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는 “노년층의 골절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매일 우유 및 유제품을 꾸준히 섭취할 것”을 권장했다. [사진 제공=픽사베이]

[한국영농신문 이광조 기자] 

“뼈 건강이 노년 행복을 좌우한다.” 정형외과 전문의들이 흔히 하는 말인데, 정형외과 의사들만 그런 말을 자주 할까? 그건 아닌 것 같다. 수많은 타 진료분야 의사들도 노년의 뼈건강이 삶의 만족도 또는 행복지수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거든다. 말이 나온 김에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행복지수로 몇 등일까?

최근 UN 산하 자문기구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가 발표한 ‘2020 세계행복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는 행복지수로 세계 61위. 특이점은 미국, 영국, 중국 등 대부분 국가에선 고령이 되면 행복지수가 상승하는데, 우리나라는 행복지수가 중년으로 갈수록 하향하다가 더는 상승하지 않는다는 것. 쉽게 말해 우리나라 노인들은 다른 나라 노인들보다 덜 행복하고 다른 연령에 비해서도 덜 행복하단 뜻이다.

왜 그럴까? 경제적 이유, 건강상의 이유 등 많은 요인이 있겠지만 뼈 건강과 근육 건강이 큰 몫을 차지한다는 것도 사실이다. 계절이 겨울이니만큼 노인 낙상 또한 뼈 건강과 밀접한데, 우리나라에서 1년 동안 낙상으로 숨지는 노인은 무려 83만 명에 이른다. 사망 1위가 교통사고, 2위가 바로 노인 낙상. 우리가 그토록 두려워하는 암이 전체 사망원인으로 5위니까 낙상이 얼마나 흔한지 짐작이 간다.

전문가들은 암이나 심장병,당뇨병 등을 잘 관리하던 노인이 낙상 이후 몇 달 만에 숨지는 걸 예로 들며 낙상의 위험을 경고한다. 낙상으로 다치는 부위는 무릎, 허리, 엉덩이(고관절)·어깨 발목·머리 순인데, 허리나 다리를 다치면 사망확률이 급격히 높아진다. 걷는 게 가능하냐는 게 생사를 갈라놓는 지표라고 의사들은 강조한다.

왜 그럴까? 다쳐서 누워 있으면 걸을 수가 없고, 걸을 수 없으면 근육이 줄어든다. 즉 근육소실이 온다. 전문가들은 노인 환자가 누워만 있고 걷지 못하면 근육이 1주일에 10%씩 감소하다가 한 달 정도 지나면 근육량이 부상 전 50% 정도로 쪼그라든다고 말한다. 근육이 소실되면 혈관과 내장기관에 과부하가 걸리고, 이에 따라 면역 기능 또한 약화되면서 요로감염, 폐렴, 심부전을 피하지 못하고 결국 패혈증으로 사망한다. 실제로 대한노인재활의학회 자료를 보면, 고관절 골절 65세 이상 노인 3명 중 1명이 1년 내에 사망했다.

종합해보자면 노인 건강과 행복은 뼈 건강과 근력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는 것인데, 최근 열린 대한임상노인의학회에서는 노인 삶의 질 향상과 관련해 “노인이 기능적 능력을 유지하려면 단단한 근육과 뼈를 유지하고 키우는 게 핵심”이라는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노인들의 뼈건강과 근육량 유지에 도움이 될까? 유일한 해법은 아니지만 유제품 섭취가 뼈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최근 호주 멜버른(Melbourne) 대학 의대 연구팀이 우유와 유제품이 노년층의 뼈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양로원 56개소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그룹(27개소)에는 유제품(우유, 요구르트, 치즈)를 추가로 공급했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 유제품이 추가로 공급된 그룹의 노인들은 골절 발생률 33%, 고관절 골절 발생률 46%, 낙상 발생률이 11%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놀라운 일이다. 이런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는 “노년층의 골절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매일 우유 및 유제품을 꾸준히 섭취할 것”을 권장했다. 최근 일이다.

방법은 더 있다. 국가자격증 중에 노인 스포츠 지도사라는 게 있는데, 노인 스포츠지도사들이 코칭하는 종목 숫자가 어마어마하다. 즉, 노인들도 이러한 운동을 꾸준히 해야 된다는 뜻일 것이다. 종목은 총 58개.

살펴보면 검도에서부터 게이트볼, 골프, 궁도, 그라운드골프, 농구, 당구, 댄스스포츠, 등산, 라켓볼, 럭비, 레슬링, 레크리에이션, 리듬체조, 배구, 배드민턴, 보디빌딩, 복싱, 볼링, 빙상, 사격, 세팍타크로, 수상스키, 수영, 스쿼시, 스키, 스킨스쿠버, 승마, 씨름, 아이스하키, 야구, 양궁, 에어로빅, 오리엔티어링, 요트, 우슈, 윈드서핑, 유도, 육상, 인라인스케이트, 자전거, 정구, 조정, 족구, 철인3종경기, 축구, 카누, 탁구, 태권도, 테니스, 파크골프, 패러글라이딩, 펜싱, 풋살, 하키, 합기도, 핸드볼, 행글라이딩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다양하다.

뼈 건강과 근육건강을 위해서는 꾸준한 운동과 유제품 섭취, 더불어 낙상을 조심 또 조심하고 볼 일이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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