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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업계에 부는 '미디어커머스'와 ‘라방’ 열풍국내외 인플루언서와 함께 하는 ‘라방’도 활발...현장 농민들과 협업 시스템 절실

코로나19는 농식품 분야 유통구조를 바꿔놓았다. 대표적인 게 바로 온라인 유통 증가 그리고 50대 이상 연령의 온라인 유통시장 진입이다. 이중 50대의 온라인 상거래 진입은 특히 주목할 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이구동성. 코로나 19 이후 50대~80대 연령층의 약 54%가 온라인 유통을 경험중이라는 통계도 나왔다. 그런 점에서 ‘e 커머스(인터넷,모바일 전자상거래)’ 부문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한국식품유통학회 등이 개최한 2021 농식품유통전망에서도 일맥상통하는 분석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퀘스트(QUEST)’라는 말이 키워드로 도출됐다. 이는 품질(Quality), ‘유저 프렌들리(User friendly, 사용자 친화적)’, 이커머스(Ecommerce), 스페셜리티(Speciality, 전문), 타깃(Target)의 첫 글자를 따서 합성한 말이다.

전문가들은 5개 항목이 다 중요하지만, 그 중 4번째 키워드 ‘e 커머스’ 부분을 특히 섬세하고 글로벌하게 다루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최근 농식품 분야에선 미디어커머스, 그 중에서도 라이브커머스도 활발하게 진행되는 양상이다. ‘라방(라이브방송)’이라고도 불리는 라이브커머스는 실시간 인터넷.모바일 동영상 중계로 제품을 판매하는 일을 말한다.

‘슬기로운 한식생활’ 왕홍의 한국 농식품 설명모습 [사진=aT]

 

올해 우리나라 농식품의 수출이 크게 증가한 데는 ‘라방’을 활용한 현지 마케팅도 한몫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싱가폴 등 현지 대형유통매장과 온라인 구매를 결합한 온·오프라인 플랫폼 확대, 해당국가의 파워 인플루언서들과 손잡고 라이브커머스 특판전 등을 추진한 게 먹혀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5월 우리나라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중국 유명 인플루언서 리자치와 손잡고 라방(라이브 커머스)을 통해 1분 20초 만에 국산 유자차 5만 개(6억 원 상당)을 완판해 농식품업계의 화제가 됐다. 그 효과는 이후로도 이어져 해당 유자차 온라인 판매액이 한 달 만에 1300% 증가했다 리자치는 중국 뷰티 분야 판매 1, 2위를 기록중인 유명 인플루언서(이른바 왕홍)이다.

‘불닭볶음면(삼양식품)’도 지난 7월 중국 최대 인터넷 쇼핑몰 ‘타오바오’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역시 리자치가 출연해 5분 만에 불닭볶음면 65만 봉지를 파는 엄청난 결과를 보여줬다. 당시 리자치의 ‘라방’에는 걸그룹 에프엑스의 빅토리아가 게스트로 나왔다. 동시접속이 약 1100만 명이나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분위기는 농식품업계 전반으로 확산중이다. 최근 한국쌀가공식품협회(회장 김문수)는 라이브 커머스로 활로를 개척중이다. 이전엔 시도조차 상상하기 힘들었던 라이브 커머스로 쌀가공식품을 직거래하는 모양새가 당연히 눈길을 끈다.

쌀가공식품협회는 지난 9월부터 12월초까지 미디어 커머스 앱(기업) 그립(Grip)을 통해 ‘라방’을 진행했다. 다양한 요리 전문가가 참석했고, ‘2020 쌀가공품 품평회 TOP10’ 제품을 팔았다. ‘쌀가공품으로 홈카페 만들기’, ‘쌀가공품으로 캠핑요리 만들기’, ‘쌀가공품으로 홈파티 요리 만들기’ 등이 선보였는데, 온라인 라이브커머스 형태의 유통방식이 홍보와 판매에 큰 효과가 있단 걸 확인하는 자리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런가하면 강원도는 모바일 커머스를 강원지역 유통 채널의 대안으로 제안하며 활발하게 ‘라방’을 진행하고 있다. 알다시피 강원도는 지자체의 70%가 인구소멸위기지역인 곳이다. 그래서 강원농식품벤처창업센터(A+센터)는 지난 11월 도경제진흥원,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강원농촌융복합산업지원센터와 함께 '라이브 커머스 기획전'을 열었다. 네이버 라이브 쇼핑, 페이스북, 유튜브 라이브 채널로 소비자들에게 강원도내 우수 벤처기업 30곳의 가공식품, 건강보조식품, 반려동물 관련 제품을 판매했다. 성공적이란 칭찬이 나오고 있다.

한국쌀가공식품협회는 라이브쇼핑 모바일앱 '그립(Grip)' 탑클래스 라이스샵 채널에서 쌀가공품 TOP10 생방송 쿠킹클래스와 판매를 진행했다. [사진=한국쌀가공식품협회]

◇ 농식품 라이브커머스 전성시대 ...중국 ‘왕홍’ 등 해외 인플루언서 활용까지

중국에서는 지난 2019년 1년 동안에만 타오바오 생방송에서 ‘라방’으로 지역 특산물 판매에 참여한 농민숫자가 무려 10만 명이나 된다고 한다. 농식품을 판매하는 방식에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유통업체를 거치지 않고 온라인상에서 제조(생산)자가 소비자에게 직접 상품을 판매하는 걸 DTC(Direct-to-Consumer)라고 한다. 온라인 직거래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몇 년간 미디어커머스 기업 블랭크코퍼레이션의 마약베개, 퓨어썸 샤워기, 칫솔소독기 휘아, 링티 등의 제품이 이 같은 DTC로 소비자들에게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중간유통이 사라졌기에 당연히 수익률이 높다. 판매가격을 처음부터 낮게 책정할 수 있으므로 소비자가격이 낮다. TV홈쇼핑과 달리 고객과 댓글을 통해 실시간 쌍방향 소통을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미디어커머스는 제품판매 행위를 재미있는 콘텐츠(미디어)로 표현해 콘텐츠 소비와 상품거래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전자상거래의 형태를 말한다.

특히 농촌의 농민들처럼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지 못하거나, 홍보나 마케팅에서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열세인 경우엔 미디어커머스의 생방송 버전인 ‘라방’은 특효약이 될 수 있다. 고객과의 소통 능력과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 미디어커머스 기업과 손잡고 라방을 진행할 땐 그 효과는 훨씬 더 커진다. 물론 농민 본인이 ‘라방’을 진행한다면, 농식품의 특성을 잘 알고 있어야 하고 진정성도 있으면서 재미있는 입담을 구사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디어커머스로 농식품이 유통되는 현재의 상황에서 유의할 점이 여전히 많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푸드테크’라는 개념도 고려해 제품품질이 좋아야 하고 시대의 트렌드도 잘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농식품 분야의 라방이나 미디어커머스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이후의 시장 상황부터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 코로나 이후 집밥 소비 증가 및 HMR시장 확대는 잘 알려진 바이지만, 3인 이상 가구에서는 HMR과 냉장식이 인기가 높고, 1~2인 가구에서는 냉동간편식이 인기라는 점 정도는 기본으로 알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농식품 유통 분야의 권위자 상명대학교 양석준 교수는 지난 11월 열린 2020대한민국식품대전 강연에서 “농산물 생산지에서부터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APC(농산물 산지유통센터)는 1~2인 가구용 소포장만으론 더는 힘들다. 아예 농촌 현장에서 HMR을 생산하는 구조로 변화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신선상품군을 강화할 게 아니라 HMR상품군을 개발하고 강화하는 게 현명한 방법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처럼 미디어커머스와 라방은 농식품 유통구조 전반을 급격하게 뒤흔들고 있다. 농식품을 생산하는 전초기지인 농촌과 농민들에게 농식품 유통이라는 상행위(커머스)를 스스로 해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의미도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재미가 판매로 이어지는 구조’가 강조되는 미디어커머스와 라이브커머스 특성상 웰 메이드 콘텐츠 제작자나 기존의 미디어커머스 또는 라이브커머스 플랫폼과의 협업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물론 이런 방법을 정부나 지자체가 앞장서서 전수하고 안내하는 노력이 선행되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농촌기술센터, 지역농협이 바로 그런 일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요즘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각 지자체의 유튜브 채널을 활용할 수도 있다.

태국 방콕 K-Food Fair 현장 라이브 이벤트 현장 [사진=aT]

◇ 미디어커머스와 라방, 기존 농식품 유통구조 뒤흔들어

12월 한 달 동안 경북 영덕에서는 그 유명한 영덕대게 축제가 열리고 있다. 물론 온라인 비대면 축제다. 그래서 축제진행을 맡은 주최측은 묘안을 냈다. 바로 영덕대게 라이브 쿡방 쇼와 라방으로 대게 판매를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트로트 가수 신유를 비롯한 유명인들을 앞세워 대게요리를 라이브방송으로 쌍방향 진행하면서 판매를 촉진하고 있다. 온라인 축제 사상 최초로 '영덕대게TV' 유튜브 생방송을 진행한다. 이 자리에는 영덕 9개 읍·면 주민들이 출연해 대게와 특산물을 직접 판매하는 라방을 펼친다. 마찬가지 방법으로 '영덕대게 깜짝 경매'도 벌인다. 과거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다.

이처럼 농촌이든 어촌이든 산촌이든 모두 전자상거래 특히 라이브커머스(라방)의 날개짓을 하고 있다. 한편 도시의 식품기업이나 스타트업들은 푸드테크, 농식품특허, 기업화 가능한 농식품업체의 인큐베이팅 등을 염두에 두고 시장을 열어가고 있다. 지난달 열린 2020 대한민국식품대전에선 배달앱 전성시대를 넘어 공유주방 위쿡, 신선샐러드 거점배송 프레시코드 등의 사례가 눈길을 끌었다.

농식품유통이라는 현상은 미디어커머스든 라이브커머스든 모두 농촌을 기반으로 일어난다. 현장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현장에서 농민들과 함께 할 미디어커머스,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기업들과 20~30대 젊은층의 배려와 안목이 필요하다. 식품 대기업과 농식품 스타트업 뿐 아니라 농촌현장에서 농민들과 협업하는 ‘더불어 마인드’를 지닌 인재들이 늘어나길 기대한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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