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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식물성 보양식, 이런 것도 있다보양식 전문쉐프 '대장금' 타락죽 진상 ... 보양음료 생맥산-제호탕도 실록에 나와
생맥산은 800여 년 전, 보중익기탕으로 유명한 중국의 이고(李杲)가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조선왕실도 생맥산의 효능을 알아 왕들이 차처럼 즐겨 마셨다.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에는 각각 20번, 871번 생맥산이 등장한다.  [사진=픽사베이]

[한국영농신문 이병로 기자] 

드라마 <대장금>의 인기는 그야말로 하늘을 찌를 듯 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아시아 전체를 넘어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다. 권력의 중심부인 궁궐, 왕이 먹는 음식 그리고 그 음식을 만드는 수라간 사람들의 이야기는 전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소재들의 조합이었다는 평가도 있다.

주인공 장금(대장금)은 드라마에서 조선 중종 임금의 음식을 만드는 이로 등장하는데, 실제로도 조선왕조실록엔 장금이라는 이름이 20여 회 등장한다. 실록에는 장금이 ‘식의(食醫)’임을 추론할 수 있는 대목이 나오는데, 이를 근거로 장금은 왕의 건강을 위해 진찰, 투약, 침구 기술을 구사했던 이였다는 걸 상상할 수 있다.

그런데 장금, 즉 대장금이란 인물이 보양식에 조예가 깊었다는 점은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다. 드라마 내용 중에 에피소드로 등장하는 유황오리, 타락죽(우유죽) 등의 소재만 보더라도 대장금은 ‘보양식 전문 쉐프’였던 점을 짐작할 수 있는데 말이다. 그래서인지 대만에서는 <대장금 보양식>이라는 제목으로 요리책도 등장한 적이 있다. 대만에서 2005년 경에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그런데 ‘보양(保養)’이란 뭘까? 그리고 이 말이 가장 많이 쓰이는 계절은 언제일까? 맞다. 여름이다. 그것도 초복 중복 말복을 지나는 삼복 더위 기간인 7~8월이다. 보양은 몸을 편안하게 하여 건강을 잘 돌봄이라고 사전에는 나와 있다. 그렇다면 보양식은? 잘 알다시피 몸 건강을 위한 기력보충이나 활력회복을 위해 먹는 음식일 게다. 보양식에는 삼계탕, 장어, 전복 뿐 아니라 그 종류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소가 낙지를 먹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쓰러진 소가 낙지를 먹고 벌떡 일어선다는 홍보 문구도 흔히 볼 수 있는 게 바로 여름이다.

앞서 드라마 대장금을 언급한 김에,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하는 왕의 건강을 위한 보양식을 살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실록엔 정말로 보양식이 자주 등장한다. 대표적인 게 바로 여름철 식물성 보양음료(보양식)인 ▲‘생맥산’이다. 

생맥산은 800여 년 전, 보중익기탕으로 유명한 중국의 이고(李杲)가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조선왕실도 생맥산의 효능을 알아 왕들이 차처럼 즐겨 마셨다.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에는 각각 20번, 871번 생맥산이 등장한다. 효종 4년 승정원일기에는 “생맥산은 여름에 차로 마시는데, 음용 횟수에 구애받지 않고 자주 마신다”라고 적혀있다. 선조 29년 실록에서는 선조가 임진왜란 중에 신료들에게 생맥산을 하사하는 내용도 나와 있다. 생맥산은 인삼 맥문동 오미자를 섞어 만든다. 1:2:1의 비율이다. 요즘도 아는 사람은 꼭 챙겨먹는 여름철 식물성 보양음료다.

조선 임금들은 단오절엔 중신들에게 여름을 잘 지내라고 ▲‘제호탕醍湯’도 하사했다. 일종의 청량음료 겸 식중독 예방약인데, 매실, 백단향, 사인, 초과, 꿀로 만들어진다. 이 재료들을 배합해 중탕해서 항아리에 담아두고 냉수에 타서 마신다. 갈증해소에 탁월하다. 내의원 어의들이 만들어 왕에게 바치면, 왕이 단오날 전에 신료들에게 하사했다는 기록이 있다. 승정원 일기 영조 12년 7월 2일 기록에는 “사관이 한창 책을 강독할 때 임금이 “날씨가 더우니 마시라”고 하니, 내시가 쟁반에 제호탕 큰 사발을 받쳐 들고 왔다. 승지 이하의 사람들이 차례로 제호탕을 마셨다”고 적혀있다.

여름 보양식은 아니지만 겨울 동짓날에도 왕은 신료들에게 ▲‘전약煎藥’이란 걸 하사했다. 계피 정향 후추 대추 등이 들어간 고약처럼 굳어지는 약인데, 원료들이 따스한 기운을 품고 있어서 추위를 물리치게 하는 효능이 있었다. 이밖에도 궁중에서는 ▲꿩고기, ▲숭어, ▲표고버섯 등을 보양식으로 살뜰히 챙겼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왕들의 자양강장제로 ▲침향이 처방됐다는 기록도 남아있다.

이 밖에 이열치열이란 말처럼 여름철 궁중에서는 술도 약주로 즐겼다. ▲고창 복분자주, ▲제주 오메기술, ▲진도 홍주 등이 기록에 전해져온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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