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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프리미엄 쌀, 농업계에 던진 메시지는?경북 의성 '가바쌀' 미국 수출길 올라... 작물 고급화-기능성화-세분화 추세 지속
농업과 쌀 전문가들은 쌀 시장은 고급화, 기능성화, 용도별 세분화 등의 길을 택해 각각의 특성을 활짝 꽃피워나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사진=픽사베이]

[한국영농신문 이광조 기자] 

쌀은 우리가 몰랐던 놀라운 기능성을 지닌 농산물이다. 혹시 우리 쌀 ‘가바쌀’이 수출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쌀을 수출한다고? 맞다. 사실이다. 몇 해 전부터 경북 의성군 서의성농협의 기능성 쌀 '가바쌀'이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지난 8월 9일에 선적된 약 13톤의 가바쌀은 4킬로그램 포장 3200포에 담겨 미국 LA지역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전남 해남군도 기능성 가바쌀 10톤을 중국으로 수출했다. 지난해엔 경남 고성과 전북 정읍도 가바쌀을 미국으로 수출한 바 있다.

그렇다면 '가바쌀'이란 게 대체 뭘까? 뭔가 특별한 점이 있으니까 수출되는 거라는 점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놀랍게도 가바쌀은 쌀눈의 크기가 일반 쌀보다 무려 4~5배 크다. 아미노산이 풍부할 뿐더러 당뇨인, 비만인들의 건강 개선에도 이로움이 있다. 가장 큰 특징은 뇌 활성화 신경전달물질인 가바 성분이 다량 들어있다는 점. 뇌 대사를 촉진시켜 집중력 강화 및 기억력 증진에도 도움이 된다. 이쯤 되면 요즘 유행하는 ‘정신건강’식품 리스트에 쌀을 올려도 될 것 같다.

실제로 다크 초콜릿, 고구마, 카레와 더불어 행복감을 증진시켜주는 식품에 대한 연구는 서구에서 무척 활발하다. 지난 2018년 <심리학 프런티어 저널(Frontiers in Psychology)>이란 매체에서는 채소와 과일을 날로 먹는 게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채소와 과일을 날로 섭취한 사람들이 우울증 증상이 낮았다고 했다. 또한 행복감과 만족감이 상승했다는 결과도 내놓았다. 이 매체는 또 정신건강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베스트 채소·과일 10가지를 선정해 추천했는데, ▲당근, ▲바나나, ▲사과, ▲시금치, ▲상추, ▲자몽, ▲감귤, ▲딸기, ▲오이, ▲키위가 바로 그 주인공. 모두 우리가 즐겨먹는 것들이다.

한편 갈색 가바쌀은 감마아미노뷰티르산(Gamma Aminobutyric Acid, GABA, 가바) 함유량이 일반 현미에 비해 8배, 흑미 보다는 8배 많다. 쉽게 말해 기능성 쌀이다. 더구나 갈색 가바쌀은 특별한 관리 없이도 잘 자란다. 섭씨 0도에서도 살아남는 강인한 품종이다. 그래서 무농약 재배, 유기농 재배에 적합한 품종으로 분류된다. 수확량도 일반 벼에 비해 5% 정도 더 많다. 가바 쌀의 가바 성분은 또한 치매예방 효과와 혈압 저하 등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그런가하면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도담쌀이라는 훌륭한 품종도 있다. 기능성으론 어느 쌀에도 뒤지지 않는다. 2021년 8월 현재까지 ‘도담쌀’을 원료로 7건의 특허 가공기술이 확보됐으며, 총 27건의 기술이전이 실시됐다. 쌀 가공식품으로 10여 종이 제품화됐다. 밥 보다는 가공용으로 더 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당뇨병에도 효과가 있다. 도담쌀은 지난 2017년부터 익산, 서산, 경산, 여수 등에서 계약재배를 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일반인들에게 더 다가가려는 취지로 국립식량과학원에서 농가 현장실증시험도 진행중이다.

앞서 소개한 가바쌀과 도담쌀이 기능성 쌀의 지평을 확대하고 있다면 , 프리미엄 쌀(고급 쌀) 시장도 점점 몸집을 불려나가고 있다. 잘 알다시피 일본 품종인 추청(아키바레)과 고시히카리, 히토메보레 등과 더불어 영호진미, 골든퀸 3호 등 프리미엄 쌀 판매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H백화점은 자체 프리미엄 쌀 판매점을 열고 이를 전국(울산, 부산, 목동, 판교)으로 확대하고 있기도 하다.

쌀 편집매장도 등장했다. 명품 편집매장의 쌀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동네정미소, 동수상회 등이 대표적 쌀 편집매장인데, 이들은 주로 앞서 언급한 쌀 품종과 더불어 국내 최우수 품종 쌀을 엄선해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다. 2019년 현재 농촌진흥청은 밥맛이 좋은 ‘최고품질쌀’로 고품, 대보, 미품, 삼광, 수광, 영호진미, 예찬, 운광, 진광, 진수미, 청품, 칠보, 하이아미, 현품, 해담, 해들, 해품, 호품 등 18종을 선정했다. 바로 이게 최우수 품종 쌀들이다.

이밖에도 정부는 최고품질 벼 생산 단지를 선정해 장려중이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 고양(품종명 가와지1호) , 강원 원주(품종명 삼광, 운광, 대안, 고향찰벼) , 충북 괴산(품종명 진상2호) , 충남 서산(품종명 백옥향) , 전북 익산(품종명 미호, 십리향) , 전남 영광(품종명 새청무, 진상2호) , 전남 함평(품종명 호평, 조명) , 경북 상주(품종명 일품, 미소진미) , 경남 거창(품종명 삼광) 등 이다.

농업과 쌀 전문가들은 쌀 시장은 고급화, 기능성화, 용도별 세분화 등의 길을 택해 각각의 특성을 활짝 꽃피워나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앞서 언급한 프리미엄 쌀 시장도 지금보다 훨씬 커질 것이며, 가바쌀과 도담쌀 같은 건강 기능성 쌀이라는 간판을 내건 쌀들도 속속 출시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아울러 쌀국수용 쌀, 삼각김밥용 쌀, 일반 김밥용 쌀, 돌솥밥용 쌀 등으로 고도로 분화된 쌀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쌀의 놀라운 변화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이런 현상은 분명 농업계와 농촌에 분명한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이젠 그 메시지를 지혜로운 독해하고 실천하는 일만이 남아있다. 그리고 아무도 몰랐지만, 지난 8월 18일은 ‘쌀의 날’이었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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