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의원 [사진 제공=손혜원 의원실]

우수 건축 자산으로 평가된 근대 건축물이 문화재 부서의 확인도 없이 철거되어 역사의 일부를 지워버린 조치라는 비판이 나왔다.

손혜원 의원실(무소속, 서울 마포을)이 10월 17일 농촌진흥청으로부터 확인한 바에 따르면, 한국근대건축사의 대표 건축물인 구 농촌진흥청 도서관 건물이 지난 14일 철거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건물은 경기도청 구 본관과 서울농대 강당 등을 설계한 김희춘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가 1967년 설계한 건물로, 건축 후 도서관, 종합기술센터 등으로 사용되었다.

거친 콘크리트를 이용하여 건물 구조를 강조한 1960~1970년대 브루탈리즘의 영향을 받은 건축물로 모더니즘의 본관 건물과 대조를 이루어 한국근대건축사의 대표 건축물로 평가되었다.

이를 입증하듯 2019년 초 이루어진 수원시, 수원시정연구원의 ‘수원시 근대 건조물 전수 조사’에 따라 우수 건축 자산으로 평가된 바 있다.

그러나 수원시가 조사 중이던 내용이 제대로 공유되지 않으며 농촌진흥청은 조사 결과를 모른 채 지난 11일 건축물 철거 신고 처리 후 바로 철거를 시작했다.

건물 철거는 구청에 신고하는 절차로만 진행되어 수원시청 문화재 부서에서는 철거가 진행된 후에야 사태를 파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손혜원 의원은 “구 농촌진흥청 도서관 건물은 구 농촌진흥청 본관, 농업유전자원센터와 함께 일제 강점기, 60년대 모더니즘, 70년대 포스트모더니즘에 걸친 우리 근대 건축 사조를 볼 수 있던 대표적 사례”라며 “기록 보존조차 없이 노후화를 이유로 단순 철거한 것은 근대 역사의 일부를 지워버린 것”이라고 밝혔다.

손 의원은 “세월이 흘러 노후화된 건물이라 할지라도 건축물의 가치를 조사하고, 그것을 면밀히 검토해 철거나 보존을 결정하는 해야 한다.”며 “농촌진흥청의 남은 건물들을 비롯해 전국 각지의 우리 우수한 우리 근대 건축물들에 대해서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저작권자 © 한국영농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