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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대마 '헴프' 농촌 살리기의 실마리 될까?청와대 청원까지 등장한 대마 산업화...경북 안동 영주 등 지자체 중심 추진 중

대마초 합법화를 주장하는 이들은 대개 연예인들이었다. 최근에도 해외거주 래퍼 빌스택스라는 인물이 대마초 합법화를 요구하며 청와대 국민청원을 한 게 화제가 됐다. 그는 청원에서 의료용 대마로 환자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게 해달라, 중독.금단현상이 없는 대마성분 CBD를 건강기능식품으로 수입하게 해달라, 전국 삼베농가에서 생산하는 헴프(Hemp)로 CBD를 제조하게 해달라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아직도 대마초가 마약이란 색안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국회의원, 정치인들이 발목을 잡고있다”고 질타하며 청원을 마무리했다. 그런데, 정치인과 국회의원들이 대마초합법화의 걸림돌이라는 건 사실일까?

지난해 2019년 11월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는 다소 낯선 행사가 열렸다. 안동시가 후원하고 ,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 자유한국당 임이자 의원, 정의당 윤소하 의원실에서 주최하고, 사단법인 한국대마산업협회가 주관한 ‘국내 대마산업 활성화를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가 열린 것이다.

여러 가지 쟁점들이 논의됐지만 핵심내용은 마리화나(Marihuana)와 산업용 대마(Hemp)를 구분해서 다루어야 한다는 점, 쉽게 말해 대마의 산업화를 적극 추진하자는 내용이다. 토론회에서는 대마 소재개발의 중요성, 대마 성분 의약품 관련 해외 주요국의 법제 동향과 시사점, 산업용 대마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 개선방안, 의료용 대마 확대 필요성 및 도입방안 등을 놓고 전문가들의 논의가 이루어졌다.

 

◇ 국내서도 대마 산업화, 의료용 대마 관련 논의는 꾸준히 진행중

그런데 여기서 짚고 넘어갈 게 있다. 우리가 흔히 대마초로 알고 있는 마리화나는 산업용으로 사용가능하다는 헴프와 뭐가 다른가? 실제로 헴프산업의 세계시장규모는 2022년까지 약 36조원 정도가 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마에 존재하는 천연복합물에는 CBD(칸나비디올, Cannabidiol)’과 THC(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 Tetrahydrocannabinol) 등이 있다. 쉽게 말해 THC 함량이 높은 대마는 향정신성 효과가 강력하다. 이게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마리화나다. 반면 CBD함량이 높은 대마는 정신적 흥분 작용이 없어 산업용 대마로 활용되는데 이게 바로 ‘헴프’다.

최근 국내외 화장품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소재는 단연 ‘CBD’라고 할 수 있다. 즉 헴프 화장품이다. 미국은 2018년 말에 산업용 헴프 재배 및 CBD의 활용이 합법화됐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CBD활용 제품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전세계 화장품시장에서 CBD 열풍이 부는 이유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불법이다.

그래도 헴프 씨앗만큼은 국내에서도 ‘헴프씨드(hempseed)’ 건강기능식품으로 활용중이다. 우리나라 식품위생법이 껍질 완전 제거 대마씨앗은 식품에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정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헴프씨드에는 THC는 물론 CBD도 거의 들어있지 않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하나 둘씩 출시되는 ‘헴프씨드 화장품’은 당연히 헴프씨드 성분 제품이다.

 

대마에 존재하는 천연복합물에는 CBD(칸나비디올, Cannabidiol)’과 THC(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 Tetrahydrocannabinol) 등이 있다. 쉽게 말해 THC 함량이 높은 대마는 향정신성 효과가 강력하다. 이게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마리화나다. 반면 CBD함량이 높은 대마는 정신적 흥분 작용이 없어 산업용 대마로 활용되는데 이게 바로 ‘헴프’다. [사진=픽사베이]

◇ 환각성 THC함량 높은 ‘마리화나’와 CBD성분 ‘헴프’ 구분이 산업화의 시작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대마 산업화를 위해 가장 열심히 뛰고 있는 곳은 어디일까? 정답은 경상북도다. 경상북도는 대마 활용, 고부가가치 산업 창출을 위해 ‘헴프(Hemp, 대마) 기반 바이오산업 규제자유특구' 지정을 신청하기로 했다. 경북도는 특구 계획을 공고, 주민공청회 개최 후 의견 청취,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사업계획을 더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경북 안동을 중심으로 한 헴프 기반 규제자유특구는 지난 70년간 마약류로 엄격히 분류돼 산업화가 막힌 대마를 고부가가치 바이오 소재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것. 헴프 기반 바이오산업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되면 대마를 활용해 식품, 화장품 등을 생산해 해외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다.

경북 영주시는 지난해 12월 30일 풍기인삼농협, 미국 헴프 제조ㆍ판매회사와 ‘풍기인삼과 헴프복합상품 연구개발 및 수출촉진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영주시와 풍기인삼농협은 국내 인삼이 미국 인삼과 중국 인삼의 저가공세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에서 인삼에 대마성분이 함유된 제품 개발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우리 화장품의 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어 관련제품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인삼 농가도 살리고 대마 재배 농가도 부흥하는 윈-윈 전략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경북 안동 영주 중심으로 ‘헴프 기반 규제자유 특구 조성’ 움직임 활발

농림축산식품부 역시 대마(大麻) 산업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마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2018년 11월 국회를 통과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개정 법률에 따라 2019년부터 대마성분이 함유된 치료제를 환자들이 자가치료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9년 2월 의료용 대마 등 마약류를 휴대 통관하거나 공급받은 환자의 불편한 관리의무를 면제하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개정안은 해외에서 구입하는 의료용 마약도 국내 판매 의약품과 동일하게 구매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마 산업화를 위한 농촌 현장의 준비는 진행되고 있을까?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경북 안동·상주를 비롯해 전남 보성과 충남 예산 등지에서만 대마가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들은 예전부터 삼베가 유명한 고장인데, 2018년 기준 전국 대마 재배면적은 19헥타르(㏊)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재배농가는 겨우 52가구에 불과한 실정이다. 1970년대 초반에만 약 3천 헥타르가 넘었던 것에 비하면 약 150분의 1로 축소된 것.

농림축산식품부는 대마 관련 규제가 조금씩 풀려가는 시대 상황에 발맞춰 대마 산업화에 대한 가능성과 시장성을 전문가 집단에 연구.의뢰한다는 방침이다. 대체육 시장의 급성장, 유전자가위 기술의 보급 등으로 일대 변혁을 맞이하게 될 세계 농업시장의 분위기부터 정확하게 진단하겠다는 뜻이다. 

신중한 것은 좋다. 하지만 그로 인해 때를 놓치는 우를 범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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