 신공장은 원유의 집유에서 생산과 출하 전 과정 모니터링 시스템 뿐 아니라 이력 추적 시스템 등 첨단 I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공장으로 하루 최대 1690톤 원유 처리와 분유 및 버터, 가공유를 비롯한 60여개 유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또한 2022년 1월 기준 일 평균 819톤의 원유를 수유해 전국 일 평균 원유 생산량의 약 15%에 달하는 양의 다양한 유가공품을 생산하고 있다. 물류 자동화 창고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 재고관리는 물론 포장 다양화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된 견학홍보관을 건립해 아시아 최대 규모 종합 유가공 공장이라는 독보적인 브랜드를 홍보, 건강과 맛 그리고 즐거움까지 전하고자 한다. 서울우유는 양주 신공장을 통해 100년 기업으로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앞으로 원유의 품질과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고객, 즉 소비자 중심의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이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초일류 유제품 전문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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