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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햇반’... "진화 거듭하며 지속 성장 중"당일도정-무균화 포장 등 R&D역량 갖춰... ‘갓 지은 최고의 밥맛’과 ’안전성’이 핵심

'포스트잇'은 원래 미국 3M사가 만든 탈부착 가능한 부전지의 제품명이었다. 붙였다 떨어지기가 자연스러운 노란색 종이다. 지금은 컬러와 재질이 다양해져 다용도로 쓰인다. 사람들은 그렇게 생긴 종이를 '포스트잇'이라고 하지 '탈부착이 용이하며 재생 가능한 메모용지'라고 하지 않는다. 특정 회사의 브랜드 명이 제품을 가르키는 보통명사화가 된 사례다. 

코로나19로 집밥이 크게 늘면서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는 간편한 '즉석밥' 소비가 많아졌다. 그런데 많은 소비자들은 상품밥 또는 즉석밥보다 ‘햇반’이라는 말이 더욱 익숙하다. 햇반이 즉석밥 분야에서 '포스트잇' 처럼 된 것이다. 사람들은 '햇반 먹자'라고 하지 '즉석밥 먹자'라고 좀처럼 말하지 않는다.

이제는 결혼하면 밥솥을 구매하지 않고 ‘햇반’을 먹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햇반’은 국민 식생활 변화를 이끌었다. CJ제일제당이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90% 이상이 상품밥으로 ‘햇반’을 가장 먼저 떠올렸다.

1996년 12월에 출시된 ‘햇반’은 20년 넘게 국내 상품밥 시장의 성장과 발전을 이끌며 ‘국민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특히 국내 상품밥 시장의 포문을 열고, HMR 시장 형성의 도화선이 된 제품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국민소득 증가와 함께 가정 내 전자레인지 보급률이 상승하는 사회적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한 결과다. ‘밥을 사서 먹는다’는 개념조차 없던 20년 전 선제적 투자와 기술혁신으로 미래 먹거리 창출과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이 성공 열쇠가 됐다.

이처럼 우리 국민의 식문화를 바꾼 햇반은 국내 대표 즉석밥 브랜드로서 독보적 1위 지위를 확고히 하며 여전히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총 누적 매출 3조원, 누적 판매량 30억 개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23년간 판매된 햇반은 나란히 배열하면 둘레 4만192km의 지구를 10바퀴 가량 돌릴 수 있는 수량으로, 그간 사용한 쌀의 총량은 400만 가마니에 육박한다. 쌀 한 가마니로는 햇반 755개를 만들수 있다.

매출 성과에 힘입어 햇반은 매해 두 자릿수 이상 성장률을 보이며 국내 상온 즉석밥 시장에서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닐슨 코리아 기준 햇반 시장점유율은 71%를 기록했다. 지난해 즉석밥 국내 시장 규모는 4134억원으로, 2018년 3837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8% 가량 성장했다. 햇반이 즉석밥 시장 전체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 대목이다.

‘햇반’의 이러한 성과와 성공은 선제적 투자를 통한 압도적 R&D 역량과 혁신기술 확보가 기반이 됐다. ‘10년, 20년 후를 내다볼 수 있는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재현 회장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제품 개발에 투자한 결과다.

특히 ‘안전성’과 ‘편리성’, ‘갓 지은 밥맛’, ‘최고의 품질’ 등을 충족시킬 수 있는 독보적 역량을 갖추는 데 주력했다. 독보적인 맛 품질과 안전성을 인정 받으며 소비자들로부터 사랑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표적인 혁신 R&D 특징으로 ‘집밥’ 구현과 안전성 확보를 위해 국내 최초로 도입한 무균화 포장 기술을 꼽을 수 있다. 무균화 포장이란 반도체 공정 수준의 청결도를 유지하는 클린룸에서 살균한 포장재를 이용해 밥을 포장하는 기술이다.

쌀 표면의 미생물을 고온고압스팀으로 살균한 뒤 내부 미생물을 완벽하게 차단한 무균화 시스템 공정을 거쳐 밀봉 포장하는 것이다. 이 공정을 거친 완제품은 균이 전혀 없기 때문에 일체의 첨가물 없이도 9개월간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고 신선한 밥맛을 낼 수 있다.

‘햇반’ 개발 당시 편리성과 보존성이 탁월한 무균포장기술은 상품밥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해법이지만, ‘사먹는 밥’이라는 신개념의 제품에 막대한 투자를 결정하기란 쉽지 않았다. 초기 설비투자비만 최소 100억원이 필요했고, 설비를 이용한 제품 확장 가능성 또한 낮았다.

경쟁사들이 레트로트밥을 시장에 선보이자 무균 포장 대신 레토르트(고온살균) 방식의 제품 개발을 추진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많았다. 하지만 CJ제일제당은 품질에 타협이 있어서는 실패를 반복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무균포장밥 개발로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CJ제일제당 햇반의 대표적인 혁신 R&D 특징은 ‘집밥’ 구현과 안전성 확보를 위해 국내 최초로 도입한 '무균화' 포장 기술을 꼽을 수 있다. [사진=CJ햇반]

간편식으로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 최첨단 포장기술로도 차별화 시켰다. 좋은 재료로 지은 밥도 포장에 따라 밥맛이 변하기 때문에 밥을 담는 그릇은 3중 재질로, 뚜껑 기능인 비닐 덮개는 서로 다른 4중 특수 필름지를 사용했다. 공기가 전혀 드나들 수 없고, 온도와 습도에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도 인체에 무해하게 만든 것이 핵심이다.

리드필름(뚜껑) 부분과 함께 용기는 젖병과 같은 소재로 세계적으로 안전성이 검증된 폴리프로필렌으로 만들었다. 끓는 물에서 성분과 외형이 변형되지 않고, 전자레인지 조리 시에도 환경호르몬을 배출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용기 아래 설계된 주름은 전자레인지 조리 시 밥맛을 최고조로 높일 수 있도록 전자파 투과율 등을 고려해 만들었다.

‘갓 지은 맛있는 밥맛’을 구현하는 독보적인 R&D 경쟁력으로 ‘당일 도정’을 꼽을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06년 ‘3일 이내 도정한 쌀’로 국내 즉석밥 시장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데 이어, 2010년에는 국내 최초로 당일 도정한 쌀로 ‘햇반’을 생산하고 있다.

쌀은 도정을 하는 순간부터 쌀품질의 열화가 시작되어 맛이 떨어지는데, ‘햇반’은 유일하게 밥 제조설비에 자체 도정 설비를 도입해 생산 당일 도정한 쌀로 밥을 짓고 있다. 자체 도정설비를 통해 맛 품질뿐 아니라 쌀의 종류별 맞춤 도정도 가능해졌다. 같은 품질의 쌀이라도 재배와 보관 조건에 따라 해마다 품질이 달라지기 때문에 쌀의 특성에 맞춰 최적의 도정 조건을 적용한 것이다.

지난 2005년부터 햇반을 연구해 온 정효영(44·여)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햇반 담당 연구원은 균일한 품질의 밥맛 구현을 위해서는 쌀 수매도 중요한 연구 과정 중 하나라고 소개한다. 

“햇반은 쌀과 물로만 만드는 제품입니다. 그래서 어떤 쌀을 쓰느냐가 맛과 품질을 좌우하게 되는데, 같은 지역에서 난 쌀도 그 해 기후에 따라 맛도 달라집니다. 저희 연구원들은 동일한 맛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해마다 햇곡 수매 철에는 쌀을 고르기 위해 농촌 곳곳을 직접 찾아 다니고, 나락을 건조하고 보관하는 과정을 모두 점검합니다."

뿐만 아니라 쌀 품종을 검증할 때는 CJ 기준을 통과한 전국의 미곡종합처리장(RPC) 10~11곳에서 수매된 쌀들을 받아 오는데, 연구소에서 먼저 각 품종에 따라 최적의 도정조건으로 직접 도정한다. 도정된 백미로 침지시간, 수분함량, 취반조건 등을 조절하면서 여러 가지 방식으로 밥을 지어서 모두 먹어 보는 등 최상의 밥맛 구현을 위한 연구개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또한 정기적인 소비자 조사를 통해 품질 모니터링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최고의 밥맛에 대한 기준을 정하기 위해 직화가마솥, 압력밥솥, 전기밥솥, 햇반 모두 밥을 지어서 묘사분석도 진행한다. 묘사분석이란 일반적인 기호도 평가가 아니라 제품에 대한 세부 품질 특성을 분석하는 기법이다.

무균밥에 있어 최적의 품질을 구현하는 품종을 발굴하고 개발하기 위해, 당사 내부(CJ브리딩, 미래혁신센터) 및 외부기관(농진청)과도 적극적으로 협업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건강과 웰빙 트렌드에 발맞춰 오곡밥(97년), 흑미밥(01년), 발아현미밥(03년), 찰보리밥(06년), 100%현미밥(14년), 매일잡곡밥(18년), 매일콩잡곡밥/매일찰잡곡밥(19년) 등 다양한 잡곡밥 제품을 출시해 시장 변화를 주도해왔다.

2009년에는 단백질 함유량이 일반 ‘햇반’ 제품 대비 10분의 1에 불과한 ‘햇반 저단백밥’을 출시했다. 단백질 제한이 필요한 선천성 대사질환자를 위한 특수용도식품이다. 2013년에는 6년의 연구개발 끝에 ‘햇반 식후혈당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밥’을 개발하며 건강기능식품으로서의 상품밥 시대도 열었다.

독보적 1위 브랜드 지위를 확고히 지키면서도 ‘햇반’은 끊임없이 진화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다양한 시도들을 통해 우리 쌀과 우리 밥을 세계 속으로 알리고 있는 것이다. 그 진격의 끝이 어디가 될지 소비자들과 업계에서는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송영국 기자  syk@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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