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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두렁 컨테이너 ‘농막’에 드리워진 빛과 그림자주택 아니어서 장기간 거주하거나 숙박 불가... 악용 막을 명확한 기준 필요

요즘 자동차 광고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차박’이다. 차에서 잘 수 있을 정도로 자동차 내부가 쾌적하고 공간활용 면에서 뛰어나다는 점을 강조하는 단어다. ‘차박’과는 좀 다르지만, 도시인들의 주말농장 가꾸기에서나 농촌현장의 쉼터 역할에서나 역시나 자주 등장하는 게 있다. ‘농막’이다.

도시농업, 치유농업 등의 단어가 유행하면서 시골과 도시 인근에서 텃밭농사를 짓는 인구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농막 설치도 유행이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농막’을 세컨드 하우스 목적으로 짓는 게 트렌드가 됐다.

농막은 연면적 20제곱미터 (6평) 이하라서 주택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세금 따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다보니 농촌의 농막 숫자는 점점 늘어난다. 인테리어도 신경 쓰고 화장실과 주방시설까지 갖추는 등 점점 화려해진다. 특히 도시인들의 주말별장 역할을 농막이 하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농막은 주로 컨테이너를 개조해서 짓는다. 짐작하다시피 원래는 농기구를 보관하거나 생산한 농산물을 임시 저장하는 등의 농사편의 시설로 지어진 것. 주거목적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주택과는 달리 신고만으로 설치가 가능한 농막이 남용되고 있어 농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기, 가스, 수도 시설을 하지 않았던 과거의 농막과 달리 요새 지어지는 농막은 그런 시설들이 고루 갖춰져 있다. 거주목적으로 지어지고 있다는 거다.

바로 그 점을 주의해야 한다. 농막은 엄연히 주택이 아니다. 그렇기에 원칙적으로 농막에서 거주하거나 숙박을 장기간 하면 안 된다. 세금 문제 등을 피하기 위해 도시의 1주택자가 농촌에 또 다른 주택을 지어 별장 형식으로 사용하는 일이 빈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런 용도로 농막을 사용하면 불법주택 소유에 해당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강원도 횡성지역엔 전원주택 같은 호화 불법 농막이 많아서 대책을 마련해야 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불법 농막에 대한 신고는 지난 2018년에 1283건, 2019년엔 1313건이나 됐다. 지난 2014년 이후부터 5년 동안의 통계로는 총 4천5백여건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 같은 농막이 점점 가파르게 는다는 점이다. 도시 사람들이 쉬어가는 가족단위 휴식공간으로 인식되면서 그 숫자가 증가하는 것으로 관계당국은 파악한다. 그러다보니 농촌 주민과의 마찰 및 신고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급기야 횡성군에서는 부적절한 농막에 대해 원상복구명령과 함께 고발조치하는 조치를 취했다.

서울과 가까운 인천 강화군도 사정은 마찬가지. 강화군은 농막이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민원이 급증하자, 농막에 대한 지도단속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경남의 한 지자체에서는 개발제한구역의 지정·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혐의로 농막 설치인을 고발하는 일도 벌어졌다.

농막에 얽힌 사연 중엔 이런 것도 있다. 지난여름 길고 긴 장마에 경기도 한 지자체에서 발생한 이재민의 80% 정도가 이주노동자였는데, 그 이유가 서글프다. 이재민의 80%가 외국인노동자였던 이유는 바로 그들의 숙소가 농지에 설치된 농막이었기 때문. 농막에 대한 기준설정이 시급하다. 

다양한 스타일의 농막들 [사진=쿠팡 검색결과 캡쳐]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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