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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산업 넘어야 할 산 '코로나19' 만은 아니다곡물가 인상, 동물사료 수입 증가, 퇴비부숙도 검사 등도 지혜롭게 대응해야

길이 있으면 고비는 어디에나 있다. 산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이런저런 위기는 어김없이 나타난다. 농업관련 산업, 즉 농산업계 전반에서도 이런 상황을 볼 수 있는데, 어떤 것들이 있을까?

작물보호제 업계는 농약(작물보호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PLS가 넘어야 할 산이며, 노인을 대상으로 한 케어식품 업계는 높은 가격이 위기 요인이다. 농기계 업계는 수출 다변화 앞에서 제자리 걸음중이다. 계란업계는 산란일자 표기 문제로 휘청거린다. 물론 코로나19 역시 최근에 나타난 복병일 것이다. 그렇다면 사료업계는 사정이 다를까?

 

◇ 반려동물 관심 급증... 우리나라와 러시아의 반려동물 사료 시장도 예외 아냐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관련시장이 커진 것은 이미 다 아는 사실. 이런 분위기 속에 사료업계는 반려동물 사료에 대한 관심을 기울였고, 제품출시에 박차를 가하며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결과는 그리 만족스럽지 않다는 통계가 나왔다. 

반려동물 보호자의 40% 가량이 현재의 반려동물사료에 불만이 있다고 나타났다. 약 80%의 반려동물 보호자(양육자)들이 사료를 바꿔본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반려동물 보호자들은 강아지나 고양이가 잘 먹는지의 여부를 사료선택의 1순위로 꼽았다. 충분한 영양과 좋은 재료 또한 사료선택의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반려동물이 배우자나 가족보다 더 큰 행복감을 준다는 국민행복 조사 결과가 있을 만큼 반려동물에 대한 대한민국 사람들의 애정은 남다르다. 우리나라만 그런 것은 아니라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러시아의 반려동물 사랑 역시 유별난 것으로 유명하다. 러시아는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반려동물을 많이 기르는 나라다. 두 집 중에 한 집이 개나 고양이를 가정에서 키운다고 알려져있다.

그래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조사했더니, 러시아 펫푸드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반려동물 간식이었다. 최근에는 반려동물 사료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러시아는 경제상황이 좋지 않아도 반려동물 관련 소비를 줄이지 않는다는 특성도 파악할 수 있었다고 한다.

 

◇ 반려동물 사료와 펫푸드 사업에서 고전중인 국내 사료기업들, 또 다른 활로는?

이런 분위기를 우리나라 사료업계, 특히 동물사료업계가 잘 타고 넘어가고 있을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최근 그에 대한 기대를 접는 사료기업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CJ제일제당이 펫푸드(반려동물 식품)사업에서 철수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8년만의 일이다. 자사의 펫푸드 브랜드 ‘CJ 오 프레시’와 ‘CJ 오 네이처’제품 생산을 중단한 데 이어 사업을 완전히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이런 결정을 하게 된 원인으로 여러 가지가 꼽힌다. 그 중 가장 큰 요인은 해외에서 수입한 펫푸드와 사료 브랜드의 강세로 알려져있다. CJ제일제당은 국내 사료업계의 선두그룹에 속하는데 작년에만 사료분야에서 약 2조 원의 매출을 올린 기업. 

그러나 반려동물 관련 매출은 이 중 0.5%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CJ뿐만이 아니다. 반려동물 관련 펫푸드산업에서 발을 빼거나 고전중인 기업들은 이밖에도 더 있다. 동원F&B도 사업을 접었다. 하림도 펫푸드 매출이 늘지 않고 퇴보하고 있는 중이다.

우리나라 사료업계에는 활로를 모색할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는 걸까? 올해부터 시작된 퇴비부숙도 검사라는 또 다른 산 하나가 국내 사료업계 앞에 우뚝 서 있다. [사진=픽사베이]

◇ 농협사료, 퓨리나사료 등 퇴비부숙도검사 대비 신제품 출시

국내 사료업계가 대체로 반려동물 사료분야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은 누구나 인정하는 바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사료업계에는 활로를 모색할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는 걸까? 아쉽게도 넘어야할 큰 고비가 더 있다는 게 중론이다. 

올해부터 시작된 퇴비부숙도 검사라는 또 다른 산 하나가 국내 사료업계 앞에 우뚝 서 있다. 지난 3월말부터 의무화된 퇴비 부숙도 검사로 많은 축산 농가들의 한숨이 깊다. 분뇨처리에 따른 경영비 상승 때문이다.

이에 ㈜농협사료는 퇴비부숙 촉진제 신제품 '그린마스킹'을 내놓았다. 이 제품은 물에 잘 녹는 수용성 제품인데, 살포할 때 분뇨를 발효시켜 부숙을 빠르게 진행한다. 가축분뇨에서 발생하는 암모니아와 황화수소 등의 악취유발성분을 억제해서 축사환경을 개선한다는 게 농협사료측의 설명이다.

퓨리나사료도 퇴비부숙도검사 의무화로 인한 양돈농가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 최근 네오피그 쉴드 제품과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시장에 선보였다. 퓨리나사료는 지난해 현장 양돈농가에서 이 제품이 우수한 결과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특히 산화아연의 효과에 민감한 갓난돼지 구간에서 우수한 결과를 보여줬다고 했다.

 

◇ 코로나 19, 국제곡물가 상승 등 악재요인 줄 이어...축산업계와의 마찰도 해결해야

코로나19 역시 사료업계들에게는 큰 고비로 등장해 경영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 배합사료업체들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이 커지자 너도 나도 긴축 경영에 돌입하는 분위기다. 곡물가격 상승과 환율 변화와 유통비용 증가 등이 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사료업계는 남미에서 대부분 수입되는 대두박 가격이 20% 이상, 호주에서 수입되는 콩류 루핀도 25% 이상 가격이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료 주원료인 옥수수 가격도 상승세다. 밀, 소맥, 옥수수, 대두 가격이 모두 오름세여서, 올해 하반기에는 곡물가 상승에 따른 사료원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사료업계의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도 올해 2분기 곡물 수입단가가 코로나19로 인해 전 분기 대비 약 3% 이상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에 사료업계에서는 전반적인 사료업체의 수익 악화로 도산 까지 걱정하는 분위기라고 토로하고 있다. 정부지원과 사료업계 전체의 협조와 상생이 필요하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뿐 아니다. 최근 축산업계가 축산회관 세종시 이전 무산의 책임이 사료업계에 있다고 성토하고 나섰다. 한우협회장이기도 한 축산관련단체협의회 김홍길 회장은 지난 3월 말 성명을 내고 사료업계가 상생관계의 틀을 깼다고 성토했다. 애초에 사료업계가 했던 기부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축산회관 세종시 이전이 무산됐다는 것이다.

이래저래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도 국내사료업계는 해결책과 자구책 마련에 힘쓰고 있는 중이다. 

40개 제조업체 67개 배합사료 공장을 보유한 기업들의 모임 한국사료협회 최근 “우리 조상들이 어려울 때일수록 가진 재물을 서로 나누었던 미풍양속인 ‘권분(勸分)운동’의 마음가짐으로 한국사료협회와 42개 회원사는 미증유의 코로나19 국난극복에 동참함은 물론 지역사회의 상생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회의 언급이 옳다. 태풍이 오고 있으니 서로 힘을 합쳐 노를 저어야 파고를 넘을수 있다.  사료업계와 생산자 단체 그리고 정부의 확고한 협력을 기대한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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