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농무부(USD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크라이나는 세계 밀 수출량의 11.6%, 옥수수는 16.4%를 차지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한국영농신문 김찬래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전 세계에 미치는 파장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푸틴의 무리수와 러시아의 야욕을 탓하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용감한 행동을 칭찬하는 뉴스를 접하는 동안, 세계 경제는 심하게 요동치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특히 국내 축산업계가 휘청거리고 있다. 러-우크라 전쟁으로 국제 곡물가격 변동성이 더욱 커져서 사료 수급에 지장이 생길 위험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옥수수나 밀이 문제다. 사료의 주원료이기 때문. 더구나 세계 3개 곡창지대로 알려진 우크라이나는 옥수수, 보리 등 곡물 수출 대국인데, 전쟁이 길어지면 생산이 감소해 전 세계에 사료용 곡물 수급을 안정적으로 할 수 없게 된다. 미 농무부(USD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크라이나는 세계 밀 수출량의 11.6%, 옥수수는 16.4%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국내 사료업계는 현재 올해 7월 정도까지 쓸 수 있는 우크라이나ㆍ러시아 산 밀과 옥수수를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쟁 장기화는 올해 하반기 사료 수급에 대한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를 보면 국내 사료업계 재고량은 약 350만 톤 정도.

사료용 곡물 수입을 90%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대책마련이 필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부터 들여오는 사료용 옥수수와 밀은 전체 수입량의 약 10%나 된다. 더구나 앞으로 곡물 가격이 오르는 것도 우려되는 대목. 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55% 이상 뛰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3월 국제곡물 관측'에서 1분기 선물가격지수가 156.9로 직전 분기 대비 9.8%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수입가격도 오를 전망이다. 세계 각국은 곡물 확보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중이기 때문이다. 곡물 가격 폭등 → 사료 가격 상승 → 식료품 가격 급등 사태로 이어지는 악순환도 예상된다. 이처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 글로벌 곡물 공급망이 무너져 국내에도 엄청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미국 시카고 선물시장에서 밀 가격은 지난 3월 9일 6%가 상승했다. 이는 14년 만의 최고가다.

이에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는데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었다. 우크라이나 사태 영향으로 가격·수급 불안 우려가 있는 품목을 중심으로 할당관세 적용 및 물량 증량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겉보리ㆍ소맥껍질 등 사료 대체가능 원료의 할당관세 물량을 각각 10만톤, 6만톤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전쟁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아무도 모른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김찬래 기자  kcl@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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