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5일 대외경제 장관회의에서 WTO 개도국 지위 포기를 정식 발표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기재부는 22일 농민단체들과 간담회를 가졌지만 농민들의 반발로 소득 없이 끝났다. [사진=축산관련단체협의회]

WTO 개도국 지위와 관련해, 정부가 10월 25일 열리는 대외경제장관 회의에서 사실상 개도국 포기를 선언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재부는 22일 WTO 개도국 지위 문제로 농민 단체와의 간담회를 추진했지만, 참가한 농민들의 강력 반발만 야기한채 별다른 소득없이 회의가 결렬되기도 했다.

이에 축산관련단체협의회 (회장 김홍길, 이하 축단협)는 22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정부의 WTO 개도국 지위 포기 움직임에 엄중 경고하고 나섰다.

축단협은 "지금까지 정부는 UR 및 WTO, FTA 등 각국과의 무역 협상 시 가장 큰 희생이 불가피한 농민이나 농민 단체들과 어떠한 사전 협의도 없이 강행해왔다."면서 "FTA를 추진하며 여야정협의체를 구성해 농민들과의 이행을 약속한 부분도 무엇하나 제대로 추진한 것 없이 지지부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정부와 농민의 신뢰는 깨졌으며, 더이상 정부를 믿을 수 없는 처지까지 이르렀다."고 성토했다.

특히, 정부 공무원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축단협에 따르면 산자부와의 간담회 시 정부 담당자는 "WTO 개도국 지위와 관련해 미국의 압박은 없으며, 개도국 지위를 포기할 때가 돼서 한다. 국내 농업에는 아무런 피해가 없다.”며, 국내 자국 산업을 보호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국내 농업에 피해가 발생된다는 자료를 농민에게 내놓으라는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축단협은 정부를 향해 ▲과연 정부가 말한 대로 당장 농업에 피해가 없으면 향후 DDA 이후도 피해가 없다고 약속할 수 있는지, ▲차후 DDA 시 개도국 지위 포기로 인한 피해가 명백한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말하는 정부를 우리가 신뢰할 수 있겠는지, ▲우리나라 농업이 개도국이 아닌 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왜 농업의 개도국 지위를 자진 포기하려 하는지"를 반문하면서 "농업계에 투명하게 공개하지 못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의문스러울 뿐"이라고 비판했다.

축단협은 "현재도 농축산물 가격은 각종 FTA 관세 인하로 모두 폭락하고 있으며, 자급률은 대폭 하락해 바닥을 기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농업 예산은 계속 삭감만 되고, 이에 대한 품목별 안정 대책은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끝으로 축단협은 "국익이라는 미명하에 우리 농업은 소멸 위기에 처해 있다. 이젠 더이상 정부를 용납할 수 없다."면서 "향후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고 농축산업을 내팽겨치는 그날 농축산인들의 분노의 칼이 어디를 향할지 모든 책임은 정부에 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김찬래 기자  kcl@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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