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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종자, 디지털육종으로 황금 씨앗될까?중국 수출용 품종 개발 주력... 종자 수입은 여전히 일본에서
골든 시드(Golden Seed)는 금값 이상의 가치를 가진 고부가가치 종자를 의미한다. 컬러 파프리카 종자 1g (250립)이 금 1g 보다 비싼 점을 감안한다면 틀린 말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사진=픽사베이]

[한국영농신문 송영국 기자] 

잘 알고 있는 것처럼, IMF 외환위기 이후 국내 4대 종자회사, 이른바 ‘빅4’는 해외 종자강국들에 매각됐다. 그래서 우리가 먹는 청양고추는 사실 우리 종자가 아니다. 독일 바이엘에 로열티를 주고 종자를 사서 청양고추를 키워 먹는 현실인 것이다. 제주 감귤도 마찬가지다. 80~90%는 일본 품종이라는 통계도 나와 있다. 그 뿐 아니다. 파프리카 종자는 네덜란드산, 고구마와 양파 종자도 70~80%는 일본산이다. 그러다보니 우리나라는 매년 종자 수입, 사용료로 수천 억 원을 쓴다.

엎친 데 덮친 격일까? 물론 그건 아니다. 최근엔 최첨단 바이오 기술이 속속 등장해서 종자 관련 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유전자 가위, 유전자 편집 기술 때문이다. 유전자 가위 기술 위력의 체감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게 정설이다. 세계적인 유전자 가위 업체들은 항산화·항노화 성분이 기존 콩 보다 2배 이상 많은 콩을 개발해 미국 농무부(USDA)로부터 Non-GMO 판정을 받아냈다. 즉, 유전자변형식품이 아니라는 뜻. 전문가들은 이처럼 유전자 가위 기술로 종자시장에 일대 혁명이 일어날 걸로 예상하고 있다. 공장식 맞춤형 품종 생산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최첨단 바이오 기술을 도입하고 연구함과 동시에 골든시드(Golden Seed) 프로젝트(이하 ‘GSP’)라는 것을 시행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농촌진흥청·산림청 공동의 국가 전략형 종자 R&D 사업이다. 골든 시드(Golden Seed)는 금값 이상의 가치를 가진 고부가가치 종자를 의미한다. 컬러 파프리카 종자 1g (250립)이 금 1g 보다 비싼 점을 감안한다면 틀린 말이 아님을 알 수 있다.

GSP는 2012년~2021년까지 10년간 추진되는데, 총 사업비 4911억 원 중 정부 투자는 3985억 원이고 민간 대응 자금이 926억 원이다. 채소·원예 등 종자 기업 중심으로 민간 R&D 투자를 점진적으로 확대해나간다는 계획. 사업내용은 글로벌 시장개척형 종자, 품종보호 전략종자 개발을 위한 5개 사업단 지원을 통해 수출 전략 종자를 20개 이상 개발하는 것이다.

5개 사업단은 채소종자사업단(고추, 배추, 무, 수박, 파프리카), 원예종자사업단(양배추, 양파, 토마토, 버섯, 백합, 감귤), 수산종자사업단(넙치, 바리과, 전복, 김), 식량종자사업단(벼, 감자, 옥수수) 종축사업단(돼지, 닭) 등이다.

2020년 대한민국우수품종상 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아시아종묘의 양배추 '대박나' [사진=농식품부]

◇ 올해까지 시행되는 ‘골든 시드 프로젝트’, 수출전략 종자 20개 이상 개발 목표

그렇다면 GSP의 종자개발은 원활하게 진행중일까? 골든시드 프로젝트 사업단 홈페이지를 둘러봤다. 2단계인 2017년 ~ 2021년까지의 목표가 눈에 띈다.

▲고추 = 종자 수출액 4030만 불(2021년), 국내(외)품종출원 40건, 국내(외)품종등록 41건 ,▲배추 = 종자 수출액 3590만 불(2021년), 국내매출 23억 원(2021년), 국내(외)품종출원 51건, 국내(외)품종등록 51건 , ▲무 = 종자 수출액 2030만 불(2021년), 국내(외)품종출원 58건, 국내(외)품종등록 42건, ▲수박 = 종자 수출액 1305만 불(2021년), 국내(외)품종출원 44건, 국내(외)품종등록 37건, ▲파프리카 = 종자 수출액 460만 불, 국내매출 57억 원(2021년), 국내(외)품종출원 38건, 국내(외)품종등록 37건, ▲공통기반 = 성분분석/병리검정/마커개발기술개발 14건, 분자마커 서비스, 성분분석 및 병리검정 서비스, 표현형검정 서비스, 마케팅전략 수립보고서, ▲단장과제 = 품종육성을 위한 유전자원, 형질 통합 DB구축, 육종 특화 통합 시스템구축 및 운영 등의 목표가 제시되어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중국 시설재배용 복합내병성 고추 품종 개발, 중국 남부 노지재배용 고추 품종 개발, 중국 수출용 봄배추 품종 개발, 중국 수출용 내병성 소구형 배추 품종 개발, 중국 수출용 무 품종 개발, 중국 시설재배용 수박품종 육성 등 채소종자 사업단의 주요프로젝트의 상당수가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출지역 맞춤형 품종 육성이라는 목표에 충실한 것일까? 중국용 종자개발에 총력전을 벌이는 모습이 다소 특이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가 먹는 채소의 종자는 일본산 수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일본에서 수입하는 대표적인 3가지 품목은 바로 팽이버섯, 양배추, 양파다. 한국에서 생산되는 팽이버섯 중에서 약 80%는 일본 품종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종균 회사에 판매 수익의 1%를 지불하는데 매년 일본에 로열티로 100억 원 가까운 돈을 지불한다. 그래서 지난해부터는 충청북도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해 2020년 대한민국 우수폼종상을 받은 국산 품종의 ‘갈색 팽이버섯도 농가에 보급해 활발하게 생산중이다.

양배추도 사정은 마찬가지. 국내 재배 양배추의 80~90%가 일본 품종이다. 하지만 국내 종묘기업 아시아종묘의 양배추 품종 ‘대박나’가 대한민국우수품종상 대회에서 수출상(국무총리상)을 수상하는 등 국산품종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는 추세다. 아시아종묘의 대박나 품종은 육질이 부드러워 생식용으로 인기가 높아 상품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골든시드 프로젝트(GSP)원예종자사업단이 개발한 사계절 재배가능 국산 양배추 '솔루션'도 국산양배추의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양파 역시 80%는 일본 종자. 하지만 아시아종묘 오래오 양파 품종과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이 Golden Seed 프로젝트사업으로 개발한 고품질 양파 ‘봄바람’, ‘비스트’, ‘K-스타’, ‘신기2호’ 등의 품종이 일본 종자를 대체하고 있다. ‘농우바이오’에서 개발한 ‘K-스타’는 수량성과 저장성이 우수한 품종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분자육종과 디지털육종 비교 [자료=농식품부]

◇ 중국 겨냥 GSP 품종 개발...양배추,양파, 팽이버섯 종자 수입은 여전히 일본

한편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은 ‘2021 국제종자박람회’에 참여할 종자기업 및 육묘, 농자재 등 종자산업 관련 기업을 모집중이다. 국제종자박람회는 2017년부터 김제 민간육종단지에서 종자산업 관련 기업 및 유관기관이 참여해 우수 품종 및 제품의 홍보를 해오고 있는 국제적인 행사다.

지난해에는 국내외 72개사가 참여해 온라인 가상전시관을 통해 다양한 품종 및 제품을 홍보한 바 있다. 비대면 방식으로 종자산업을 홍보하는 신기원을 이룩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처럼 올해 박람회 역시 비대면 온라인 가상박람회로 치러질 예정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협력해 수출지원플랫폼 ‘바이코리아(Buy KOREA)’에 참가기업의 품종과 제품 등록도 확대한다는 게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의 계획이다.

정부는 또 국내 종자기업 20곳에 최대 6억원의 디지털육종 전환 지원비를 지급하기로 했다. 디지털 기술로 품종 개량에 나설 수 있게끔 선정된 기업에 1000만원에서 6억원 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디지털육종 전환사업은 종자산업법에 따라 올해부터 2025년까지 기업들이 최신 디지털육종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 5년간 예산 185억원(국비 100억원, 자부담 85억원)을 투입하며, 이 사업으로 육종기간을 6년에서 3년으로 줄이고 육성품종의 상품화율을 5%에서 50%로 대폭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구체적인 내용은 ▲디지털 육종 컨설팅 = 디지털 데이터를 육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생물 정보 기업 컨설팅 지원 , ▲ 맞춤형 분석 서비스 = 대용량 유전자분석, 병리 검정, 기능성 성분 분석 지원, ▲ 디지털 육종 플랫폼 = 디지털 데이터 분석에 필요한 IT H/W, S/W, 분석 파이프라인 구축 및 서비스 등이다.

미래의 식물육종은 수요자의 주문에 따라 맞춤식물을 신속하게 만들어내는 꿈의 기술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이구동성이다. 그게 ‘골든 시드’가 될지 ‘다이아몬드 시드’가 될 지는 이제부터의 연구와 개발에 달려있다. 우리나라는 지금 종자강국으로 가는 기로에 서 있다.

송영국 기자  syk@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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